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솟는 유가에 출구 찾는 트럼프… 이스라엘·이란 대응이 변수

임성수 2026. 3. 11. 0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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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9일(현지시간) 연설과 기자회견, 인터뷰 등을 통해 종전 신호를 연이어 발신한 건 유가 상승 충격, 여론 악화 우려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분석된다.

트럼프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이란 전함 51척 침몰, 미사일과 드론 시설 파괴 등을 거론하며 "이란의 군사력을 완전히 소탕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트럼프가 출구전략을 해도 전쟁을 함께 시작한 이스라엘과 공격 상대방인 이란의 태도에 따라 전황은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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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곧 끝나” 종전 연이어 언급
유가가 배경… 물가·중간선거 위험
전쟁 반대 여론·마가 균열도 부담
이스라엘·이란이 물러설지 미지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9일(현지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트럼프 내셔널 도럴 마이애미 골프리조트에서 이란 전쟁 관련 기자회견을 마친 뒤 연단을 떠나고 있다. 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9일(현지시간) 연설과 기자회견, 인터뷰 등을 통해 종전 신호를 연이어 발신한 건 유가 상승 충격, 여론 악화 우려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분석된다. 하지만 실제 종전에 이르는 출구전략을 마련하기 위해선 아군인 이스라엘의 동의, 적군인 이란의 공격 중단이란 변수가 남아 있다.

트럼프가 이날 종전 가능성을 언급한 것은 무엇보다 급등한 유가가 배경이 됐다는 설명이 나온다. 트럼프는 유가가 요동칠 때마다 호르무즈 해협 호위 시사 등 민감하게 반응했다. 유가 상승은 나머지 물가 상승으로 이어진다. 11월 중간선거를 앞둔 트럼프로선 위험 신호다. 트럼프가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모든 위협을 단번에 종식시킬 것이다. 그 결과 미국 가정의 석유와 가스 가격은 하락할 것”이라고 한 것도 이를 의식한 것으로 해석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날 “일부 참모들은 유가 급등과 장기 분쟁이 정치적 반발을 촉발할 수 있다고 우려하며 출구전략을 마련할 것을 촉구했다”고 전했다. 전쟁 격화 우려로 배럴당 110달러를 넘기며 급등하던 국제 유가는 트럼프 발언 이후 크게 떨어졌다.

전쟁 반대 여론도 부담이다. 로이터통신과 여론조사기관 입소스가 6~9일 미국 성인 1021명을 온라인으로 조사한 결과, 이란 공격에 찬성한다고 답한 비율은 29%에 불과했다. 7명인 전사자가 더 늘 경우 여론은 더욱 악화할 수 있다. 트럼프의 강성 지지층인 ‘마가(MAGA)’ 진영 내에서조차 트럼프가 해외 불개입 원칙을 깨고 연달아 군사 행동에 나서는 것을 두고 반발이 커지고 있다.

9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의 한 폐업한 상점 외벽에 이란 반정부 시위 과정에서 숨진 이들의 사진 위로 ‘전쟁을 멈추라(STOP WAR)’는 빨간색 문구가 적혀 있다. AFP연합뉴스


트럼프가 전쟁 성과를 반복해 강조하는 것도 출구전략을 위한 밑그림일 수 있다. 트럼프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이란 전함 51척 침몰, 미사일과 드론 시설 파괴 등을 거론하며 “이란의 군사력을 완전히 소탕했다”고 말했다. 전과는 승전 선언과 전쟁을 멈추는 명분일 수 있다. 캐럴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무조건적 항복’에 대해 “‘장대한 분노’ 작전 목표가 완전히 달성됐다고 판단하는 시점이 되면 그때 이란이 스스로 선언하든 안 하든 무조건적인 항복 상태에 놓인다”고 설명한 바 있다.

하지만 트럼프가 출구전략을 해도 전쟁을 함께 시작한 이스라엘과 공격 상대방인 이란의 태도에 따라 전황은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다. 먼저 이스라엘은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등 이란 지도부 제거에 그치지 않고, 이란이 역내에서 더 이상 위협적인 존재가 되지 않기를 바란다. 마이클 싱 워싱턴 근동문제연구소장은 AFP통신에 이스라엘은 하마스를 지지해 온 성직자 주도 정부를 가진 이란을 영구적으로 약화시키길 원한다고 말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전날 이란에 대한 작전이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말했다.

강경파인 모즈타바 하메네이가 최고지도자로 선출된 상황에서 이란이 물러설지도 관건이다.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이 인접국에 대한 사과와 공격 중단을 번복한 데서 보듯 이란은 혁명수비대(IRGC)를 중심으로 한 강경파의 목소리가 큰 상황이다.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이란 의회의장은 10일 엑스에 “다시는 우리의 사랑스러운 이란을 공격할 엄두조차 내지 못할 만큼 침략자들이 교훈을 얻도록 그들의 입을 틀어막아야 한다”고 적었다. 또 “전쟁-협상-휴전, 그리고 전쟁으로 이어지는 고리를 끊길 원한다”며 이 순환고리는 이스라엘이 주도권을 주장할 때 쓰는 술수라고 했다.

워싱턴=임성수 특파원 joyls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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