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사회, 여전히 진보와 야만의 각축장...조희대 내란재판 주도, 엄청난 모순"
[이용신, 김병기 기자]
|
|
| ▲ 김삼웅 전 독립기념관장 자택에서 인터뷰를 진행했다. |
| ⓒ 김병기 |
김 전 관장은 특히 "근대 사법제도가 확인된 이래 우리나라 사법부는 국민의 원성과 지탄의 대상이 돼왔고, 공교롭게도 을사오적이 모조리 법관 출신이었다"면서 "내란죄의 주범인 윤석열이 지명한 조희대 대법원장이 내란재판을 주도하고 있다는 것은 엄청난 자기 모순"이라고 비판했다.
하지만 그는 "우리 현대사가 대단히 어려운 국면에 있지만 세계가 부러워할 정도로 놀라운 회복력을 발휘하고 있다"면서 "어려운 상황에서도 선함과 역사 정의를 발동시켜온 우리민족은 이 어두운 터널을 통과하면서 민주주의를 복원하고 국가의 정맥인 역사정의를 실현해나갈 것"이라고 낙관했다.
지난달 25일, 남한강이 내려다보이는 경기 남양주시의 자택에서 <오마이뉴스>와 만난 김삼웅 전 관장(83)은 지난해 청암 송건호 언론상을 수상했고, 최근 한국 현대사를 빛낸 '명문 53편'에 풍부한 역사적 해석을 담은 <한국을 바꾼 역사의 순간, 할 말이 있다>(달빛서가 출판)를 펴냈다. 김 전 관장은 오마이뉴스 10만인클럽 회원이기도 하다.
다음은 김병기 기자가 김 전 관장을 인터뷰한 내용을 일문일답으로 정리한 내용이다.
|
|
| ▲ 김 전 독립기념관장이 2025년 송건호 언론상을 수상했다. |
| ⓒ 이용신 |
"기자들이 존경하는 국내 언론인 1위가 송건호 선생님입니다. (2003년 미디어오늘-한길리서치조사) 그런 분의 상을 감히 제가 받았습니다. 상당히 영광이고, 마음에 부담도 됩니다. 송 선생님이 언론사에 있을 때 사주보다는 기자들과 독자들을 보고 행동했습니다. 5공시기 언론이 탄압받을 때 시민단체를 조직해서 '바른언론운동'을 하고 한겨레신문을 창간했지요. 여러차례 민주화 운동 관련해서 투옥도 되고 고문도 많이 당하고, 우리 언론사에서 찾기 힘든 그런 어른이십니다."
- 송건호 선생님이 어떤 언론인이었는지 한마디로 응축해서 말씀해주신다면.
"정론직필. 신념과 양심에 따른 언론인이죠. 1964년 8월 월간 사상계가 있었어요. 사상계에 선생님이 곡필 언론에 대해서 썼는데 저는 글을 읽고 송 선생님을 다시 보게 되었습니다. 그 영향으로 <곡필로 본 해방 50년> 책을 썼습니다."
-이번에 출간한 책 <한국을 바꾼 역사의 순간, 할 말이 있다>에도 송건호 선생님의 글이 있습니다.
"53편을 실었는데, 해방 80년 동안에 우리나라 역사에 영향을 끼친 글들, 선언문 창간사, 구호, 논설, 수필, 여러 장르에 글이 있는데 이중 53편을 골랐어요. 한겨레신문에 송건호 선생이 쓰신 창간사도 포함돼 있있습니다."
- 이번에 책에 실린 글에서 최고의 글을 꼽으신다면 어떤 게 있을까요.
"1945년 8월 16일 해방된 날이죠. 그때 정치인이자 독립운동가였던 몽양 여운형 선생이 휘문고등학교에서 '광복 첫 일성' 강연을 했어요. 이 글을 읽어본 분이 많지 않습니다. 어떤 상황에서 이런 연설이 쓰였고, 그 파급 효과를 적은 이유는 젊은 세대들을 위함입니다. 젊은 세대가 그 시대를 잘 모르잖아요."
- 그렇다면 책 53편중에 젊은이들이 꼭 읽었으면 좋은 명문이 있다면 어떤 겁니까?
"<광주시민궐기문>입니다. 1980년 전두환 무리가 무차별 학살을 하니까 더 이상 당할 수는 없지 않느냐. 그래서 청년들을 중심으로 해서 광주 시민들이 발표한 선언문이 있습니다. 우리 시민군은 왜 총을 들었는가. 애꿎은 시민들이 민주화를 위해서 정의에 횃불을 들어야 된다. 그런 내용입니다.
- '윤 어게인'을 외치는 젊은이들에게 보여주고 싶은 글이네요. 그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젊어서는 의롭게 살고, 중년에는 정직하게 살고, 노년에는 깨끗하게 살아야 됩니다. 젊은이들이 역사의 흐름, 세계사의 조류, 우리 민족의 정통성, 대한민국의 건국이념에 대한 생각이 부족합니다. '윤 어게인'에 현혹돼 젊은 사람들이 반동의 길을 걷는다면, 중년 때에 바르게 살려고 해도 딱지가 붙어서 쉽지 않습니다. 젊은 세대들에게 이 말을 꼭 해주고 싶습니다."
"윤석열은 빈 깡통... 비슷한 인물은 최우"
- 윤석열 1심 판결이 내려졌지만, 여전히 내란 재판이 진행 중입니다. 법정에서 윤석열이 보인 말과 행동 어떻게 보셨는지 궁금합니다.
"빈 깡통입니다. 검찰총장을 역임하고 대통령 지위까지 오른 인물인데 어떻게 그렇게 비어 있는 건지 그 빈 그릇에 반동적인 극우 논리에 잘못된 가치관만 가득 차 있더군요. 왜곡된 렌즈로 세상을 보다 보니까 대한민국 정체성인 민주공화제 자체를 부정하고... 본인뿐만 아니라 측근들 주변 모두 그렇습니다. 유유상종이죠."
- 역사 연구를 계속 해오셨는데요. 윤석열을 어떤 인물과 비견할 수 있을까요?
"고려 무신정권에 최우라는 자가 있었는데 자기 안방에다가 정방을 차려놓고 국가 정사를 하는, 개인 사랑방에서 정치를 가지고 노는 그런 사람이었습니다. 독일 나치 때 망명 작가 브레히트가 이런 말을 했습니다. "파시즘과 싸운 자들이 내면에 파시즘을 남기고 떠났다"라고. 윤석열은 이명박·박근혜의 부패, 타락, 월권을 주도적으로 수사했던 장본인으로 그 스스로 파시즘을 길을 갔습니다. "
- 윤석열의 부인 김건희와 비견될 만한 인물이 있다면 누구일까요?
"조선왕조 말기에 '이씨의 사촌이 되지 말고 민씨의 팔촌이 되라'라는 말이 있었습니다. 민비 세력이 막강했고 삼정문란, 비리 부패의 온상이 됐죠. 김건희씨는 '아무것도 아닌 사람'이라고 했지만, 민비처럼 막강한 권세를 휘두른 것이죠."
- 김건희와 윤석열 법원 판결에 대해 우려가 상당히 많습니다. 사법부가 쿠데타 세력 청산에 걸림돌이라며 우려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근대 사법 제도가 확립된 이래 우리나라 사법부는 국민의 원성과 지탄의 대상이 됐습니다. 용서할 수 없는 부분이 을사오적이 모조리 법관 출신입니다. 돌이켜 보면 독재자가 악덕을 저지르면, 사법부에서 뒷설거지를 했습니다. 이승만이 적대시한 조봉암 선생을 사법살인했습니다. 전두환 때 김대중 선생을 사형선고 절차를 사법부에서 했습니다. 박정희 때 8명의 사형 선고를 했던 인혁당 사건도 뺄 수 없습니다. 판결 하루만에 사형집행을 했습니다."
|
|
| ▲ 김삼웅 전 독립기념관장(왼쪽)과 인터뷰를 진행한 김병기 기자가 김 전 관장이 소장한 고서를 보고 있다. |
| ⓒ 이용신 |
"아이러니한 것이 내란죄를 저지른 윤석열이 지명한 사람이 조희대 대법원장입니다. 내란죄의 주범이 지명한 대법원장이 내란재판을 주도하고 있다는 것은 엄청난 자기모순 아닙니까."
- 아직도 쿠데타 잔존 세력들이 도처에 남아 있는 것 같습니다. 선생님께서는 지금 우리 사회가 쿠데타의 터널을 지금 제대로 빠져나오고 있다고 생각하시는지요?
"대단히 어려운 국면에 빠져있습니다. 어떤 면에서는 진보와 야만의 각축이라고 할 수도 있고...정의와 파시즘의 대결 국면이라고도 볼 수 있습니다. 우리가 어려운 처지에서도 민주화와 산업화를 동시에 성취한 유일한 국가인데... 가야 할 길이 멀지만 성공할 거라고 봅니다."
- 그런 낙관의 근거를 어디에서 찾으시나요.
"우리 민족이 정의롭고 어려울 때도 역사 정의가 발동되었습니다. 12.3 불법 계엄이 어떻게 보면 치욕과 영광이 동시에 작동한 순간이거든요. 저는 박정희나 전두환보다 윤석열이 악질적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는 국가 안위를 자신의 권력 욕망을 위해서 헌신짝같이 던지고 북한을 자극해서 전쟁을 일으키고, 그걸 명분으로 영구집권을 획책하였습니다. 그런데도 재판부는우리나라 형법에 내란죄는 사형하고 무기밖에는 없으니까 무기를 선언하면서도 계엄은 사법 심사의 대상이 아니다라고 했어요. 대통령을 왕이나 황제처럼 인정을 하고 있는 것 같아요."
- 지귀연 판사가 그런 결정을 했지요.
"대통령이 내란 불법 계엄을 해도 처벌할 수 없다면 공화제가 아닙니다. 우리 법관들이 각성해야 합니다. "
- 오마이뉴스 10만인클럽 장기 회원이십니다. 회원들에게 꼭 해주고 싶은 말씀있다면 어떤 겁니까?
| 김삼웅 전 관장 약력 |
| 신흥무관학교 기념사업회 공동대표(현), 전 대한매일(현 서울신문) 주필, 제7대 독립기념관장 성균관대학 겸임교수, 민주화 명예회복과 보상심의위원회 위원, 제주 4.3진상규명과 명예회복위원회 위원 친일반민족행위진상조사위원회 위원. |
Copyright © 오마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엄마가 너무 못나서"...편지 속 2199명의 참혹한 사연들
- 임은정 고소한 박상용의 20쪽 반박문...중요한 게 빠졌다
- 온천욕에 코스요리...'히로시마 무료여행 쿠폰' 진짜였다
- [단독] 국토부, 조선일보 부동산 계열사 <땅집고> 기사 무더기 제소
- [단독] '송별회 화장실 불법촬영' 장학관, 카메라 여러 대 썼다... 영상 확보
- 헌재 "대법 확정 판결도 1심서 문제 발견되면 처음부터 심리"
- [손병관의 뉴스프레소] 김어준 방송에서 나온 대통령 최측근의 '공소 취소' 타진설
- 값비싼 알부민, 계란 흰자보다 나을 게 없다고?
- 의사, 변호사 등으로 일하던 여성들이 집안에 갇혀 지냅니다
- "대통령 뜻, 공소 취소 지시" 김어준 방송 논란... "출처 못 밝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