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만원이면 다 된다" DM으로 온 솔깃한 제안…돈도 마음도 뜯겼다

오지은 2026. 3. 10.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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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을 사진으로 봤는데 정말 인상 깊네요. 해외 아트페어에 소개하고 싶습니다."

개인 계정에 올려둔 작품 이미지를 보고 연락했다는 A씨는 해외 유명 아트페어를 언급하며 "부스를 확보하려면 비용을 먼저 입금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피해자 중에서는 A씨 업체가 '전속 작가'를 제안하며 2500만원을 요구한 사례도 있었다.

중년에 작가 생활을 시작한 한재희씨(가명)는 다른 전시 기획사로부터 솔깃한 제안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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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품료 가로챈 뒤 불이행…유명 전시장 사칭도
검찰 조사 과정에서도 유사 수법으로 계속 범행
"사업자 정보-전시 이력 일치하는지 확인해야"

"작품을 사진으로 봤는데 정말 인상 깊네요. 해외 아트페어에 소개하고 싶습니다."

신진 작가 김정미씨(가명)는 인스타그램에서 이런 다이렉트메시지(DM)를 받았다. 개인 계정에 올려둔 작품 이미지를 보고 연락했다는 A씨는 해외 유명 아트페어를 언급하며 "부스를 확보하려면 비용을 먼저 입금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의 계정에는 유명 업체와 협업한 것으로 보이는 홍보 포스터 등이 1000개 넘게 게시돼 있었다. A씨는 "500만원이면 해외에서 전시를 열 수 있다"고 꼬드겼다. 김씨는 결국 60만원을 먼저 송금했지만, 막상 받아든 문서에는 환불 제한 조항 등 작가에게 일방적으로 불리한 내용이 포함돼 있었다. 김씨가 뒤늦게 계약 취소를 요구하자 A씨는 돌연 태도를 바꿔 '무식하다', '당신 같은 초짜가 뭘 알겠느냐' 등 폭언을 퍼부었다.

전시 참여를 제안한 뒤 출품료나 참여비를 가로채는 사기 행각이 잇따르고 있다. 전시 기회가 간절한 신진 작가들을 상대로 해외·고급 전시 참여할 기회라고 속여 돈을 빼돌리는 수법이다.

10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 강남경찰서는 지난해 사기 혐의로 A씨를 송치했다. A씨는 김씨뿐 아니라 다른 작가 17명으로부터 5100만원 이상을 가로챈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중앙지검에서 현재까지 조사를 계속하고 있지만, A씨 업체는 비슷한 수법으로 작가들을 접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취재 과정에서 접촉한 피해자 대부분은 해당 업체가 해외 유명 아트페어 또는 국내외 고급 미술관 전시를 제안하며 금전 참여를 유도했다고 호소했다. 공통적으로 일정 금액의 선입금을 조건으로 내건 뒤 불리한 조건의 계약서를 넘기거나, 출품료를 가로채고 전시를 이행하지 않는 수법을 썼다. 피해자 중에서는 A씨 업체가 '전속 작가'를 제안하며 2500만원을 요구한 사례도 있었다.

이 업체뿐만 아니라 신진 작가를 노린 사기가 성행하고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중년에 작가 생활을 시작한 한재희씨(가명)는 다른 전시 기획사로부터 솔깃한 제안을 받았다. 자신을 기획사 대표라고 소개한 상대방은 국내 대형 호텔이나 미술관 전시 개최 경험이 많다고 했다. 한씨는 "아트마켓 참여를 제안하며 금전을 요구하길래 기획안과 계약 조건 등 상세한 정보를 요구했다"며 "그러자 '무례하다', '업계 어디에서도 발붙이지 못하게 만들겠다' 등 협박을 쏟아냈다"고 털어놨다.

전문가들은 온라인을 통한 출품 계약을 경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웅혁 건국대 경찰학과 교수는 "유사 피해를 막으려면 사업자 정보와 실제 전시 이력이 일치하는지 등 실체를 꼼꼼하게 확인해야 한다"며 "작품 홍보 외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게시하는 개인정보에 대한 보안 관리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오지은 기자 jo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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