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인1조 작업원칙 위반"…경찰, 태안화력 김충현씨 사망사고 8명 송치

지난해 6월 충남 태안화력발전소에서 발생한 고(故) 김충현씨(50) 사망사고는 안전장치 미흡과 관리·감독 부실에 따른 ‘인재(人災)’로 드러났다.
충남경찰청 형사기동대는 10일 오전 ‘태안화력발전소 정비 근로자 사망사고’ 수사결과 브리핑을 갖고 한국서부발전 태안화력발전본부장 A씨(50대)를 비롯해 한전KPS 4명, 한국파워O&M 3명 등 관리감독자 8명을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검찰에 송치했다고 밝혔다.
고(故) 김충현씨, 혼자 작업하다 사고당해
경찰에 따르면 사고는 지난해 6월 2일 오후 2시 20분쯤 충남 태안군 한국서부발전 태안화력발전소 내 한전KPS 태안사업처 정비동 1층 공작기계실에서 발생했다. 당시 한전KPS로부터 발전설비 경상정비를 하청받은 2차 협력사 한국파워O&M 소속 김충현씨는 파손된 발전설비 부품을 선반으로 가공하던 중 회전하는 기계에 소매가 끼여 현장에서 숨졌다.

수사 결과 김충현씨 사망 사고는 선반 방호장치 미흡과 안전관리 소홀에 따른 선반 가공물의 고정 불량, 2인 1조 작업 원칙 위반, 작업 절차 미준수, 형식적인 위험성 평가 등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사고 원인과 직·간접적으로 연관된 36명을 조사한 뒤 주의의무 위반이 인정되는 책임자급 3명 등 8명을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송치했다. 다만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고발된 한국서부발전 대표와 한전KPS 대표, 한전KPS 발전안전사업본부장 등 3명은 구체적인 주의의무 위반과 예견 가능성으로 인정할 증거가 충분하지 않아 불송치 결정했다. 다만 중대재해처벌법과 관련해서는 고용노동부가 별도로 사건을 수사하고 있다.
사고 예방 방호막 없는 것 알고도 작업 지시
경찰에 따르면 김충현씨가 공작기계를 만드는 과정에서 ‘2인 1조 작업 원칙’이 지켜지지 않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한국서부발전은 2018년 김용균씨 사고 이후 2인 1조 작업을 규정했지만 김씨는 혼작 작업을 진행하다 사고를 당했다. 김씨가 작업하던 선반기계는 작업자가 가까이 다가서지 못하도록 사고를 예방하는 부품(방호막)이 설치돼 있지 않았다.

경찰 관계자는 “한국서부발전과 한전KPS, 한국파워O&M 등 3개 업체 모두 선반기계 사고의 위험성을 인지했던 것으로 확인됐다”며 “피해자 외에 선반작업에 대한 이해도와 경험이 전혀 없는 관리자들이 현장을 관리·감독했던 것도 문제였다”고 강조했다.
서부발전·한전KPS 사고 책임 떠넘기다 들통
사고 초기 한국서부발전과 한전KPS는 김충현씨에게 작업을 의뢰하거나 지시한 적이 없었다고 주장했지만 모두 거짓으로 밝혀졌다. 한전KPS는 피해자가 작성한 작업일지를 통해 김씨에게 지시한 사실이 확인되자 뒤늦게 인정했다. 통상 한국서부발전의 지시가 없이는 작업이 불가능한 구조였고 서부발전 담당자가 한전KPS 담당자와 사고 작업을 논의한 사실도 경찰 수사를 통해 확인됐다.

경찰 "작업 전 안전사고 예방 위한 회의 안 해"
충남경찰청 김상훈 형사기동대장은 “수사 초기부터 사고에 영향을 미친 구조적 원인을 규명하는 데 중점을 뒀다”며 “앞으로 산업현장 근로자의 안전을 우선하는 환경을 뒷받침하고 안전사고 원인을 규명하는 데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홍성=신진호 기자 shin.ji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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