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전쟁에 3월 CPI 상승 불가피…금리인하 경로 조정받나(종합)

뉴욕 특파원=황윤주 2026. 3. 12. 0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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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휘발유 가격 ↓…천연가스·전기 ↑
상품가격은 2023년 8월 이후 최고
유가 급등 반영 시 3월 CPI 상승
금리인하 또 멀어져
지난 9일(현지시간) 미국 맨해튼 잭슨스퀘어에 위치한 주유소에서 일반 휘발유 가격이 갤런당 4.89달러(현금가)를 가리키고 있다. 황윤주 기자

미국의 2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시장의 예상치에 부합했다. 이란 전쟁에 따른 에너지 가격 급등 상황이 반영되는 3월 CPI는 크게 상승할 전망이다. 고유가 상황이 지속되며 인플레이션 우려가 다시 불거기면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인하 시기도 지연될 것으로 예상된다.

2월 CPI 시장 예상치 부합…식품·상품 상승폭 두드러져

미 노동부는 2월 소비자물가지수가 전년 동월 대비 2.4% 상승했다고 11일(현지시간) 밝혔다. 전월 대비로는 0.3% 올랐다. 변동성이 큰 에너지·식품을 제외한 근원 CPI는 각각 전년 대비 2.5%, 전월 대비 0.2% 뛰었다. 2월 CPI는 헤드라인과 근원지수 모두 다우존스가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에 부합했다.

세부적으로 보면 2월 에너지 가격은 계절 조정 후 전월 대비 0.6% 상승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0.5% 높은 수준이다. 휘발유 가격은 전년 동기 대비 5.6% 하락했지만, 천연가스와 전기 가격은 같은 기간 동안 상승했다. 미국 일부 지역에서는 데이터 센터의 전력 수요 증가로 인해 가격이 오르고 있다.

식품 가격이 전년 동기 대비 3.1% 뛰었다. 이는 8월 이후 가장 큰 상승폭이다. 식품, 에너지, 중고차를 제외한 상품 가격은 전년 동기 대비 1.7% 오르며 2023년 8월 이후 최대 상승폭을 기록했다. 이는 관세가 소비자 물가에 지속적으로 상승 압력을 가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다만 Fed는 관세 영향이 물가에 미치는 영향은 일시적일 것으로 보고 있다.

3월 CPI 얼마나 오를까…3월 유가 전월 대비 약 26% ↑

이날 발표된 2월 CPI는 지난 2월 28일 시작된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 이후 급등한 국제유가 영향이 반영되지 않았다. 시장은 3월 CPI가 급등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이란 전쟁 이후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 가격은 3월 들어 평균 배럴당 약 82달러에 거래 중이다. 이는 2월 평균 가격인 약 65달러보다 약 26% 급등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전했다.

이에 국제에너지기구(IEA)가 역사상 최대 규모인 4억 배럴의 원유 방출 권고안을 발표했으나 시장의 불안감을 진정시키지 못했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에서 4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장 대비 3.80달러(4.55%) 오른 배럴당 87.25달러에 마감했다.

JP모건체이스는 이날 보고서에서 "현재 이 지역에서 글로벌 시장으로 나가지 못하고 막혀 있는 원유 규모를 고려하면,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안전한 통과가 보장되지 않는 한 정책 조치는 유가에 제한적인 영향만 미칠 수 있다"고 평가했다.

IEA 주도의 비축유 방출에 대해서도 "도움이 될 수는 있지만, 그 속도로는 하루 1600만 배럴의 공급 부족을 실질적으로 완화하기에는 부족하며 초기적인 완충 효과만 제공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스티븐 브라운 캐피털 이코노믹스의 북미 지역 부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원유 가격이 현재 수준을 유지할 경우 3월 인플레이션이 2.9%까지 급등할 가능성이 있다고 추정했다.

고유가 장기화 우려…금리인하 경로에도 영향 

미국 뉴욕시 그랜드센트럴역에 있는 상점에서 고객이 가격을 검색하고 있다. 황윤주 기자

문제는 이란 전쟁이 장기전으로 이어질 경우다. 골드만삭스에 따르면 국제유가가 배럴당 10달러 오를 때마다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약 0.1%포인트 감소한다. 더 우려스러운 점은 인플레이션이다. 국제유가가 10% 상승할 경우 근원 CPI는 4bp(1bp=0.01%포인트), 전체 CPI는 무려 28bp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고유가가 장기화되면 공급 측면에서 비용이 상승하고, 기업의 이윤은 하락하게 된다. 관세를 소매가에 전가하지 않았던 기업들도 소비자가격 인상에 나서며 물가를 견인하는 악순환이 발생할 수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보도했다.

시장에서는 오는 18~19일 예정된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동결(3.5%~3.75%)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지난주까지만 해도 Fed가 7월 금리 인상을 단행하며 연내 2~3차례 인하할 것으로 전망했다. 3월 CPI가 크게 뛰고 이후 상승세가 이어진다면 통화 정책 방향에도 변화가 생길 것으로 보인다.

버나드 야로스 옥스퍼드 이코노믹스 관계자는 "2월 소비자물가지수는 미국-이스라엘-이란 전쟁 직전의 물가 수준을 반영한 것에 불과하기 때문에 통화정책 전망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전쟁으로 인해 3월에는 훨씬 더 높은 물가상승률이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뉴욕 특파원=황윤주 기자 hy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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