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상승 발맞춰 삼전·SK '자사주 소각' 훈풍 "100조 특별배당 가능성도"

이창환 2026. 3. 11. 0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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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16조원 자사주 소각 발표에 주가 상승
'100조 특별배당 가능성' 등 밸류업 추가 발표 기대감도
SK도 자사주 5조 소각…주요 기업들 잇따를듯

삼성전자가 16조원 규모의 자사주 소각을 결정했다. SK그룹의 지주사 SK도 약 5조원의 자사주 소각을 예고했다. 기업의 자사주 소각 의무를 담은 3차 상법개정안 시행에 맞춰 재계 1, 2위 그룹 핵심 기업이 적극적인 자사주 소각에 나서면서 증시 훈풍 기대감도 커졌다.

삼성전자 16조원 규모 자사주 소각 발표에 주가 상승

11일 코스피는 전거래일 대비 2.28% 오른 5658.72에 개장한 뒤 오름폭을 키워 오전 9시29분 기준 2.66% 오른 5679.68을 기록 중이다. 코스닥도 1.56% 오른 1155.48에 장을 시작한 뒤 오전 9시30분 기준 1.68%로 상승 폭을 키웠다.

이날 증시 상승을 주도하는 회사는 삼성전자와 SK 등 대형주다. 오전 9시23분 기준 삼성전자는 전거래일 대비 2.6% 오른 13만8000원에 거래 중이다. 같은 시간 SK는 전거래일 대비 5.56% 오른 37만5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올해 상반기 중 보유 자사주 1억543만주 가운데 8700만주를 소각하겠다고 전날 밝혔다. 전거래일 종가 기준 약 16조3500억원으로 작년 전체 영업이익의 3분의1에 해당하는 대규모 소각이다. SK도 10일 이사회를 열고 보유한 자사주 약 1798만주 중 임직원 보상 활용 목적을 제외한 약 1469만주를 소각하기로 했다. 전일 종가 기준으로 자사주 가치는 5조1575억원이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와 SK 두 기업이 자사주를 대거 소각함으로써 주주 가치를 끌어올리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표현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삼성전자의 자사주 소각 소식이 알려지면서 삼성전자 지분 8.51%를 보유한 삼성생명과 1.49%를 가진 삼성화재 주가 역시 강세다. 오전 9시24분 기준 삼성생명은 5.44% 오른 22만3000원에 거래 중이고 삼성화재도 2.35% 오른 50만원을 기록했다.

삼성전자가 자사주를 예정대로 소각하면 삼성생명과 삼성화재의 삼성전자 지분율 합계가 10%를 넘게 된다. 이 경우 금산분리 원칙에 어긋날 수 있어 두 회사는 삼성전자 주식을 매각해야 하고 차익 기대감이 주가에 반영됐다는 평가다. 김지원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 주주환원 수혜 가능성이 삼성생명과 삼성화재의 주가 하방 압력 제한으로 작용하는 구간이 지속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재명 정부의 3차 상법 개정안이 이달 6일 전면 시행되면서 기업들의 자사주 소각 행렬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3차 상법 개정안의 핵심은 신규 자사주는 취득일 기준 1년 이내 소각을 의무화해야 하며 기보유 자사주는 1년 6개월 안에 소각해야 한다는 것이다. 자사주를 보유한 기업들이 삼성과 SK의 뒤를 이어 소각발표를 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증권가에서 나온다.

삼성전자 특별배당 등 밸류업 기대감 커져

삼성전자의 경우 올해 메모리 반도체 호황에 따라 이익이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대규모 특별배당에 대한 기대감도 커진다. 글로벌 투자은행(IB) 맥쿼리는 지난달 24일 보고서를 내고 올해 삼성전자가 200조원에 달하는 순이익을 바탕으로 대규모 특별배당을 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다니엘 김 맥쿼리 연구원은 "삼성전자가 연말에 주주들에게 약 100조원 규모의 특별 배당을 지급할 가능성이 있다"고 언급했다.

삼성전자가 이달 중으로 기업가치 제고계획(밸류업)을 내놓을 것이라는 기대감도 나온다. 삼성전자는 국내 최대 기업이지만 아직까지 밸류업 공시는 하지 않고 있다. 정부가 배당소득 분리과세 제도를 도입하면서 삼성전자도 이에 맞춰서 오는 18일로 예정된 정기 주주총회를 전후로 밸류업 공시를 할 수 있다는 예측이 나온다.

주주환원 기대감이 커지면서 그동안 삼성전자 주식을 지속해서 순매도했던 외국인이 다시 순매수로 돌아설 가능성도 있다. 외국인들의 삼성전자 이탈은 지난 2월 중순부터 본격화됐다. 이들은 2월13일부터 3월9일까지 단 하루도 빠짐없이 삼성전자를 순매도했다. 이 기간 외국인이 삼성전자 한 종목에서만 쏟아낸 순매도 대금은 20조129억 원에 달한다. 이에 삼성전자의 외국인 지분율은 지난 5일 49.97% 아래로 떨어졌다. 지난해 4월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폭탄 우려로 시장이 요동쳤던 이래 약 11개월 만이다.

특히 중동 전쟁을 기점으로 매도는 더 가팔라졌다. 외국인은 지난달 27일과 이달 3일 삼성전자를 각각 4조2242억원, 3조1967억원 순매도했다. 같은 기간 SK하이닉스 역시 2조 5029억원, 1조2070억을 팔았다. 이는 지난달 28일 미국의 이란 공습 소식이 전해지자 시장에 스태그플레이션 공포가 확산된 탓이다.

증권가는 이를 차익 실현과 상장지수펀드(ETF) 포트폴리오 조정의 결과로 봤다. 최근 외국인의 한국 반도체 집중 매도세는 종목의 기초 체력 문제라기보다 미국 상장 한국 ETF인 'iShares MSCI Korea ETF(EWY)'의 운용 규칙상 종목 비중 제한에 따른 기계적 현상이라는 분석이다. 지수 산출 방식상 삼성전자 단일 종목 비중이 25%에 육박하거나 SK하이닉스를 포함한 두 종목의 합산 비중이 50%에 근접할 경우 규정 준수를 위해 보유 물량을 강제로 덜어내야 하는 구조적 매도 압력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결국 비중이 안정권으로 들어오면 외국인 수급이 다시 유입되는 되돌림 현상이 나타날 가능성이 높았다. 실제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0일 외국인은 삼성전자를 7759억원, SK하이닉스를 7060억원 순매수했다.

윤지호 경제평론가는 "외국인들이 삼성전자를 매도한 것은 차익실현을 한 것"이라며 "어떤 특별한 이유 때문에 삼성전자 비중을 줄였다고 볼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금은 변동성 장세이기 때문에 전체적인 흐름 속에서 봐야 한다"며 "삼성전자의 주주환원 금액이 클 것으로 예상되고, 그런 측면에서 상당히 매력적인 상태"라고 말했다.

이창환 기자 goldfish@asiae.co.kr
임춘한 기자 cho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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