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BC 20개국 중 일본만 다르다…"우승하면 경제효과 8700억"

윤슬기 2026. 3. 13. 10:14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WBC 유니폼 19개국은 나이키 제작
일본만 미즈노…디자인 순위 1위하기도
'19대1' 구조 속 일본 유니폼 존재감

2026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이 진행되는 가운데 일본 야구대표팀 유니폼에만 미즈노 로고가 달려 눈길을 끌고 있다. 미즈노는 일본의 대표적인 스포츠 브랜드로, 첫 WBC 경기인 2006년부터 일본 대표팀 유니폼 제작을 맡아왔다.

지난 5일 개막한 WBC는 메이저리그(MLB) 사무국이 주관하는 야구 국가대항전으로 '야구 월드컵'으로도 불린다. 2006년 첫 대회를 시작해 올해로 6회째를 맞았다.

이번 대회에 참가한 20개 팀 가운데 일본을 제외한 19개 팀의 유니폼은 유니폼 공식 파트너로 선정된 스포츠 브랜드 나이키가 제작했다. 이들 유니폼은 국가별 색상과 로고는 다르지만 기본적인 실루엣과 소재, 디자인 구조는 동일한 기본 디자인을 바탕으로 제작됐다.

4일 일본 도쿄에서 WBC 경기를 앞두고 진행된 훈련 전 단체 사진 촬영을 마친 뒤 오타니 쇼헤이(왼쪽)가 일본 대표팀 선수들과 함께 자리를 떠나고 있다. AP연합뉴스
일본만 미즈노 제작 유니폼…디자인 순위 1위도

일본 대표팀은 미즈노가 독자적으로 설계한 유니폼을 착용했다. 미즈노가 이번 유니폼에 담은 디자인 철학은 '정명(正銘)'으로, 전통을 이어받고 미래 세대에 대한 책임을 갖고 그라운드에 서는 진정한 선수만이 입을 수 있는 유니폼이라는 의미를 담았다.

홈 유니폼에 적용된 나선형 이중 스트라이프는 전통과 자부심, 미래를 상징한다. 두 줄이 나선을 이루며 이어지는 형태로 '과거와 미래의 결합'을 표현했다는 설명이다. 또 일본이 WBC 2연패에 도전한다는 의미를 담아 목둘레와 소매에는 금색 라인이 추가됐다.

WBC 일본 대표팀 유니폼. 미즈노 홈페이지

일본 유니폼 디자인은 해외에서도 높은 평가를 받기도 했다. 미국 시사주간지 뉴스위크는 지난 2월 발표한 WBC 20개국 유니폼 디자인 순위에서 일본 대표팀이 1위로 선정됐다. 특히 흰색 바탕의 핀스트라이프 홈 유니폼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평가자는 "2023년 WBC 결승에서 일본의 오타니 쇼헤이와 미국의 마이크 트라우트의 맞대결 장면이 떠오른다"고 설명했다.

일본만 다른 브랜드의 유니폼을 착용하면서 시각적 대비 효과가 더욱 커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일본 경제 주간지 도요게이자이는 지난 10일 "'19대 1' 구조가 만들어지면서 일본 유니폼은 디자인 품질 이상의 시각적 영향력을 얻게 됐다"고 전했다. 이어 "일본 대표팀이 승리를 거듭할수록 핀스트라이프 디자인의 유니폼이 '승자의 디자인'으로 기억될 가능성이 높다"며 "결국 유니폼 자체가 '일본 야구의 강함'을 상징하는 이미지로 자리 잡게 된다"고 분석했다.

반면 일부 팬들 사이에서는 형평성 논란도 제기된다. 인도 매체 타임스오브인디아는 지난 2월 "일본 대표팀은 오랜 후원사인 미즈노 유니폼을 사용할 수 있도록 특별 허가를 받았다"며 "특정 국가만 맞춤형 유니폼을 착용하고 다른 국가들은 표준화된 디자인을 사용하는 것에 대해 불만이 이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8일 일본 도쿄 도쿄돔에서 열린 WBC C조 일본-호주 경기에서 오타니 쇼헤이(가운데)를 비롯한 일본 선수들이 승리를 기뻐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日 우승하면 경제 효과 8709억원" 

일본 대표팀 유니폼은 WBC 때마다 높은 관심을 받으며 굿즈 판매 열풍을 일으키기도 한다. 특히 간판스타인 오타니 쇼헤이의 16번 유니폼의 경우 WBC 개막을 앞두고 일부 매장에서 품절되거나 재고가 빠르게 소진된 것으로 알려졌다.

WBC 열풍이 일본 경제에 미치는 파급 효과도 상당할 것으로 분석된다. 대회 기간에는 경기 관람과 숙박, 이동 수요가 늘고 소비도 증가한다. 경기장 주변 호텔의 만실 상태가 이어지고 숙박 요금도 평소의 몇 배 수준까지 상승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또 경기가 있는 날에는 음식점에 야구팬들이 몰리는 '응원 소비'가 늘고, 대표팀 유니폼 등 공식 굿즈 판매도 크게 증가한다.

일본 간사이대 미야모토 가쓰히로 명예교수는 일본 대표팀이 올해 WBC에서 우승했을 경우 경제 효과가 약 931억1835만엔(8709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이는 596억4847만엔(약 5581억원)으로 추산된 2023년 WBC 경제 효과보다 1.5배 큰 규모다.

미야모토 교수는 "스포츠는 사람들에게 일종의 '청량제' 역할을 한다"며 "일본 국민들의 높은 기대감이 이번 대회의 경제 효과에 반영됐다"고 분석했다.

일본 대표팀은 별도 유니폼 착용 시 주관사인 MLB에 막대한 스폰서십 예외 비용(패널티)을 지불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미즈노 로고가 박힌 유니폼과 굿즈 판매 수익만으로도 주최 측에 내는 위약금을 뛰어넘는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이처럼 일본이 거액의 위약금을 기꺼이 지불하면서까지 미즈노 로고를 사수하는 이유는 상업적인 이익이 더 크다는 계산 때문으로 풀이된다.

윤슬기 기자 seul97@asiae.co.kr

Copyright ©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