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방 찍고 간 거다"...한동훈 방문했던 구포시장 상인의 냉소

임병도 2026. 3. 11. 1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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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전재수 부산시장 출마로 북구갑 재보궐 유력, 여야 전략공천 만지작…"유명 정치인 쉽지 않은 곳"

[임병도 기자]

 부산 북구 구포시장 모습
ⓒ 임병도
"사람만 많았지, 주말 장사 망쳤다."

10일 오후 구포시장에서 만난 한 상인이 기자에게 한 말입니다. 또 다른 상인도 "그냥 정치인이 와서 먹방 찍고 간 거다"라며 냉소적인 반응을 보였습니다.

지난 주말(7일)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가 부산 북구 구포시장을 방문했습니다. 당시 많은 인파가 몰렸고, 이를 한 전 대표의 높은 지지도에 대한 방증으로 삼아 전재수 민주당 의원의 부산시장 출마로 자리가 빌 것으로 보이는 '부산 북구갑 재보궐 선거에 출마하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도 나왔습니다.

한 전 대표의 구포시장 방문 영상 등을 확인했던 기자 입장에서는 상인들의 이 같은 반응이 처음에는 이해되지 않았습니다. 내심 한 전 대표가 여전히 구포시장 상인들로부터 많은 인기를 얻고 있을 것이라 짐작했기 때문입니다.

어묵을 사 먹으며 "한 전 대표가 북구갑에 국회의원으로 출마하면 어떨 것 같나"라고 넌지시 물어봤습니다. 한 상인은 "누가 나올지는 모르겠지만 (전)재수보다는 아니다. 주차장이나 빨리 만들어줬으면 좋겠다"라고 답했습니다.

"전재수 의원"이 아닌 "재수"라 부르는 지역 주민들
 부산 북구 구포시장 모습
ⓒ 임병도
구포시장을 돌아다니며 알게 된 사실은 대부분의 상인이 전재수 의원을 그냥 "재수"라고 부른다는 점이었습니다.

친한 친구 사이라도 보통 국회의원을 부를 때는 'OOO 의원'이라고 칭하지만, 상인들은 스스럼없이 "재수"라고 호칭했습니다. 전 의원 역시 지난 2일 연 출판기념회에서 참석자들을 가리켜 "OO 형님 오셨다"며 지역 주민들을 무척 친근하게 불렀습니다.

기자가 지난 2016년 총선 당시 후보였던 전 의원을 취재했을 때, 그는 "낙선한 뒤 학교 학부모회에도 빠짐없이 참석해 형님, 아우 하며 주민들과 친해지려고 노력했다"라고 말한 바 있습니다.

부산 지역 정치권에서는 전 의원이 북구청장과 총선 등에서 세 번이나 낙선하고도 네 번째 도전에 당선될 수 있었던 가장 큰 원동력으로 '지역 밀착형 선거운동'을 꼽습니다.

외지인은 싫다? 부산 북구갑의 지역적 특성
 역대 부산 북구 갑 선거 결과
ⓒ 임병도
부산 북구갑의 역대 선거 결과를 보면 '민주당 후보들의 무덤'이라 불릴 만큼 보수세가 강한 텃밭이었습니다. 18대, 19대 총선에서 전재수 의원은 연거푸 고배를 마셨고, 새누리당(국민의힘 전신) 소속이던 박민식 전 의원이 내리 당선됐습니다.

그러나 20대부터 22대 총선까지는 연속으로 전재수 의원이 당선됐습니다. 그 배경을 두고 박 전 의원이 지역구인 부산에 소홀히 하고 중앙정치에만 몰두했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습니다.

국민의힘은 지난 22대 총선 당시 북구갑 탈환을 위해 부산시장을 지낸 5선 서병수 의원을 전략공천했습니다. 그러나 서 의원은 46.67% 득표에 그쳤고, 전 의원은 부산에서 유일한 민주당 3선 의원으로 살아남았습니다.

전 의원이 험지인 부산 북구에서 3선 고지에 오를 수 있었던 비결은 탄탄한 지역구 관리와 주민과의 깊은 유대감, 그리고 외지인에게 다소 배타적인 북구 특유의 정서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는 해석에 무게가 실립니다.

재보궐 선거, 누가 나와도 쉽지 않다
 2016년 총선 당시 전재수 후보 현수막
ⓒ 임병도
해양수산부 장관직을 사임한 전 의원은 다가오는 6·3 지방선거에서 부산시장에 도전할 예정입니다. 그가 부산시장 선거에 나서면 북구갑은 재보궐 선거를 치러야 합니다. 귀중한 1석을 차지하기 위해 여야 모두 전략공천 카드를 꺼내 들 것으로 보이지만, 어느 후보가 오더라도 만만치 않은 승부가 예상됩니다.

국민의힘 내부에서 유력하게 거론되는 인물은 박민식 전 의원입니다. 본인의 원래 지역구였던 만큼 출마 가능성이 높게 점쳐집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박 전 의원이 등판할 경우 도리어 국민의힘이 필패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옵니다.

실제로 지난 5일 부산 북구 주민들로 구성됐다는 '바른정치연대'는 부산시의회 브리핑룸에서 "북구를 버리고 한마디 말도 없이 떠난 배신자 박민식을 결사반대한다"라는 내용의 현수막을 들고 박 전 의원 퇴출을 주장했습니다.

박 전 의원이 부산을 떠나 서울 강서을 등 지역구를 옮겨 다니다 낙선한 뒤, 다시 북구갑으로 돌아오려는 행보가 재보궐 선거에서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옵니다.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가 3월 7일 부산 북구 구포시장을 찾아 상인들과 지지자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 연합뉴스
노기섭 전 부산시의원(북구)은 "조국, 한동훈 등 인지도 높은 유명 정치인이 출마한다고 해서 곧장 당선으로 이어진다고 보기 어렵다"며 "북구 주민들은 외부인을 그리 선호하지 않는다"라고 강조했습니. 이어 "민주당이 전략공천을 하더라도 지역 밀착형이었던 전재수 의원만큼의 지지를 끌어낼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라고 덧붙였습니다.

통상 재보궐 선거에서는 인지도가 높은 거물급 정치인의 당선 가능성이 크다고들 말합니다. 그러나 부산 북구갑만큼은 그런 선거 공식이 통하지 않을 공산이 큽니다. 아직 여야의 북구갑 재보궐 선거 대진표가 확정되지 않았지만, 그 누구에게도 호락호락한 선거가 되지는 않을 전망입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독립언론 '아이엠피터뉴스'에도 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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