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액상 전자담배 피우면 허리 디스크 위험 42% ↑

흔히 흡연은 말초혈관을 수축시켜 허리 디스크로 가는 혈류를 줄이고 영양 공급을 저해해 퇴행성 변화를 촉진하는 걸로 알려져 있다.
근래 ‘덜 해롭다’는 잘못된 인식으로 궐련(연소형 담배)에서 전자담배로 갈아타는 사람들이 적지 않은데, 전자담배로 전환하면 척추 질환 위험이 낮아질까.
대규모 연구를 통해 과거 궐련을 피운 경험이 있다면 전자담배로 바꿔도 척추 디스크 발생 위험은 지속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궐련이든 전자담배든 모든 종류의 흡연군은 비흡연군 보다 척추 디스크 발생 위험도가 의미있게 높았다. 특히 매일 액상형 전자담배를 이용하면 비흡연자보다 디스크 질환 위험이 약 42% 증가했다.
연세대 강남세브란스병원 정형외과 권지원 교수와 세브란스병원 정형외과 신재원 교수 공동 연구팀은 전자담배와 연소형 담배 사용이 척추 디스크 질환 발생에 얼마만큼 위험 요소가 되는지를 분석했다.
연구팀은 2019년 1~6월 국가건강검진을 받은 20세 이상 326만5000여명을 바탕으로 축적된 흡연 습관을 지닌 대상군이 시간 흐름에 따라 척추 디스크 발생과 어떠한 상관 관계를 보이는지를 건강검진 후 약 3.5년간 추적해 살펴봤다.
연구팀은 대상군을 흡연 형태에 따라 비흡연군, 연소형 담배군, 궐련형 전자담배군, 액상형 전자담배군으로 세밀하게 분류했다. 연소형 담배군과 궐련형 전자담배군은 현재 흡연 지속과 과거 흡연 후 금연 여부로 구분하면서 흡연량, 흡연 기간, 금연 기간까지 상세히 분석에 포함했다. 액상형 전자담배군은 사용 빈도에 따라 4단계로 분류했다.
연구팀은 척추 디스크 환자 구분에서 엄격한 기준을 두어 분류했다. 단순 병원 방문이 아니라, 한국표준질병사인분류(KCD) 체계에 따라 척추 디스크 질환(M50 코드 등)으로 2차례 이상 외래를 방문하거나 입원한 기록이 있는 경우만 환자군으로 삼아 연구 신뢰도를 높였다.
연구 결과, 여러 변수를 적용해 조정한 디스크 발생 위험은 비흡연군에 비해 연소형 담배군은 17.4%, 액상형 전자담배군은 15.3%, 궐련형 전자담배군은 13.2%, 액상형과 궐련형 전자담배를 함께 사용한 군에선 17.4% 높았다.
연구팀은 연소형 담배군과 병행 사용군이 가장 높은 디스크 발생 위험도를 보였으며 전자담배 이용자가 비흡연자보다 척추 디스크 발생 가능성이 높음을 확인했다.
또 연소형 담배에서 궐련형 전자담배로 전환한 경우, 디스크 발생 위험이 약 11% 감소했으나 비흡연자 보다는 약 9%(위험비 1.092) 높게 유지됐다는 흥미로운 사실도 확인됐다.
반면, 연소형 담배에서 액상형 전자담배로 전환하면 디스크 발생 위험이 지속적인 연소형 담배 흡연자와 유사했으며(위험비 1.01), 비흡연자와 비교하면 궐련형 전자담배 전환 집단보다 오히려 더 높은 위험도(1.339)를 보였다.
액상형 전자담배로 변경한 집단은 사용 빈도가 증가할수록 디스크 발생 위험이 점진적으로 증가하는 용량 반응성 경향이 짙었다. 매일 액상형 전자담배를 이용하면 비흡연자보다 디스크 발생 위험이 약 42% 증가(위험비 1.424)됨이 확인됐다.
이번 연구 결과는 경추(목) 디스크와 흉·요추(허리) 디스크 질환 공통으로 관찰됐다. 또한 과거 연소형 담배 흡연 이력이 있다면 전자담배로 전환했더라도 디스크 위험성은 지속되는 경향을 보여 흡연에 따른 디스크 질환 발생 악영향이 장기간 누적됨을 보여줬다.
권지원 교수는 10일 “전자담배가 연소형 담배보다 인체에 ‘덜 해로운 대안’이라는 통념을 척추 질환 분야에서 재평가한 전국 단위 최초 코호트(동일 집단) 연구다. 향후 전자담배 규제 정책과 금연 전략 수립은 물론, 임상 현장에서 환자 교육에 중요한 근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면서 “전자담배가 장기적으로 근골격계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추가적인 추적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미국 척추학회 공식 학술지(The Spine Journal) 최신호에 발표됐다.
민태원 의학전문기자 twm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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