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야할 일을 했을 뿐" 생명을 지킨 여성들의 싸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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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 이야기의 주인공은 대개 총을 든 남자들이다.
그러나 제2차 세계 대전을 배경으로 한 크리스틴 해나의 소설 <나이팅게일> (2025년 12월 출간)은 그 이면에 존재했던 또 다른 영웅들을 보여준다. 나이팅게일>
총을 들지는 않았지만, 생명을 지켜낸 그 조용한 행동은 가장 근본적인 저항이었다.
<나이팅게일> 은 전쟁 소설이면서 동시에 보이지 않았던 여성들의 전쟁 사를 기록한 작품이다. 나이팅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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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례 기자]
전쟁 이야기의 주인공은 대개 총을 든 남자들이다. 그러나 제2차 세계 대전을 배경으로 한 크리스틴 해나의 소설 <나이팅게일>(2025년 12월 출간)은 그 이면에 존재했던 또 다른 영웅들을 보여준다. 총성이 들리지 않는 곳에서 생명을 지키기 위해 싸웠던 여성들의 이야기다.
이 소설은 독일 점령기 프랑스를 배경으로 서로 다른 방식으로 전쟁에 맞선 두 자매의 삶을 통해, 우리가 익숙하게 알고 있던 전쟁 서사와는 다른 울림을 전한다. 전 세계 독자들의 큰 사랑을 받은 이 작품은 현재 영화로 제작되어 오는 2027년 2월 개봉을 앞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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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소설 나이팅게일 표지 |
| ⓒ 알파미디어 |
두 자매의 길은 달랐지만, 그들이 지키려 했던 것은 결국 같은 것이었다. 인간의 생명과 존엄이다. 소설은 여성들의 선택을 단순한 영웅담으로 미화하지 않는다. 생존을 위한 침묵, 가족을 지키기 위한 타협, 사랑과 두려움 사이의 갈등이 함께 존재한다. 전쟁은 평화 시기의 도덕적 기준을 무너뜨리기 때문이다.
전쟁이 남긴 상처는 여성들에게 더욱 가혹했다. 전후 프랑스에서는 독일군과의 관계로 아이를 낳은 여성들이 광장에서 삭발을 당하고 낙인을 찍히기도 했다. 공개적으로 알려진 아이 만도 약 2만 명에 이르며, 그중 상당수는 입양되거나 버려졌다. 그럼에도 많은 여성은 아이를 끝까지 키웠다. 전쟁 속에서 그들에게 싸움이란 국가의 명분이 아니라 삶과 생명을 지키는 일이었기 때문이다.
소설 속 이자벨의 이야기는 실제 역사와도 맞닿아 있다. 제2차 세계 대전 당시 연합군 조종사 탈출 경로였던 '코맷 라인'은 스물네 살의 벨기에 여성 앙드레 두종이 처음 설계했다. 소설 속 탈출 경로 역시 피레네 산맥을 넘어 스페인을 거쳐 영국으로 이어지는 루트에서 영감을 얻었다.
두종은 자신의 행동을 영웅이라 생각하지 않았다. 마치 소설 속 비안느가 위험을 무릅쓰고 아이들의 생명을 구했듯이 "나는 그저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이라고 말했다. 영웅심이 아니라 타인에 대한 공감과 책임이 그녀를 움직였던 것이다.
<나이팅게일>은 전쟁 소설이면서 동시에 보이지 않았던 여성들의 전쟁 사를 기록한 작품이다. 생명과 삶을 지키기 위해 싸운 여성들의 삶. 총성이 없는 그들의 싸움은 더 조용했지만 더 오래 지속되었다. 어쩌면 진정한 영웅은 전쟁터 한가운데가 아니라, 누군가의 생명을 지키기 위해 위험을 감수했던 평범한 사람들 속에 있었는지도 모른다. 그리고 역사는 종종 그런 사람들의 이름을 늦게 기록한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채택되고 난 후 브런치에도 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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