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급등 보더니 "안되겠네"…방배동 한 채 팔아 주식에 '몰빵'

김혜민 2026. 3. 12.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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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5월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소득세(양도세) 중과 유예 조치가 종료됨에 따라 고액 자산가들 사이에서 부동산을 정리하고 국내외 주식이나 채권으로 자금을 이동하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정리한 부동산 자금 중에는 펀드·주식 등 국내 증권시장으로 향하는 비중도 적지 않은 것으로 확인된다.

한 시중은행 PB는 "부동산에서 나온 자금이라 정기예금, 미국 국채 등 안전하다고 판단되는 상품 비중이 높다"면서도 "일부 자금은 증시 쪽으로 흘러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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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도세 중과 시행 앞두고 문의 늘어
세금 부담에 증시 호황 맞물린 영향

오는 5월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소득세(양도세) 중과 유예 조치가 종료됨에 따라 고액 자산가들 사이에서 부동산을 정리하고 국내외 주식이나 채권으로 자금을 이동하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세금 부담이 과도하다는 판단과 함께 지난해 증시 급등을 목격하며 새로운 투자처를 찾으려는 수요가 맞물린 결과다.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소득세(양도세) 중과 유예 조치가 종료됨에 따라 고액 자산가들 사이에서 부동산을 정리하고 국내외 주식이나 채권으로 자금을 이동하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연합뉴스

12일 시중은행 프라이빗 뱅커(PB)들에 따르면 오는 5월9일로 예정된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시행을 앞두고 자산을 정리하려는 문의가 크게 늘었다. 강남 지역의 한 시중은행 PB는 "향후 3~4년간 세금을 감당하기 힘들다는 판단이 선 자산가들이 '비알짜 주택'부터 정리하려고 매물을 실제 내놓고 있는 상황"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물은 전날 기준 7만6715건으로 한 달 전과 비교해 24.2% 늘었다. 자치구별로 보면 강동구가 45.9%(4311건)로 증가 폭이 가장 컸다. 이어 성동구 44.8%, 성북구 41%, 동작구 40.3% 순이었다. 이재명 대통령이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는 없다고 밝힌 지난 1월23일 이후로는 서울 아파트 매물이 38.9%나 폭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미 부동산을 정리하고 국내외 증권 쪽으로 자금을 이동하는 등 자산 포트폴리오를 새로 정비한 이들도 있다. 시중은행 PB가 관리하는 한 고액 자산가는 최근 방배동 아파트를 팔고 30억원 정도를 주식에 추가 투자했다. 한 시중은행 PB는 "과거 정부에서 보유세를 내봤던 경험 때문에 판단이 일찍 서는 것 같다"며 "이참에 정리하자고 생각하는 고객이 생각보다 많다"고 말했다.

2월 서울 시내 대규모 아파트 단지 내 위치한 부동산 사무실 앞에 아파트 매매 정보가 붙어 있다. 2026.02.05

다른 고액 자산가의 경우 상속받은 서울 지역의 아파트를 급매로 내놓고 최근 정리했다. 이를 관리한 한 시중은행 PB는 "이전부터 보유 여부를 고민해왔는데 다주택 규제나 세금 이슈가 나오자 정리하는 것으로 마음을 빨리 선회한 케이스"라며 "예전같이 부동산 시장이 상승장이었으면 전세를 주거나 월세를 받는 식으로 굳이 정리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리한 부동산 자금 중에는 펀드·주식 등 국내 증권시장으로 향하는 비중도 적지 않은 것으로 확인된다. 한 시중은행 PB는 "부동산에서 나온 자금이라 정기예금, 미국 국채 등 안전하다고 판단되는 상품 비중이 높다"면서도 "일부 자금은 증시 쪽으로 흘러갈 것"이라고 말했다. 수익 안정화 차원에서 리츠(REITs)나 롱숏펀드와 같은 대체 투자자산에도 자금을 일부 배분한다고 설명했다.

이런 흐름은 정부의 적극적인 국내 증시 띄우기로 새로운 투자처를 찾았기 때문에 가능했다는 분석이다. 한 시중은행 PB는 "정부가 정권 시작부터 주가를 부양하겠다고 공언하고, 실제로 그런 위치를 만들어 부자들이 투자할 곳을 미리 만들어줬다"며 "미국 증시와 국내 증시, 그리고 부동산 시장과 주식시장이 골든 크로스가 되는 걸 실제 눈으로 보면서 국내 증권시장이 재평가되며 움직임이 활발해진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다만 지난해 미국 증시 호황을 경험하면서 최근 조정기에 접어든 미국 주식에 새로 투자하는 비중도 적지 않다. 한 시중은행 PB는 "미국 증시가 중간선거 여파로 저평가 돼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며 "미국 증권 쪽으로 흘러가는 자금이 줄지 않는 이유 중 하나"라고 말했다.

김혜민 기자 hm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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