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수록 손해"…정부의 '가격 칼날'에 사면초가 정유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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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국제 유가 급등을 잡기 위해 30년 만에 석유 최고가격제를 전격 도입하고 국세청을 동원한 전방위 단속에 나섰다.
이번 조치는 1997년 유가 자유화 이후 처음으로 시행되는 직접적인 가격 통제라는 점에서 시장에 미칠 파장이 클 것으로 전망된다.
석유 최고가격제가 시행될 경우 1997년 유가 자유화 이후 약 30년 만에 정부가 석유 가격에 직접 개입하는 사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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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마진·손실 보전 논란 속 담합 조사·세무 점검까지 겹쳐
업계 "2주 시차 가격 설정, 시장 변동성 반영 어려워"

정부가 국제 유가 급등을 잡기 위해 30년 만에 석유 최고가격제를 전격 도입하고 국세청을 동원한 전방위 단속에 나섰다. 이번 조치는 1997년 유가 자유화 이후 처음으로 시행되는 직접적인 가격 통제라는 점에서 시장에 미칠 파장이 클 것으로 전망된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이번 주 석유 최고가격제를 시행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국제 시세에 일정 마진을 더해 정유사가 주유소에 공급하는 가격 상한을 정하는 방식이 유력하게 검토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석유 최고가격제가 시행될 경우 1997년 유가 자유화 이후 약 30년 만에 정부가 석유 가격에 직접 개입하는 사례가 된다.
최근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 이후 중동 정세가 악화하면서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서는 등 유가 상승 압력이 커지자 정부가 가격 안정 조치에 나선 것이다.
실제로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에 따르면 이날 기준 서울 주유소 휘발유 평균 가격은 ℓ당 1949원을 넘어섰다. 경유 가격도 1971원 수준까지 올라 휘발유보다 높은 가격을 기록했다. 이란 공습 이전과 비교하면 휘발유는 약 11%, 경유는 18% 이상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원가는 치솟는데 가격은 꽁꽁, 역마진 현실화 우려
정유업계는 원유를 전량 수입해 가공하는 산업 특성상, 국제 유가 상승기에 도입되는 가격 통제가 경제 논리와 충돌할 수 있다는 점을 주시하고 있다. 급진적인 대책 추진이 시장의 자율성을 훼손하고 장기적인 수급 불안을 초래할 수 있다는 목소리도 높다.
국제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상회하며 원재료 도입 비용이 치솟는 상황에서 판매 가격이 인위적으로 제한될 경우, 원가가 공급가를 앞지르는 '역마진' 발생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특히 2주 단위의 가격 조정 방식은 시시각각 변하는 국제 시세와의 시차를 발생시켜, 정유사가 시장 변동성에 유연하게 대응하는 것을 어렵게 만든다는 지적이 나온다.
또한 정부가 약속한 손실 보전 방안에 대해서도 회의적인 시각이 지배적이다. 가격 상한으로 인해 발생하는 손실 규모를 어떻게 산정할지에 대한 명확한 기준이 아직 제시되지 않은 데다, 국제 유가와 환율, 정제마진 등 복잡한 시장 변수를 정부가 사후적으로 정확히 반영하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결국 상당 부분의 손실을 기업이 부담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도 나온다.
실질적인 가격 안정 효과에 대해서도 의문이 제기된다. 정유사의 공급가를 통제하더라도 전국에 산재한 개별 주유소의 최종 판매가까지 정부가 일일이 관리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유통 단계에서의 마진 차이나 지역별 임대료 차이가 반영되지 않은 일률적인 통제는 오히려 현장의 혼란만 부추길 수 있다. 여기에 고강도 담합 조사와 세무 점검이 동시에 몰아치면서 업계가 느끼는 압박감은 최고조에 달한 상태다.
정유업계는 일단 정부 방침에 최대한 협조한다는 입장이지만 내부적으로는 당혹감과 우려가 교차하고 있다.
한 정유업계 관계자는 "정부 정책에 적극 협조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정책 추진 과정에서 시장 변수를 반영할 수 있는 정교한 보완책이 필요하다"며 "2주 시차의 가격 설정이나 불투명한 보전 기준 등 정책적 사각지대가 해소되지 않는다면 시장 안정보다는 유통 구조의 혼란만 가중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정부는 가격 통제와 함께 시장 단속도 강화하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최근 국내 정유 4사를 대상으로 현장 조사에 착수해 국제유가 상승 국면에서 석유제품 가격이 담합을 통해 결정됐는지 여부를 들여다보고 있다. 국세청 역시 주유소와 유통업체 등을 대상으로 탈세와 가짜 석유 유통 여부를 점검하는 등 석유 유통 시장 전반에 대한 단속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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