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덕분에 일 빨라졌다? 직장인 31% “재작업 더 고되”

이정선 매경이코노미 인턴기자(sunny001216@gmail.com) 2026. 3. 11. 1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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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주 1~2시간 재작업
‘AI 재작업 세금’ 현실화
사진은 기사와 관련 없음.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기업들의 인공지능(AI) 도입이 빠르게 확산하고 있지만, 현장에서는 기대만큼의 효율을 체감하지 못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AI가 만들어낸 결과물을 다시 검토하고 수정하는 데 시간이 들면서 오히려 업무 부담이 늘었다는 것이다.

11일 글로벌 AI 플랫폼 기업 워크데이가 발표한 조사에 따르면, 국내 직장인 69%는 AI 도입 이후 생산성이 향상됐다고 답했다. 이번 조사는 워크데이가 하노버리서치와 함께 아시아·태평양, 북미, 유럽, 중동·아프리카 등에서 총 3200명을 대상으로 진행했고, 이 가운데 국내 응답 결과를 별도로 공개했다.

겉으로 보면 AI 효과는 분명해 보인다. 국내 직장인 82%는 AI 활용으로 주당 1~7시간을 절감한다고 답했다. 이 중 53%는 1~3시간, 29%는 4~7시간을 아낀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이와 동시에 ‘재작업 부담’도 적지 않았다. 국내 직장인 31%는 AI가 생성한 결과물의 품질이 기대에 미치지 못해 매주 평균 1~2시간을 수정·재작성에 쓰고 있다고 답했다. 기업이 AI로 절감한 시간을 다시 수작업에 투입하는 이른바 ‘재작업 세금’이 현실화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AI 활용 수준이 아직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다는 점도 한계로 지적된다. 매일 AI 도구를 사용하는 직원은 22%에 그쳤고, 48%는 주당 몇 차례만 사용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업무 전반에 AI가 깊숙이 통합되기보다는 보조 수단에 머물러 있다는 의미다.

직무 체계 역시 AI 환경에 맞게 충분히 정비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 기업 내 직무 중 절반 미만만 AI 역량을 반영하고 있었다. 워크데이는 “직원들이 2015년 수준의 직무 구조 안에서 2026년 수준의 기술을 활용하고 있다”며 “더 빠르게 나온 결과물을 경직된 업무 프로세스 안에서 다시 관리해야 하는 부담이 생기고 있다”고 분석했다.

결국 경쟁력은 ‘AI를 도입했는지’가 아니라 ‘AI로 확보한 시간을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달려 있다는 지적이다. 조사에 따르면 국내 경영진의 54%는 AI로 얻은 성과를 직원 역량 강화와 스킬 교육에 재투자하는 데 우선순위를 두고 있다고 답했다. 직장인 53% 역시 이미 이런 투자가 이뤄지고 있다고 인식했다.

특히 AI 성과를 긍정적으로 경험한 직장인일수록 절감한 시간을 심층 분석이나 전략 수립 등 고부가가치 업무에 활용하는 경향이 뚜렷했다. 워크데이는 “판단력과 창의성이 요구되는 영역에서 AI를 효과적으로 활용하도록 지원해야 반복적인 재작업을 줄이고, AI의 속도를 지속 가능한 비즈니스 가치로 전환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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