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억원 사기' 양문석 대법 의원직 상실형..."헌재 판단 받아볼 것"

재판소원법 시행 첫날인 12일 양문석 더불어민주당 의원(경기 안산갑)이 대법원 선고로 의원직을 상실했다. 양 의원은 선고 직후 “기본권이 간과된 부분이 있다면 검토해보겠다”며 헌법재판소에 재판소원을 청구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양 의원이 재판소원과 함께 대법 선고의 효력을 정지시키는 가처분을 신청하고 헌재가 이를 받아들인다면 양 의원의 의원직은 유지되는지, 그렇다면 6·3 지방선거와 동시에 안산갑 지역구의 보궐선거를 치를 수 있는지 등 초유의 문제들이 제기되고 있다. 최악의 경우 안산갑에는 지역구 의원이 2명이 동시 존재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전망 역시 나온다.
대법원, 의원직 상실형 확정

양 의원은 배우자 서모씨와 2021년 4월 대학생이었던 자녀 명의로 새마을금고에서 11억원에 달하는 기업 운전자금을 대출받아 서울 서초구 소재 아파트 매입에 사용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은 양 의원이 사업자 대출을 받는 과정에서 새마을금고를 속이려고 증빙서류를 위조해 제출했다고 보고 특경법상 사기 혐의와 사문서 위조 및 행사 혐의로 2024년 9월 기소했다.
양 의원은 22대 총선을 앞두고 해당 의혹이 불거지자 2024년 3월 자신의 페이스북에 허위 해명글을 올렸다는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도 받았다. 당시 양 의원은 “새마을금고가 먼저 대출을 제안했고 의도적으로 속인 적이 없다”는 취지로 해명했다. 양 의원은 총선 후보자 등록 과정에서 서초구 아파트 가격을 실거래가 대신 공시가격으로 써서 낸 혐의(공직선거법 위반)도 받았다.

양문석 “헌법재판소의 판단 받아볼 것”
대법 선고로 의원직을 상실한 양 의원은 같은날 페이스북에 “대법 판결은 그 자체로 존중한다”면서도 “만약 대법 판결에 우리 가족의 기본권을 간과한 부분이 있다고 판단되면, 변호인단과 상의해 헌법재판소의 판단을 받아보려 한다”고 적었다.
양 의원의 지역구인 경기 안산갑은 보궐선거를 둘러싸고 혼란이 불가피하다. 개정된 헌법재판소법은 헌재가 헌법소원심판 청구를 받은 때에 종국결정의 선고 시까지 심판 대상이 된 공권력의 효력을 정지하는 결정을 할 수 있다고 정한다. 가처분 신청으로 의원직 상실형에 대한 효력을 정지해달라고 요청할 수 있다는 것이다. 현재 안산갑에는 경기 안산단원을이었던 김남국 민주당 대변인과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의 출마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경기 안산갑 국회의원 2명 될 수도

헌재가 가처분 신청을 인용한다면 재판소원 결과가 나올 때까지 양 의원의 의원직은 유지될 가능성이 있다. 만약 헌재가 재판소원 청구에 대한 결론을 오는 4월 30일까지 내지 않으면, 경기 안산갑 지역구는 보궐선거에서 제외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관계자는 “일단 보궐선거를 진행하되 선거일 이전에 가처분이 인용되면 선거 절차가 중단될 수도 있다”며 “지방선거가 끝나고 보궐로 새로운 국회의원이 당선된 다음에 헌재에서 가처분이 인용되면 지역구 하나에 두 명의 국회의원이 있는 상황이 될 수 있다”고 했다.
법조계 “시간 끌기용 재판소원”

이창현 한국외대 로스쿨 교수는 “정치인들은 시간을 끌기 위해 무조건 재판소원을 청구하지 않겠냐”며 “(비리를 저지르고도) 4년 임기를 다 채우는 경우가 더욱 빈번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부장판사 출신의 변호사는 “재판소원으로 선거에 혼란이 생길 거라는 건 거듭 지적이 있었다”라며 “재판소원은 권력자와 재력가를 위한 제도로 활용될 것”이라고 말했다.
조수빈 기자 jo.sub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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