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크 리딩뱅크’ 약속은 현실이 됐다…최우형 케이뱅크 은행장 [CEO 라운지]
케이뱅크가 마침내 코스피(유가증권) 시장에 입성했다. 3수 끝에 이뤄낸 쾌거다. 2016년 1월 설립 이후 두 차례 기업공개를 추진했지만, 시장 여건 변화로 무산된 바 있다. 이번 상장으로 인터넷전문은행 중 두 번째 상장 사례가 됐다. 공모 규모는 총 6000만주, 공모가는 8300원이다. 신규 상장일 기준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 지분은 31.24%다.
상장 완주와 함께 주목받은 이는 최우형 케이뱅크 행장(60)이다. 인터넷전문은행 두 번째 상장사라는 타이틀을 거머쥔 최 행장은 창사 이래 처음 연임에도 성공했다.
![최우형 케이뱅크 은행장 1966년생/ 서울대 경제학/ 서울대 경영대학원 재무관리 석사/ 1992년 하나은행 입행/ 2000년 액센츄어컨설팅 금융 부문 이사/ 2004년 삼성SDS 금융컨설팅·개발팀 상무/ 2016년 한국IBM 상무/ 2018년 BNK금융그룹 디지털·IT부문장/ 2024년 케이뱅크 행장(현)/ 2026년 연임 [일러스트 : 강유나]](https://img4.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3/12/mkeconomy/20260312210321094xahk.jpg)
스테이블코인 준비도 착착
케이뱅크 임원후보추천위원회 5명 전원이 최 행장 연임에 만장일치로 찬성한 배경에는 세 가지 이유가 있다.
첫째, 외형 성장과 사상 최대 실적 달성이다. 최 행장은 2024년 1월 취임 당시 생활 속 케이뱅크와 혁신 투자 허브를 경영 비전으로 제시했다. 인공지능과 빅데이터 기반 개인화 금융, 전통 금융과 디지털 자산을 아우르는 투자 플랫폼 구축이 핵심 과제였다. 동시에 건전성 강화, 상생금융 확대, 테크 리더십 확보를 3대 축으로 내세웠다.
이런 전략은 곧바로 시장에서 성과로 나타났다. 최 행장 취임 직후인 2024년 2월 케이뱅크는 고객 1000만명을 돌파했다. 2017년 출범 이후 7년 만에 세운 기록이었다. 이후 성장 속도는 한층 가팔라졌다. 1000만명에서 1553만명까지 걸린 시간은 1년 10개월에 불과했다.
고객 증가와 함께 자산 규모도 큰 폭으로 확대됐다. 2023년 말 21조4000억원 수준이던 자산은 2025년 3분기 33조4000억원을 넘어섰다. 성장을 견인한 동력은 금리 경쟁력을 앞세운 대출 상품과 혜택을 결합한 혁신 서비스였다. 아파트 담보대출과 전세대출은 시중 은행을 밑도는 금리로 주택 실수요자를 끌어모았다. 파킹통장 플러스박스, 게임형 앱테크 서비스 돈나무 키우기와 용돈받기, 다양한 지식재산권과 협업한 한정판 디자인 체크카드 등 재미를 결합한 상품 전략이 주효했다.
무엇보다 비대면 소상공인 시장 공략이 폭발적인 성장을 이끌었다. 최 행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개인과 기업 시장을 양대 성장 축으로 삼아 비대면 소상공인 시장을 바탕으로 성장을 이어가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케이뱅크 개인사업자 고객은 2025년 3분기 기준 200만명을 넘어섰다. 2023년 말 100만명 수준에서 1년 9개월 만에 두 배로 늘며 새로운 수익원으로 부상했다. 같은 기간 전체 고객 중 개인사업자 비중도 9%에서 14%로 대폭 확대됐다.
개인사업자 시장 안착의 일등 공신은 압도적인 편의성과 속도를 자랑하는 대출 상품이다. 케이뱅크가 인터넷은행 중 가장 먼저 선보인 사장님 부동산 담보대출은 비대면으로 신청부터 실행까지 신용대출은 하루, 담보대출은 빠르면 이틀 안에 가능하다. 시중 은행에서 수일에서 수주가 걸리던 복잡한 기업 대출 심사 과정을 기술력으로 단축했다.
실적 지표도 눈길 끈다. 2024년 연간 당기순이익은 1281억원으로 2023년 대비 10배 성장하며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지난해 3분기까지 누적 당기순이익 역시 1034억원을 기록하며, 2년 연속 1000억원대 이익을 창출했다.
양적 성장 이면에는 최 행장이 강조했던 리스크 관리가 뒷받침됐다. 2025년 3분기 연체율은 0.56%로 세 분기 연속 하락하며, 2022년 2분기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고정이하여신비율 역시 0.54%를 유지했다.
두 번째 연임 비결은 테크 리딩 뱅크로의 체질 개선이다. 최 행장은 탄탄하고 안정적인 정보기술 인프라를 바탕으로 인공지능 전환을 가속해 기술 리더 입지를 공고히 하겠다고 거듭 강조해왔다.
그 일환으로 2024년 2월 케이티, 케이티클라우드, 업스테이지와 업무협약을 맺고 인공지능 분야 협업을 강화했다. 이어 지난해 초에는 금융 특화 프라이빗 거대언어모델을 정식 도입하며 인공지능 주도 은행으로 도약했다.
세 번째 연임 비결로는 선제적인 글로벌 시장 진출과 디지털 자산 생태계 구축이 꼽힌다. 케이뱅크는 과거 특정 가상자산 거래소 제휴에 편중됐다는 지적을 극복하기 위해 일찌감치 스테이블코인 시장으로 눈을 돌렸다.
지난해 상반기 스테이블코인이 법제화된 일본에서 추진 중인 디지털 자산 활용 차세대 글로벌 송금 결제 시스템 구축 프로젝트 팍스에 전격 참여했다. 세계 각국 주요 은행이 협력해 해외 송금, 환전, 역외 지급결제 분야에서 스테이블코인 실용성을 검증하는 국제 프로젝트다. 지난해 9월 1단계 검증을 성공적으로 마치고 현재 2단계 검증 절차를 밟고 있다.
이와 함께 디지털 자산 상표권 확보에도 적극적으로 나섰다. 스테이블코인 명칭을 나타내는 케이스테이블을 비롯해 총 25건 상표권을 출원하며 지식재산권 선점에 속도를 냈다. 국내 인터넷은행 중 가장 발 빠른 행보다.
글로벌 금융사 파트너십 확대를 통한 영토 확장도 순조롭다. 지난해 말 태국 카시콘뱅크, 비피엠지, 오빅스테크놀로지와 해외 송금 결제 분야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즉시 송금, 저비용 송금, 블록체인 기반 금융 솔루션 공동 개발을 추진하며 동남아시아 시장 진출 교두보를 마련했다. 올해 초에는 아랍에미리트 디지털 자산 전문기업 체인저, 국내 블록체인 기업 비피엠지와 한-아랍에미리트 디지털 자산·스테이블코인 글로벌 송금 인프라 구축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었다. 전통 금융 테두리를 넘어 글로벌 핀테크 플랫폼으로 도약하겠다는 최 행장 청사진이 구체화하는 단계다.

주주환원책 과제
수많은 성과를 바탕으로 코스피 입성이라는 큰 산을 넘었지만 최 행장 앞에는 상장사 최고경영자로서 풀어야 할 묵직한 과제가 놓여 있다. 상장 직후 가장 시급한 현안은 주가 안정화다. 국내 증시가 중동 전쟁 발발 우려와 글로벌 인공지능 거품론 등으로 조정을 받는 상황에서 불안정한 거시 경제 지표는 케이뱅크 주가 흐름에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상장 초기 주가 변동성이 커지면 추가 자금 조달이나 사업 확장에 부담 요인이 될 공산이 크다”고 지적했다.
경쟁 은행 수준 주주환원 정책 마련도 발등의 불이다. 최근 증시에 상장된 금융사가 앞다퉈 자사주 매입과 소각, 배당 확대를 골자로 한 밸류업 정책을 내놓으며 투자자 눈높이가 한껏 높아졌다. 인터넷은행 역시 예외가 아니다. 케이뱅크가 시장 기대를 충족시킬 만한 파격적인 주주환원 청사진을 조속히 제시해야 주가 우상향 곡선을 그릴 수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특정 가상자산 거래소에 편중된 수신 구조를 다변화하는 것도 중장기 숙제다. 케이뱅크는 과거 업비트 고객 예치금 비중이 지나치게 높다는 지적을 꾸준히 받아왔다. 상장 과정에서도 이 부분이 위험 요인으로 거론됐다. 상장 후 풍부해진 자본력을 바탕으로 자체 수신 경쟁력을 강화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최 행장은 최근 “2030년까지 고객 2600만명, 자산 85조원 규모 종합 디지털 금융 플랫폼으로 성장하겠다”는 중장기 청사진을 선포했다. 올해는 고객 1800만명 확보를 연간 최우선 목표로 잡았다.
플랫폼 경쟁력 강화, 중소기업 시장 진출, 인공지능과 디지털 자산 생태계 확장을 3대 미래 성장 동력으로 삼아 전사적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다.
[박수호 기자 park.suho@mk.co.kr]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350호(2026.03.11~03.17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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