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아서 샀다"…벤츠 전기차 차주, 공정위 제재에 손배소 청구하나(종합)

정수인 기자 2026. 3. 10. 1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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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츠코리아 "공정위 판단 동의 못해…행정소송 제기"

메르세데스-벤츠[출처: 연합뉴스 자료사진]
인천 청라 아파트 지하 주차장 화재 합동 감식(인천=연합뉴스) 임순석 기자 = 2일 오전 인천 서구 청라 아파트 지하 주차장 화재 현장에서 경찰과 소방 등 관계자들이 합동 감식을 하고 있다. 전날 오전 6시 15분께 아파트 지하 1층에서 벤츠 전기차에 화재가 발생해 8시간 20분 만에 진화됐다. 이 화재로 지하 주차장에 있던 차량 40여대가 불에 탔고, 100여대가 열손 및 그을음 피해를 입었다. 2024.8.2 soonseok02@yna.co.kr

(서울=연합인포맥스) 정수인 기자 = 메르세데스벤츠가 배터리 셀 제조사 정보를 숨긴 채 전기차를 팔았다가 공정거래위원회의 제재를 받게 됐다.

조사 결과 소비자들이 글로벌 1위 배터리 제조사 업체인 CATL 배터리 셀 제품이 차량에 탑재되어있을 것으로 오인하고 벤츠 차량을 구매했다고 파악되면서 이번 제재로 피해 차주들이 본격적인 손해배상 소송 청구에 나설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됐다.

공정위는 메르세데스 벤츠가 배터리 셀 정보를 은폐·누락해 소비자를 사실상 속였다고 보고 벤츠 독일 본사와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에 과징금 112억3천900만 원을 부과하기로 했다고 10일 발표했다.

공정위에 따르면 벤츠는 2023년 6월 전기차 모델인 벤츠 EQE와 EQS에 파라시스 배터리 셀을 사용했다는 사실을 누락하고 마치 CATL 배터리 셀이 탑재된 것처럼 기재한 판매 지침을 제작·배포했다.

이 때문에 국내 딜러사들은 파라시스 배터리 셀 탑재 사실을 전혀 모르는 상황에서 CATL 배터리 셀이 사용됐다며 판매 영업을 했고, 소비자들이 이를 믿고 차를 구매했다고 공정위는 판단했다.

이같은 소비자 기만 행위는 지난 2023년 6월부터 2024년 8월 차종별 배터리 셀 제조사를 공개하기 전날까지 이어졌다. 당시 벤츠는 인천 대단지 아파트 지하 주차장에서 화재가 발생해 논란이 되고 나서야 관련 정보를 공개했다.

해당 기간 파라시스 셀을 쓴 벤츠 차량은 약 3천 대 판매됐고, 판매규모는 약 2천810억 원이라고 공정위는 파악했다.

공정위가 이번 사건을 공정거래법 위반으로 판단하면서 피해 차주들의 본격적인 손해배상 소송 가능성이 제기된다. 공정거래법 제109조는 사업자 또는 사업자단체가 법을 위반해 피해를 본 자가 있는 경우 피해자에게 손해배상의 책임을 진다고 규정하고 있다.

공정위에도 'CATL 배터리 셀이 탑재된 차량인 줄 알고 구매했다'는 취지의 소비자 민원이 현재까지 90건 이상 접수됐다. 민원 발췌문에 따르면 한 민원인은 "벤츠를 믿고 산건데 벤츠에서 이렇게 사기를 치면 어떡하냐"면서 "집단 소송하자고 난리가 났다"고 말했다.

또한 차주들 사이 차량 전량 회수 및 CATL 배터리 셀이 장착된 차량으로의 교체 등을 요구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고 전해졌다.

전문가들은 소비자들이 일정 수준의 배상을 요구할 가능성은 높다고 보고 있다.

유용관 법무법인 주한 교통사고전문변호사는 "소비자들 입장에서는 계약 해지, CATL 배터리 셀로 교체, CATL-파라시스 부품 가격 차액 등을 요구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정신적 고통 등으로 위자료 청구를 할 수는 있을 것이나 법원의 인정 여부는 불확실"하다고 설명했다.

권용주 국민대 자동차디자인과 교수는 "액수가 많지는 않더라도 (벤츠에서) 파라시스 배터리 셀 탑재 사실을 알리지 않았고, 소비자들을 기만했다고 정부기관에서 판단을 내렸으면 소비자들은 문제를 삼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공정위 제재 발표 이전부터도 이미 진행 중인 고객 소송 건들이 있다고도 확인됐다.

승소 가능성은 크지 않을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이호근 대덕대 미래자동차학과 교수는 "과거 화재 사고에 따른 불안감 등을 제외하면 직접적인 피해 가능성이 있었다고 보기는 어려울 수 있다"며 "대규모 집단소송을 진행해도 정신적인 피해 외 손해를 증명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공정위 발표 이후 벤츠코리아는 입장문을 내고 "조사 초기 단계부터 관계 당국에 성실히 협조해왔다"면서 "이번 공정위 전원회의의 의결 내용을 존중하지만, 당사는 위원회의 판단에 대해 동의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벤츠코리아 측은 "언론과 고객들에게 올바르고 정확한 정보를 제공했다"면서 "향후 우리 입장을 행정소송 제기 등 법적 절차에 따라 계속적으로 피력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고객 소송건과 관련해서는 "진행 중인 건에 대해 말씀드리기 어렵다"고 말했다.

sijung@yna.co.kr

<저작권자 (c)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AI 학습 및 활용 금지>본 기사는 인포맥스 금융정보 단말기에서 15시 45분에 서비스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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