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리오시티 4.5억 뚝…강남 집값 수억씩 떨어져도 거래는 주춤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종료를 앞두고 서울 강남에선 수억원씩 호가가 떨어진 매물이 늘고 있다. 하지만 거래는 활발하진 않다.
11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서울 송파구 가락동 대단지인 ‘헬리오시티’ 전용면적 84㎡는 호가가 27억원까지 내려갔다. 지난달 19일 31억5000만원에 거래된 데서 3주 새 4억5000만원이나 가격이 하락했다. 인근 부동산 중개사무소의 한 공인중개사는 “1월 말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 방침이 나오고 다주택자 매물이 80~90건 정도 나왔는데 지금까지 8~9건 팔렸다”며 “다주택자 매물이 아직 10% 정도밖에 소화가 안 됐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 주말에도 여러 팀이 집을 보고 매수 문의는 많았지만 막상 거래로 이어지고 있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집주인은 집값을 더 못 내린다고 버티고, 대기 매수자는 좀 더 떨어지길 기다리는 상황이다.
실제 직방에 의뢰해 매매가격대별로 서울 아파트 거래현황을 따져보니 지난달 서울 아파트 전체 거래 3441건 중 15억원 이하 아파트 거래가 2884건으로 84%를 차지했다. 15억원 초과 아파트 거래는 557건으로 16%에 그쳤다. 구체적으로 15억원 초과~25억원 이하 아파트 거래가 422건(12%), 25억원 초과 아파트 거래가 135건(4%)이었다.
1년 전과 비교하면 차이가 두드러진다. 지난해 2월엔 15억원 이하 아파트 거래 비중이 65%, 15억원 초과 비중이 35%였다. 특히 당시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구)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지금보다 2억~3억원 더 비쌌다.
우선 지난해 10·15 대책 때 나온 고강도 대출 규제의 영향이 가장 컸다. 남혁우 우리은행 부동산 연구원은 “15억원 이하 아파트는 최대 6억원 대출이 나오지만 25억원 초과 아파트는 대출이 2억원 밖에 안 되다 보니, 요즘 강남 집값이 크게 떨어져도 매매로 쉽게 이어지진 않고 있다”고 짚었다. 또 다주택자의 집 처분이 다급해지는 이달 말 집값이 더 내릴 것으로 보는 관망세 영향도 있다. 주식시장으로 자금 이탈도 이유로 꼽힌다. 남 연구원은 “지금은 주식시장이 활황이라 부동산보다 주식시장 투자를 늘리는 고액 자산가들이 많다”고 전했다.

반면 최대 6억원까지 대출이 나오는 15억원 이하 아파트 매매는 여전히 활발하다. 노원구 상계동 상계주공3단지 전용 59㎡는 지난 3일 8억6000만원에 팔려 신고가를 기록했다. 지난해 10월 7억원대에 거래되던 데서 반년 새 약 1억원이 올랐다.
부동산 빅데이터플랫폼 아실에 따르면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시행 방침이 나온 1월 23일 이후 서울 아파트 매물은 성동·강동·동작·마포·동대문·성북구 등의 순으로 많이 쌓였다. 앞서 강남 3구 매물 증가량이 많았던 데서 한강벨트와 중급지 위주로 확산하고 있다.
남 연구원은 “본인 집을 팔고 상급지로 이동하려는 대기 수요가 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며 “이달 말부터 4월 초까지 강남 집값이 좀 더 내리며 매매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백민정 기자 baek.min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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