권오을 "박진경 대령 국가유공자 등록 이미 취소...보훈심사위로 넘겨"

함광렬 기자 2026. 3. 13. 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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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영훈 지사, 4.3유족회 등 잇따라 만나 등록취소 진행상황 설명
"2월26일자 등록취소했으나, 아직 보훈심사위 구성 안돼"
오영훈 지사 "4.3추념식 전에 할 수 있도록 속도 내 달라"
권오을 국가보훈부 장관(오른쪽)이 13일 오전 제주도청을 방문해 오영훈 지사를 만나 악수를 나누고 있다. ⓒ헤드라인제주

제주4.3 당시 민간인 학살로 이어지게 한 강경진압의 책임자인 고(故) 박진경 대령에 대한 국가유공자 지정이 국가보훈부 차원에서 이미 등록 취소 결정이 이뤄진 것으로 확인됐다. 국가보훈부가 등록 취소 결정을 내린 뒤 관련 안건을 보훈심사위원회로 넘겼다는 것이다. 다만 보훈심사위원회 구성이 아직 이뤄지지 않아 제78주년 제주4·3희생자 추념식 이전에 취소 절차가 완전하게 마무리될 수 있을지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권오을 국가보훈부 장관은 13일 오전 제주도청을 방문해 오영훈 제주도지사와 면담을 갖고, 고 박진경 대령의 국가유공자 등록 취소 절차 진행 상황을 이같이 설명했다.

권 장관은 현재 진행 상황을 설명하며, 절차에 따라 처리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권 장관은 "국가유공자 예우에 관한 법률에 따라 지난 2월 26일자로 정식으로 등록 결정을 취소하고 보훈심사위원회에 회부했다"고 밝혔다.

그는 "(등록 취소를 하려면) 국가유공자 지정에 관한 법률에 의하면 일단 (보훈부에서) 등록 취소 해서 보심위에 넘기도록 절차가 돼 있다"고 전제한 후, "저희가 2월 26일자로 정식으로 등록취소를 하고, 보심위에 넘기는데 아직 보심위는 구성이 안돼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심사위원회 구성이 완료되는 대로 4·3 유족과 신청인 측 의견을 청취한 뒤 절차에 따라 결론을 내릴 것"이라고 말했다. 보훈부 차원에서 등록 취소는 이뤄졌으나, 보훈심사위가 구성되지 않아 최종 완료가 되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권 장관은 보훈심사위가 구성되지 않은 것에 대해, "왜냐하면 그건 이제 급한 일이 아니니까..."라며 등록 취소는 기정사실화 된 것임을 강조했다.

그는 "제가 듣기로는 (박진경) 손자 되시는 분도 그 절차에 대해서는 섭섭함이 있을지는 몰라도 절차가 그렇다면 거기에 따르겠다는 그런 입장"이라며 "보심위에서 다시 심사를 하는 과정이 남아있는데 심사를 해도 결과는 같을 것이다. 저는 그렇게 추정을 한다"고 피력했다.

또 "많은 피해자의 증언과 당시 참모장, 미 군정 측 기록을 비롯해 4·3 유족들이 제출한 자료와 신청인 측 자료를 모두 검토했다"고 밝혔다.
오영훈 제주도지사를 만나 대화를 나누고 있는 권오을 장관.

이에 오 지사는 제주 4·3 당시 민간인 학살에 책임이 있는 박진경의 국가유공자 등록 취소 문제를 우선 거론하며, 보훈심사위원회의 조속한 결정을 촉구했다.

오 지사는 "이제 보호심사위원회에서 등록 취소 결정이 빨리 이뤄져야 된다. 법률에 의거해서 위원회가 구성되고 위원회에서 결정이 돼야하는데, 저희들 입장에서는 4.3 추념식 전에 하면 좋다"며 오는 4.3추념식 전에 결정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해 달라고 요청했다.

그러자 권 장관은 "그건(4.3추념식 전 보심위 완료) 한번 가서 알아보겠다"고 답한 후, "절차는 다 밟고 결론을 내릴것인데, 결론을 제가 예단하기는 좀 빠르지만 4.3 유족들의 생각대로 나오지 않겠나 싶겠다"며 보심위가 열리더라도 등록취소 결정을 내릴 것으로 생각한다는 점을 거듭 피력했다.

이에 오 지사는 "국가보훈부가 박진경 국가유공자 등록 취소 방침을 밝힌 데 대해 유족과 도민의 기대가 매우 크다"며 "관련 법률에 의거해 심사위원회를 조속히 개최하고, 등록 취소가 명명백백하게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4·3 추념식 전에 결정이 이뤄질 수 있도록 속도를 내달라는 것이 유족과 도민의 요구"라며 4.3추념일 전 결정을 거듭 촉구했다.

권 장관은 오 지사를 만난 후 제주4.3평화공원으로 이동해 4.3유족 및 단체 관계자들과 간담회를 갖고 등록취소 절차 추진상황에 대해 설명했다.  

◇ '4.3 강경진압' 박진경 대령은...

박진경 대령은 4.3당시 강경진압의 책임이 있는 인물로 꼽힌다. 그는 1948년 5월 당시 제주에 주둔하고 있던 9연대장으로 부임해 도민에 대한 강경 진압 작전을 지휘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4·3단체들로부터 양민 학살 책임자라는 비판을 받아왔다. 

4.3진상조사보고서 등을 통해서도 4.3당시 양민 학살로 이어지게 한 강경진압을 지휘한 행적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제주특별자치도와 제주4·3평화재단, 제주4·3희생자유족회가 15일 제주도에 있는 박 대령의 추도비 옆에 세운 '4·3 역사 왜곡 대응 안내판'에도 그의 4.3행적이 기술돼 있다. 안내판에 기재된 내용에 따르면, 박진경은 1948년 5월 6일 제주도에 와서 40일 남짓 강경한 진압 작전을 벌였고 그 대가로 상관을 앞질러 대령으로 특진했다. 그 무렵 미군 비밀보고서에 "3,000여 명이 체포됐다"고 기록될 정도로 박진경은 무리한 작전을 전개했다.

"30만 도민을 희생시켜도 좋다", "양민 여부를 막론하고 도피하는 자에 대하여 3회 정지명령에 불응자는 총살하라고 명령했다" 등의 발언 사실도 기재됐다.

강경 작전을 펴던 박진경은 결국 그해 6월 18일 부하인 문상길 중위와 손선호 하사에게 암살됐다. 박 대령이 국가유공자가 아니라, 4.3 강경진압의 책임을 묻고 단죄를 해야 할 대상임을 보여준다.

그럼에도 보훈부는 그가 6.25전쟁 당시 무공훈장을 받은 이력을 근거로 지난 해 국가유공자로 지정해 제주사회 강력한 반발을 불렀다. 

그의 사망시점이 1948년으로, 그의 무공훈장은 전시에 공적을 세워 받은게 아니라 4.3당시 진압작전 공적으로 받은 것이 드러났는데도 그대로 국가유공자 지정을 한 것이다.

양민학살 책임자에 대한 유공자 지정이라는 비판이 급속히 확산되자 이재명 대통령은 지정 취소 검토를 지시했다. 그로부터 두달 여간 국방부와 보훈부를 중심으로 재검토를 한 끝에 취소 절차를 밟게 됐다. <헤드라인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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