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에 드리우는 인플레 공포…전쟁통 개미들의 선택은 '방어용 ETF'

이창환 2026. 3. 13. 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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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란 전쟁 장기화 우려에 증시 하락
유가 급등에 인플레 우려…국채금리도 급등
커버드콜ETF 등 지수 방어 상품 잘 팔려
이란의 새 최고지도자가 호르무즈 해협 봉쇄를 이어가겠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미 증시 3대 지수가 일제히 하락 마감한 가운데 국내 증시도 하락출발한 13일 서울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직원들이 증시와 환율 등을 모니터 하고 있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3.06% 내린 5412.39 장을 시작했다. 2026.3.13 조용준 기자

미국·이스라엘과 이란의 전쟁이 격화하면서 국제유가가 치솟고 증시는 하락했다. 유가 상승으로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지고 시장금리 상승세도 뚜렷해졌다. 금리 상승으로 바이오 등 우리 증시를 주도하는 성장주에 대한 투자 심리가 나빠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미국·이란 전쟁 장기화 우려

13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3.06% 내린 5412.39에 개장한 뒤 오전 9시47분 기준 2.33% 내린 5453.34에 거래 중이다. 코스닥도 전장 대비 2.27% 내린 1122.28에 장을 시작한 뒤 오전 9시48분 기준 0.76% 내린 1139.70에 거래되고 있다.

시가총액 상위주 대부분이 하락세다. 오전 9시34분 기준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 대비 2.5% 내린 18만3200원에 거래 중이며 SK하이닉스는 2.47% 내린 90만7000원을 기록 중이다. 현대차(-1.63%), LG에너지솔루션(-4.17%), 삼성바이오로직스(-2.09%), 기아(-3.29%) 등 다른 대형주도 하락세다.

우리 증시는 미국과 이란의 전쟁 장기화 우려에 따른 국제유가 급등의 영향을 받았다. 12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1.56% 떨어진 4만6677.85에 거래를 마감했다. 나스닥종합지수도 1.78% 내려앉은 2만2311.98에 장을 마쳤다.

유가 급등에 시장금리 상승

국제유가가 급등하면서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졌고 이는 시장금리 상승으로 이어졌다. 이날 미국 채권시장에서 2년물 국채금리는 3.739%를 기록했다. 전쟁이 터지기 직전인 2월 말 3.378%에서 2주 동안 36.1bp(1bp=0.01%포인트) 급등했다. 같은 기간 10년물 국채금리도 3.941%에서 4.263%로 32.2bp 급등했으며, 30년물은 26.7bp 올랐다.

전날 발표된 미국의 2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2.4%로 안정적인 수준에 머물렀음에도 국채 금리가 오른 것은 전쟁에 따른 에너지 가격 상승 우려가 반영됐기 때문이다. 에너지 가격 상승이 3월부터 소비자물가를 밀어 올릴 수 있다는 우려가 금리에 반영되고 있다는 평가다.

한국 5년물 국채금리도 전쟁 직전인 지난달 27일 3.282%에서 전날 3.511%로 22.9bp 상승했다. 한국은행 기준금리가 현재 2.50%임을 고려할 때 한은이 향후 기준금리를 올릴 수 있다는 시장의 시각이 반영되고 있다. 김석환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2년 국채금리는 연방준비제도(Fed)의 정책 경로를 가장 민감하게 반영한다"며 "최근 2년물 금리 상승은 Fed의 금리 인하 시점이 시장 기대보다 늦어질 수 있다는 인식을 반영한다"고 분석했다.

문제는 전쟁 장기화로 국제유가가 장기간 높은 구간에 머물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크리스 라이트 미국 에너지부 장관은 이날 CNBC와 인터뷰에서 호르무즈 해협에서 미군의 선박 호위를 두고 "지금 당장은 불가능하다. 우리는 아직 준비돼 있지 않다"고 말했다. 국제유가 상승의 원인으로 꼽히는 호르무즈 해협의 정상화까지 시간이 걸릴 수 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유가 상승이 촉발한 물가 및 금리 상승은 우리 경제나 증시에도 매우 부정적이다. 현대경제연구원과 신영증권에 따르면 유가가 100달러를 넘어선다면 미국 10년물 금리가 4.7% 이상으로 치솟고 원·달러 환율도 1500원을 넘겨 한국 경제성장률에 0.4%포인트 이상, 미국 성장률은 0.3%포인트 이상 하방 압력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금리 상승은 기업의 가치평가(밸류에이션)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끼쳐 증시에도 하방 요인이다. 김 연구원은 "장기 금리 상승은 자산의 할인율 상승을 의미한다"며 "특히 미래 이익 비중이 높은 반도체, 바이오 등 고성장 산업의 밸류에이션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기업 가치평가를 할 때 매출 추정이 그대로여도 분모인 할인율이 높아지면 전체 기업가치는 낮아진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상무도 "이란 리스크로 국제유가가 10% 넘게 급등하자 Fed의 금리 인하 기대가 약화됐고 국채금리가 상승하며 기술주 전반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서 상무는 특히 "중동발 헬륨 가스 수급 불안이 반도체 생산 공정에 대한 우려를 자극하며 관련 종목들의 투자심리를 압박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개인들 커버드콜 ETF에 관심 커져

증시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개인투자자들은 이를 방어할 수 있는 상장지수펀드(ETF) 상품에 눈길을 돌리고 있다. ETF체크에 따르면 최근 1주일간 개인은 'KODEX 200타겟위클리커버드콜'을 1774억원 순매수했다. 이와 함께 KODEX 머니마켓액티브도 692억원 사들였다.

커버드콜 ETF의 경우 주식을 보유하면서 동시에 콜옵션을 매도해 추가 수익을 얻는 ETF로, 증시가 횡보세를 보이거나 하락할 때 어느 정도 수익을 보전해준다. 다만 상승장에서는 수익이 제한될 수 있다.

단기자금을 보관하는 파킹형 ETF도 사들이고 있다. KODEX 머니마켓액티브는 대표적인 파킹형 ETF다. 파킹형 ETF는 단기 금융상품에 투자해 안정적인 수익을 추구하는 ETF로 변동성이 크지 않아 원금 손실 위험이 거의 없고 이자로 수익을 계속 낼 수 있다.

개인의 자금이 이처럼 커버드콜 ETF나 파킹형 ETF로 몰리고 있는 것은 증시가 급등락하는 등 변동성이 커지면서 원금과 수익률을 방어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코스피는 지난달 25일 사상 처음으로 6000선을 돌파했지만 이후 중동 전쟁이 발발하며 현재 5000대 초반까지 밀렸다.

미국과 이란의 물밑 협상설과 그에 따른 조기 종식 기대감이 부각되자 5500선을 회복하기도 했지만 호르무즈 해협 봉쇄 장기화 우려로 재차 하락하는 등 변동성이 극심해졌다.

이창환 기자 goldfish@asiae.co.kr
송화정 기자 pancak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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