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했더니 건보료 더 무서워”…집 한 채 있어도 폭탄

이정선 매경이코노미 인턴기자(sunny001216@gmail.com) 2026. 3. 11.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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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 때 수준 3년 유지 ‘임의계속가입’
자산가에 유리…소득 중심 개편 목소리
은퇴를 앞둔 55~64세 장년층에게 건강보험료가 부담거리로 떠오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은퇴를 앞두거나 최근 은퇴한 55~64세 장년층에게 건강보험료는 점점 큰 부담으로 다가오고 있다.

직장에 다닐 때는 회사와 보험료를 절반씩 나눠 내지만, 퇴직과 동시에 지역가입자로 전환되면 상황이 달라진다. 근로소득이 거의 없더라도 보유한 주택이나 금융자산 등 ‘재산’을 기준으로 보험료가 매겨지기 때문이다. 소득은 줄었는데 보험료는 오히려 늘어날 수 있다는 점에서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실제로 이 연령대는 고용 변동이 잦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전진숙 의원실이 공개한 보고서에 따르면 55~59세의 25.28%, 60~64세의 32.18%가 1년 사이 건강보험 자격이 바뀌었다. 10명 중 3명꼴이다. 이 가운데 지역가입자로 전환된 비율은 각각 7.71%와 9.62%였다. 은퇴 시점과 맞물려 보험료 부과 체계도 크게 달라지는 구조다.

퇴직자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장치도 있다. ‘임의계속가입’ 제도다. 퇴직 후 산정된 지역보험료가 직장 시절보다 많을 경우, 최대 3년 동안 직장 가입자 수준의 보험료를 유지할 수 있다. 다만 실제 선택 비율은 높지 않다. 60~64세 퇴직자 중 1.1%만 이 제도를 이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문제는 이 제도가 상대적으로 자산이 많은 사람에게 유리하게 작동한다는 점이다. 임의계속가입을 선택한 이들의 평균 재산과표는 3억4000만~3억7000만원 수준으로, 일반 지역가입자로 전환된 사람들의 평균(약 1억2000만원)보다 세 배 가까이 높았다. 소득 역시 임의계속가입자가 약 1.5배 많았다. 재산이 많을수록 지역가입 전환 시 보험료 부담이 커지기 때문에, 오히려 직장 시절 보험료를 유지하는 편이 유리해지는 구조다.

반면 임의계속가입 대상이 아니거나 이를 선택하지 못한 일반 지역가입자의 사정은 녹록지 않다. 이들의 평균 월소득은 89만~125만원 수준에 그친다. 생활비로도 빠듯한 금액이다. 그럼에도 평균 1억2000만원가량의 재산이 있다는 이유로 매달 약 10만원의 보험료를 내고 있다. 월소득의 8~11%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결국 현행 재산 중심 부과 체계가 은퇴 이후 소득 공백을 겪는 장년층의 현실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소득은 줄었지만 집이나 일정 자산을 보유하고 있다는 이유만으로 보험료가 높게 책정되는 구조가 노후 생활의 안정성을 위협할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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