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구글에 정밀지도 내준 정부…"산업 종속 전 사후관리체계 정비해야"
구글과의 협상서 타협안으로 활용해야
디지털 생태계 보호 위한 사후 논의 필요
공간정보 산업 경쟁력 강화안 마련 강조

정부가 구글에 고정밀지도 데이터 조건부 반출을 허용한 가운데, 산학계가 데이터 경쟁력과 국산 플랫폼 경쟁력 약화를 막기 위해 촘촘한 사후 관리 체계를 마련할 것을 촉구했다. 반출 이후 형성될 산업 구조의 변화 측면에서 국내외 플랫폼 간 공정한 경쟁 환경 마련, 자생적 디지털 생태계 유지, 미래 산업 육성 등에 대한 종합적인 사후 논의가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이에 더해 고정밀지도 데이터 해외 반출로 인한 산업 피해 예상액을 구글과의 협상에서 타협안으로 삼아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임시영 국토연구원 부연구위원은 11일 오전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정밀지도 구글 반출, 이대로 괜찮은가?' 정책 토론회에서 "국외 반출 전 조건안을 구체화하는 것이 가장 시급하다. 조건안 수립에 공간정보와 기술 전문가를 적극 투입해야 한다"며 "구글과의 단순 합의를 넘어 강력한 법률 검토와 이행 강제력을 확보하고, 글로벌 기업 문화와 전략을 이해하는 협상팀을 구성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임 부연구위원은 "구글은 처음 유튜버 '빠니보틀'을 통한 홍보 영상으로 시작해서 고정밀지도 국외반출이 관광 활성화에 도움된다는 연구 보고서를 내고, 이후엔 미국 USTR(무역대표부)를 활용해 국외 반출을 압박했다"며 "구글의 큰 그림과 달리 우리는 그때그때 소극적으로 대응한 것 같다. 이제부터라도 빠른 대응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앞서 국토교통부는 '측량성과 국외반출 협의체' 회의를 열고 구글의 1대 5000 지도 국외반출 신청 건을 심의, 보안 조건 준수를 전제로 반출 허가 결정을 의결했다. 1대 5000 축적의 고정밀 지도는 실제 거리 50m를 지도상 1cm로 줄인 것으로, 국가 안보와 직결된 디지털 인프라로 거론된다.
이번 반출 결정으로 구글에 고정밀 지도를 적용하려면 구글의 시스템 적용, 정부 이행 검토 등을 종합 고려했을 때 최소 6개월 이상 소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임 부연구위원은 고정밀지도 데이터를 국외로 반출할 경우 약 197조원 규모의 국내 공간정보 산업 피해가 예상된다며, 이를 구글과의 타협 근거로 적극 활용할 것을 제안했다.
임 부연구위원은 "우리가 입을 이 정도의 손실을 메우기 위해 구글이 무엇을 해줄 것인지 요구하는 공격적인 타협의 근거가 돼야 한다"며 "보안 규정 재정비와 지도 데이터 유료화 등 국내 기업들이 겪는 역차별을 해소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산학계는 사후 관리 체계를 마련하는 과정에서 ▲보안시설 정보 관리 기준 정교화 ▲데이터 활용 범위와 서비스 범위에 대한 관리 체계 마련 ▲국내 데이터 서버 운영과 기술적 통제 체계 강화 ▲국내 기업과의 공정 경쟁 환경 조성 등 공간정보 데이터에 대한 국가 차원의 데이터 주권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밀지도 개방과 함께 공간정보 산업 경쟁력 강화 정책을 병행해야 한다고도 제안했다. 빅테크에 밀려 데이터 경쟁력과 플랫폼 경쟁에서 불리해질 가능성이 크고, 이에 따른 산업 경쟁력 약화에 대한 우려가 지속적으로 제기되는 상황에서 그에 대응할 방안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구글 역시 정부 및 국내 파트너들과 긴밀히 협력해 한국의 성장을 지원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바 있다.
김대천 한국공간정보산업협회 회장은 "산업계 전체가 참여할 수 있는 협력 플랫폼을 만들어야 한다"며 "국내 기업들이 구글과의 협력 과정에서 공동 협의체를 구성해 정기적인 기술 협력 채널을 구축하고, 공동 프로젝트와 산업 혀벽 모델을 발굴해 나가는 구조를 통해 협력 기회를 확보해야 한다"고 했다.
안종욱 대한공간정보학회 회장은 "구글이 국내 서버에서 가공한 이후 정부 승인을 거쳐 국외로 반출한다고 했지만 실제 고정밀지도 데이터가 국외로 나가게 되면 구글은 국내외 이용자 데이터를 자체적으로 습득해 1년 안에 자체 (고정밀지도 데이터) 생산 체계를 갖출 것이라고 본다"며 "정부가 공간 정보 산업에 투자하는 예산만으로는 산업 자생이 어려워 보이고, 기금 조성을 통한 지원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김인현 한국공간정보통신 대표는 "고정밀지도 데이터 국외 반출보다도 데이터 활용권 이전 문제가 핵심"이라며 "국가 전략 인프라인 지도를 지키는 것이 대한민국의 AI 주권을 지키는 길이다. 고정밀지도 데이터는 한 번 유출되면 회수 불가능한 비가역적 국가 자산으로, 입법을 통해 보호해야 한다"고 힘줘 말했다.
김태형 국토부 공간정보제도과장은 "지리원에서 구글 측에 허가를 위한 준수 조건을 송부했고, 구글에서 그에 대한 구체적인 이행 계획을 마련해 제출해야 하는 상황이다. 서비스에 관한 부분은 구글의 자체 일정이라 언제까지라고 이야기하긴 어렵다"며 "현재 수립 중인 제4차 공간정보산업 진흥 기본계획을 통해 공간정보 산업 육성에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Copyright © 데일리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단독] 150조 국민성장펀드 가이드북, 공개는 ‘슬그머니’…심의위원은 ‘비공개’
- '절윤' 앞 미적지근한 장동혁…바닥치는 지지율 전망은
- 메리츠, 출연금 거부와 약탈적 금융...홈플러스 회생 좌초 ‘외면’
- 당신의 '미국 트러스트', 한국 국세청에 보고했는가?
- [중동 전쟁] 트럼프 "호르무즈 기뢰 부설 시도 이란 선박 10척 완파"
- 김재섭 "정원오, 본인 투기 의혹 제기 원천 차단…벌써부터 '입틀막' 하나"
- [중동 전쟁] 美정부 내 엇갈린 메시지로 對이란戰 종착지도 ‘오락가락’
- "김어준 유튜브 음모론 도 넘어"…與, '李공소취소~검찰개혁 거래설' 반발 확산
- 제베원부터 라이즈까지…2023 데뷔 남돌은 어떻게 입지를 쌓았나 [다시 남돌의 시간②]
- '도쿄의 기적'이 몰고 올 흥행…시범경기 개막 앞둔 KBO리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