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관광지 해제되면 오히려 손해?…화순도곡온천단지 '딜레마'
협의회, 관광지 지정 전면 해제 요구
병원·주거 시설 등 업종 다양화 필요
군 "지정 해제되면 용도지역 환원 우려"
복합시설지구로 용도변경 제안 상태

"온천관광단지인데 온천 특징이 없어요. 관광지라고 하지만 인프라도 없고 방문객은 줄고 상인들은 죽을 맛이죠."
10일 오전 전남 화순 도곡면 천암리 일원.
평소 온천을 즐기러 방문객이 붐비던 이 일대는 사람 한 명 없이 썰렁한 분위기가 감돌았다. 한산한 분위기 속 음식점과 카페 사장님은 손님을 기다리듯 밖을 쳐다보며 한숨을 내쉬었다.
이곳은 1989년 화순도곡온천관광지로 지정된 이후 주말과 평일 가릴 것 없이 방문객이 끊이질 않던 곳이었다. 광주에서 차로 10여분 거리에 위치한 데다, 근처에 골프장까지 있어 온천을 즐기러 온 가족·친구 등의 모임 단위 손님들이 줄을이었다.

때문에 20여년 전부터 숙박업체가 줄줄이 들어섰지만, 지금은 온천 문화가 바뀌면서 손님이 뚝 끊겼다. 일부 무인텔은 폐업한 채 긴 끈으로 입구를 막아놓는 등 사실상 방치돼 있었다. 이 관광단지에 남은 숙박업체는 단 28곳뿐이었으며, 이마저도 매년 폐업이 속출하거나 경매로 매물이 나오고 있다. 이곳에서 20여년간 숙박업체를 운영했다는 박 모 씨는 "과거엔 온천을 즐기러 온 손님이 많았지만, 지금은 주말에도 한 팀도 받기 어렵다"며 "리모델링을 해볼까 했는데 나이가 많아 쉽지 않다"고 하소연했다.
한 카페 대표 김 모 씨는 "불과 몇 년 전에는 손님이 많아 가게에 발 디딜 틈이 없었지만, 지금은 평일엔 손님 한 명도 받기 힘든 실정이다"며 "관광지라고 지정했지만, 인프라는 매우 부족하다. 가로등도 부족해 밤이 되면 주변이 깜깜해서 누가 오고 싶을까 싶다"고 말했다.
이 일대에서 온천을 활용한 대중목욕탕도 과거엔 4곳에 달했으나, 현재는 2곳밖에 남지 않으면서 '온천관광단지'란 말도 무색해졌다. 또 코로나19 유행 이후로 목욕 문화가 바뀐 점도 매출이 줄어드는데 한몫했다. 한 온천 업체 관계자는 "코로나19 이후 대중목욕탕의 손님이 확 줄었다"며 "목욕 가격엔 손님들이 민감하다 보니 함부로 가격도 올릴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상황으로 이 일대 상인들이 모인 '도곡발전협의회'는 최근까지 관광지 지정 해제를 요구하고 있다. 관광지로 지정되면서 도곡온천단지에 들어설 수 있는 업종이 숙박과 음식점, 카페 등으로 한정돼 있기 때문이다.
실제 민간 투자도 매우 저조한 실정이다. 화순군은 1989년 지정 이후 관리사무소와 도로, 주차장, 화장실 등 공공시설을 설치하는 데 264억원을 쏟아부었다. 휴양문화시설지구에 어린이 직업체험관 '키즈라라'가 들어올 수 있도록 205억원 상당 부지를 제공하기까지 했다. 그러나 상가시설지구의 경우 민간투자가 총 57동 중 15동에 그쳤으며, 숙박시설지구는 81동 중 절반 수준이 40동뿐이다.
김재열 도곡발전협의회장은 "초창기엔 온천이 활성화가 됐지만, 현재는 문화가 바뀌었다. 사람들을 끌어들일 유인책이 필요하기 때문에 관광지 지정 전면 해제를 통해 다양한 업종이 들어설 수 있어야 한다"며 "군에 수차례 요구했음에도 관광지 지정 해제가 아닌 일부 지구를 복합시설지구로 용도 변경하는 것에 그쳐서 아쉽다. 온천관광단지가 발전할 방안을 계속해서 고심 중이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화순군은 국토계획법에 따라 관광지가 지정 해제되면 지정되기 전의 농림지역 등으로 용도지역이 환원될 수 있어 일부 토지소유주들이 오히려 피해를 볼 수 있다는 입장이다. 또 관광지 지정 해제를 위한 기간은 2년여가 소요되지만, 복합시설지구 용도 변경은 그 절반인 1년이 소요돼 관광지 활성화에 더욱 유리하다는 설명이다. 군은 1억원을 들여 일부 지구를 복합시설지구로 변경하기 위해 도곡온천관광지 조성계획 변경 용역을 실시할 계획이다.
화순군 관계자는 "관광지가 만약 해제된다면 주민들이 오히려 피해를 볼 수 있다. 때문에 관광지 내 설치 가능한 시설을 더 다양화할 수 있도록 복합시설지구 용도변경을 제안한 것이다"며 "관광지 해제 절차는 2년 소요가 예상되지만, 복합시설지구는 용역이 끝나면 1년 내로 마무리 할 수 있어 더 효율적이다"고 말했다.
호남취재본부 민찬기 기자 coldair@asiae.co.kr
호남취재본부 신동호 기자 sdhs675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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