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박상용 검사실 드나든 쌍방울 직원들...'참고인' 출입증 소지

김종훈 2026. 3. 11. 1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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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점검팀 문건 속 교도관들이 목격한 것...김성태 수행비서 역할 '박상웅·박상민', 음식 배달·지시 이행

[김종훈 기자]

▲ 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 서울고검 인권침해점검 TF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 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 2026-01-08
ⓒ 이정민
<오마이뉴스>가 확인한 법무부 특별점검팀 문건 중 수원구치소 교도관 '문답서'를 보면, 교도관들이 한 목소리로 의문을 제기하는 두 사람이 있다.
'참고인 박상웅, 참고인 박상민'

두 사람은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의 핵심 인물인 김성태 전 쌍방울그룹 회장을 수발하던 인물들로, 법무부 조사 과정에서 다수 교도관은 이들을 '참고인'으로 인식했다고 밝혔다. 2023년 두 사람이 '참고인 출입증'을 달고 박상용 검사의 수원지방검찰청 1313호 검사실을 드나들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교도관들은 박상웅과 박상민이 참고인 조사를 받는 모습을 보지 못했다고 강조했다.

김성태 전 회장이 수원구치소에 수감됐던 2023년 1월부터 이듬해 1월까지 1년 동안 수원지검 1313호 검사실에서는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참고인인 줄 알았다"… 교도관들이 그렇게 믿은 이유

교도관 진술은 놀라울 정도로 비슷한 방향을 가리킨다. 1313호 검사실에 드나든 박상웅과 박상민은 '검찰이 부른 사람들'처럼 보였고, 교도관들도 그런 설명을 들었다는 것이다. '박상웅과 박상민이 1313호 박상용 검사실에서 어떤 일을 했냐'는 법무부 특별점검팀의 질문에 교도관 박아무개씨의 답이다.

"박상웅이나 박상민이 1313호실에 오려면 검찰청에서 지급하는 참고인 출입증이 있어야 스크린도어가 열리는데 그 출입증을 항상 패용하고 와서 저희 직원들은 참고인 자격으로 소환한 것으로 생각하게 됐습니다. 1313호실에서 김성태 조사가 있으면 박상웅이나 박상민을 함께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을 하고 참고인 출입증을 주어서 출입증을 패용할 수 있었던 겁니다."

문제는 그 다음이다. 이들은 무엇을 했나? 교도관들은 '참고인'보다는 오히려 '수행비서'에 가깝다고 말했다. 교도관 황아무개씨의 말이다.

"박상웅은 정말 수행비서처럼 메모도 열심히 하고 했습니다. 늘 김성태가 검사조사 시 지시를 했고 그랬습니다."

또 다른 교도관 김아무개씨 역시 "박상웅은 수행비서 같았다"며 "김성태가 지시를 내리면 박상웅은 '예, 알겠습니다'라고 했다. 물이 떨어지면 검사실에 있는 생수도 가지고 와서 물 뚜껑을 따주고 그랬다"라고 1313호 검사실에서 일어난 일을 구체적으로 진술했다.

메모하고, 지시받고, 물 뚜껑 따주고... "야 임마 빨리 자료 찾아봐"

교도관 박아무개씨의 진술은 한 걸음 더 나아간다. 그는 "김성태가 검찰수사관한테 수사를 받다가 잘 기억이 나지 않으면 휴대폰을 박상웅이나 박상민한테 보여주면서 찾아보라고 하고 맞다고 하면 검찰수사관한테 보여주라고 하면서 어떤 증거를 특정하는 과정을 몇 번 본 것 같다"라고 말했다.

교도관 김아무개씨도 "김성태가 검찰조사를 받으면서 옆에 있던 박상웅한테 '야 임마 빨리 자료 찾아봐'라고 말을 한 적이 자주 있다"면서 "박상웅이 1313호실에 몇 번 왔냐고 특정하는 것이 무의미할 정도로 출소 후 김성태의 조사가 있는 날이면 와 있었다"라고 덧붙였다.

수사기관 조사실 안에서 사건과 관계가 없는 외부인이 피조사자 옆에 앉아 자료를 찾아주고, 메모하고, 지시를 수행했다면 이는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박상용 당시 수원지검 부부장검사. 2025-10-16
ⓒ 남소연
교도관 진술이 공통적으로 가리키는 또 하나의 포인트는 빈도다. 한두 번 우연히 마주친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황 교도관은 "거의 출소한 이후에 김성태의 검사조사가 있는 날이면 매일 검사 조사실로 왔고 수원지검 바로 앞 삼거리가 있는데 거기서 대기하고 있다가 김성태가 탄 호송버스가 지나가면 거기서부터 인사를 하는 것도 많이 봤다"라고 진술했다. 김 교도관도 "출소한 이후에 김성태의 검사조사가 있는 날이면 거의 매일 검사조사실로 왔다"고 말했다.

퇴직 교도관 유아무개씨도 "박상웅은 김성태가 검사조사를 마치고 수원구치소로 환소할 때도 수원지검 앞 삼거리에 서서 호송버스에 인사를 하고 그랬다"며 "그래서 우리끼리 '집에 좀 가지'라고 말을 했던 적도 있다"라고 밝혔다. 다른 교도관들 역시 박상민에 대해 "제 기억으로는 거의 봤다. 출소하기 전까지 박상민이 왔었다"라고 했다.

외부 커피, 간식, 도시락… "수발"을 넘어선 편의 제공

수발 의혹은 외부 음식 반입 의혹과도 맞닿아 있다. 두 사람이 쌍방울 법인카드로 결제해 반입한 음식은 대북송금 진술세미나 의혹의 근간이 됐다.

교도관 황씨는 "두 사람이 외부 음식을 사왔느냐"는 법무부 쪽 질문에 "사왔다. 커피를 주로 테이크아웃해서 사왔다. 도시락은 아니고 영상녹화실 탁자에서 주전부리처럼 먹을 수 있는 것을 주로 사왔다"라고 진술했다. 김아무개 교도관 역시 "23년 1/4분기 정도는 자주 사왔다. 메가커피나 이런 종류. 과자는 쿠크다스 같이 개별 포장된 과자"라고 했다.

또 다른 김아무개 교도관 진술은 특히 구체적이다. 그는 2023년 10월 29일 출정일지를 놓고 "이날 저녁은 육회, 초밥이 들어있는 도시락을 지급했다. 이날 도시락은 박상민이 사가지고 왔는데 도시락을 주면서 하나는 검사님, 하나는 수사관님, 하나는 교도관님, 하나는 저희 회장님이라고 말을 하면서 비싼 도시락이라고 자랑을 해서 기억한다"라고 말했다. 이 진술이 사실이라면, 외부인이 검사실로 도시락을 반입해 검사·수사관·교도관·김성태 몫까지 나눠줬다는 얘기다.

퇴직 교도관의 진술은 더 노골적인 정황을 전한다.

"제가 근무할 때는 식사시간이 되면 검사(박상용)가 물어봐요. 김성태에게 오늘은 뭐 먹을 거냐고. 그래서 식사가 골고루 나오지는 않았어요. 박상웅은 메가커피나 컴포즈 커피 이런 게 아니라 동네에서 개인이 운영하는 카페에서 테이크아웃 커피를 사왔고 한번은 빵 종류를 사온 적도 있어요. 커피는 저도 한번 먹어봤어요."

여기서 핵심은 단순히 음식 종류가 아니다. 교도관들이 거듭 문제 삼는 것은, 구속 수용자이자 사건 핵심 당사자인 김성태에게 사실상 맞춤형 편의가 제공됐다는 점이다. 편의의 전달자·수행자로 박상웅과 박상민이 반복해서 등장한다는 것이다.

교도관 쪽에서는 이런 상황을 문제 삼았다는 진술도 나온다. 퇴직 교도관의 진술이다.

"퇴직한 문OO 계장이 박상용 검사하고 붙었습니다. 수용자에게 음식 제공하지 말라고. 한번은 문OO 계장이 막 씩씩거리면서 구치감으로 내려와서 제가 다른 직원들에게 문 계장님 왜 저렇게 씩씩거리냐고 물어봤는데 검사가 우리하고 정상적으로 협의된 식사 말고 다른 음식을 자꾸 줘 가지고 검사하고 붙었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검사 쪽에서) '내가 주는 건데 뭔 상관이냐', '문제가 되면 내가 책임지면 되는 거 아니냐'는 식으로 말했다고 들었습니다."

2024년 4월 수원지검은 교도관들을 전화로 조사한 뒤 "연어술파티 없었고 쌍방울 직원이 검찰청에 상주하면서 김성태를 만난 적도 없고 외부 음식 또한 반입된 사실이 없다"고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김아무개 교도관은 "검찰에서 자기들 마음대로 조사를 하고 외부도시락도 제공하고 외부 커피도 먹게 하고 그랬는데 결국에는 우리 교도관들에게 다 떠넘기는 것 같아 정말 화가 난다"고 했다. 다른 교도관들 역시 "(수원지검에서) 음식조차도 반입된 사실이 일체 없다라고 발표하는 것은 아닌 것 같다"라고 했다.
 수원지방검찰청
ⓒ 이정민
현장 교도관 다수는 외부 음식 반입과 쌍방울 측 인사의 반복적 출입을 목격했거나 전해 들었다고 진술하는 반면, 검찰 발표는 그와 정면으로 충돌하고 있다.

결국 남는 질문은 단순하다. 박상웅·박상민은 왜 참고인 출입증을 달고 들어왔나. 진짜 참고인 조사 대상이었나. 아니면 검사실 출입을 정당화하기 위한 형식이었나. 그에 따라 1313호 검사실 안에서는 무슨 일이 있었는지 규명이 필요하다.

앞서 <오마이뉴스>는 김 전 회장 출정에 맞춰 수원지검 인근에서 박상웅이 사용한 것으로 추정되는 끝자리 1084번 쌍방울 법인카드로 집중 결제가 이뤄진 사실을 보도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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