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동시각]집값 전쟁에서 참패하지 않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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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이 집권 2년차 들어 부동산 세제를 정조준하고 있다.
집권 첫해 내놓은 지역·대출 규제 약발이 먹히지 않자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와 대출 규제 카드를 꺼내 들었다.
주택 공급 부족 해결이나 국민 다수를 설득해야 하는 세제 개혁은 미룬 채 집값이 급등한 뒤만 쫓아 땜질식으로 틀어막는 규제만 남발해놓고 이제 와 이익 본 거 다 토해내라는 건 정부의 실패를 국민에게 전가하는 게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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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급·금융·세제 3박자 맞아야

이재명 대통령이 집권 2년차 들어 부동산 세제를 정조준하고 있다. 집권 첫해 내놓은 지역·대출 규제 약발이 먹히지 않자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와 대출 규제 카드를 꺼내 들었다. 지선을 앞두고 득표에 도움이 안 되는 세금 인상은 입에 담지 않을 거란 예상을 깨고 징벌적 과세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서울 아파트를 독식하고 있는 집값 폭등의 주범인 다주택자를 징벌해 시장을 정상화하겠다는 논리다. 지난해 서울 아파트값이 9% 치솟으며 벼락부자와 벼락거지가 속출하는 극심한 자산 양극화 상황에서 '불로소득 세금 환수'를 선언하며 서민 유권자 불만을 달래는 것이 선거에 도움이 되겠다는 역발상이었다.
이 전략이 통했는지 서울 아파트 절세매물이 쏟아지고 치솟던 호가도 한풀 꺾였다. 이 대통령은 기세를 몰아 연일 보유세 인상을 시사하는 메시지를 쏟아냈다. 시장에서는 지선 이후 다주택자나 초고가 아파트에 대한 보유세 인상을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숙제를 가져간 세제당국은 연구용역을 거쳐 하반기 구체화한 방안을 내놓겠다고 한다. 비거주 1주택자 양도세에 대한 장특공제를 손질하고, 공시가격 현실화율이나 공정시장가액비율을 높여 다주택자에 대한 종부세 부담을 높이는 방안이 유력하게 검토된다.
서울 집값 안정이라는 대통령 목표에는 이견을 내기 어렵다. 그런데 세금만으로 서울 집값이 잡힐까. 지난 두 번의 진보 정권에서 보유세·양도세 중과라는 정책 조합이 얼마나 처참한 실패를 경험했는지 우리는 지켜봤다. 중과세는 매물 잠김을 필연적으로 유발한다. '집을 팔자니 양도세, 안 팔자니 보유세' 세금 가두리에 포위시켜 매물 잠김을 초래했고, 폭등한 집값이 전월세 가격으로 고스란히 전가돼 정책은 효과를 보지 못하고 정치적 저항만 키웠다. 지난 정권에서 실패한 게 지금이라고 다르겠나.
한국의 보유세가 낮은 건 맞다. 보유세 실효세율은 시세 대비 0.1%대 불과하다. 미국·일본 등 선진국은 1%대다. 하지만 보유세 산정 기준을 최초 매입 가격으로 하는 선진국과 달리 한국은 시세와 연동된 공시가격을 기준으로 해 세금의 예측 가능성이 떨어진다. 매입 시 내는 취득세(기본세율 1~3%)와 집을 팔 때 양도 차익에 대해 내야 하는 세금(6~45%) 등 거래세 부담은 선진국보다 훨씬 과중하다. 이 같은 낮은 보유세와 과중한 거래세 부담이 똘똘한 한 채 쏠림을 낳고 자산 양극화를 심화시켰음은 이미 증명된 사실이다.
정부는 진작 이 문제점을 알고 있었지만 조세 저항이 두려워 세제 개혁을 미뤄왔다. 주택 공급 부족 해결이나 국민 다수를 설득해야 하는 세제 개혁은 미룬 채 집값이 급등한 뒤만 쫓아 땜질식으로 틀어막는 규제만 남발해놓고 이제 와 이익 본 거 다 토해내라는 건 정부의 실패를 국민에게 전가하는 게 아닌가. '직을 걸고 투기를 때려잡겠다' '하늘이 두쪽 나도 부동산만은 잡겠다'와 같은 구두개입성 발언의 효과는 과거 정부에서도 길게 가지 못했다. 세금이라는 압박 수단으로는 시장을 통제할 수 없다. 집값 전쟁에서 참패하지 않는 길은 공급과 금융, 세제를 아우르는 정밀한 정책이다. 정부가 오는 7월 세법개정안을 통해 '보유세 인상, 거래세 인하' 방향으로 종합적인 개혁 로드맵을 제시하길 기대해본다.
조유진 경제부 차장 tin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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