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피로스 분들은 그냥 가족 같아요" 제2의 삶 앞둔 '천안 수문장' 제종현의 축구 인생 [케터뷰]

[풋볼리스트=천안] 김진혁 기자= 오랜 기간 천안시티FC의 골문을 지켜온 제종현이 지난 시즌을 끝으로 골키퍼 장갑을 벗었다. 홈 개막전에서 열린 합동 은퇴식, 제2의 삶을 준비하는 제종현은 자신의 축구 인생을 되돌아봤다.
지난 8일 오후 천안은 천안종합운동장에서 하나은행 K리그2 2026 2라운드 김포FC와 홈 개막전을 치렀다. 결과는 비록 0-1 패배, 천안의 현역 선수들은 결과를 곱씹고 다음 라운드를 바라보고 있지만, 이날 경기로 현역 생활을 온전히 정리한 이들은 제2의 삶을 시작하는 기점으로 삼았다.
제종현이 그 주인공 중 한 명이다. 1991년생 34세 제종현은 천안에서 5년간 활약한 골키퍼다. 2013년 광주FC에서 데뷔했고 청주FC, 아산무궁화FC를 거쳐 2020년 프로화가 되기 전 K3리그 소속 천안에 처음 합류했다. 2023년 FC목포로 잠시 팀을 옮겼지만, 이듬해 프로화 이후 K리그2를 누비던 천안으로 다시 복귀하며 은퇴까지 함께 했다.
하프타임 때 '풋볼리스트'를 만난 제종현은 "조심스럽지만, 작년에 연봉 조정 신청 위원회를 가면서 저한테 큰 충격으로 다가왔다. 그래도 1년 남은 계약 기간 동안 후회 없이 했다. K3리그나 K리그가 아닌 리그에서도 뛸 기회가 있었지만, 가족들을 생각하니 1~2년을 더 하는게 큰 의미가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더 크게 빛날 수는 없었고 항상 시작이 그렇듯 끝을 중요하게 생각하는데 제가 좋아했던 천안에서 끝을 내고 싶어서 내려놨다"라며 은퇴를 결심한 이유를 밝혔다.

현역 생활을 돌아본 제종현은 "은퇴를 결심하고 짧은 한 달 동안 나름대로 은퇴식만 3번을 한 것 같다. 아빠로서 저희 아이와 함께 축구장에서 마지막 순간을 남길 수 있어 감사하다. 솔직히 축구 선수라면 모두가 은퇴식을 꿈꾼다. 모든 사람들이 화려한 은퇴를 꿈꾸듯 마지막까지 빛을 내줄 수 있게 해준 구단에 감사하다. 혼자 조금은 울었다. 축구를 시작한 게 1999년도더라. 정말 오래했기 때문에 많은 생각이 스쳐 지나갔다. 더 생각하면 불행하질 일밖에 없는 것 같아 빨리 현실을 받아들이고 다음 단계를 밟고자 했다. 우울한 감정이 하루 이상도 안 갔던 것 같다. 근데 육아를 하다 보니까 고민할 틈도 없더라(웃음)"라고 이야기했다.
이날 합동 은퇴식에 참석한 제종현, 박준강, 김륜도 중 천안에서 가장 '근속 기간'이 긴 선수는 5년을 뛴 제종현이다. 게다가 제종현은 프로화 이전과 이후의 천안을 모두 경험해 본 장본인이기도 하다. 그만큼 천안에 대한 애정과 관심이 남다를 수밖에 없었다.
"5년 있었다. 관중이 아예 없던 코로나 시절에도 경기를 뛰었다. 오늘은 관중이 많이 가득 찼더라. 감회가 새롭다. 제피로스(천안 서포터즈) 분들을 보면 그냥 가족 같다. 서로 웃으면서 인사하고 너무 친근한 이미지다. 성적이 뒷받침되면 당연히 팬들도 많아지고 관중 수도 많아질 거다. 마지막 바람은 천안이 더 좋은 구단으로 발전해서 좋은 프런트, 스태프, 선수들이 모여 성적이 나는 시너지 효과가 났으면 좋겠다. 언젠가는 천안이 ACL에 가는 날도 오길 바란다"라며 천안의 성장과 발전을 바라는 진심 어린 메시지를 남기기도 했다.
천안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으로는 2024년 수원삼성과 11라운드 원정을 꼽았다. 당시 선발 골키퍼로 출전한 제종현은 빗줄기 속에서 천안의 골문을 철저히 방어하며 1-0 클린시트 승리를 이끌었다. 선수 본인은 물론 가족들마저도 수원전을 '인생 경기'로 생각하고 있다며 미소 지었다.
"엊그제 가족들이 깜짝 은퇴식을 해줬다. 누나가 제 동영상을 하나 만들었는데 2024년 수원삼성 원정 경기더라. 저희 가족도 이 경기를 딱 꼽았다. 비를 맞으면서 1-0으로 이겼던 순간이 다들 기억에 남는다고 하더라. 그 순간은 아직도 못 잊고 있다. 제가 100% 잘한 건 아니지만, 수원같은 강팀을 상대로 영화 같은, 마치 다윗과 골리앗 같은 승리를 거둔 순간이 기억에 많이 남는다"라고 회상했다.

골키퍼 장갑을 벗은 제종현은 이제 지도자로서 제2의 삶을 시작한다. 어느새 현역 선수 느낌을 지우고 지도자의 사고방식을 이식한 제종현은 자신만의 교육 철학에 대해 술술 이야기를 풀었다. 지도자 인식 개선, 유소년 지도 철학 등 제종현은 현역 시절을 되돌아볼 때보다 더욱 열과 성을 다해 자신의 생각을 전했다.
"일을 한 지 한 달 정도 됐다. 오산시 G-스포츠클럽에서 코치를 맡고 있다. 보직은 골키퍼 코치지만, 많은 걸 하고 있다. 저는 항상 골키퍼 코치는 하기 싫었다. 현실적으로 워라벨과 급여 부분이 열악하다. 골키퍼 코치는 선수 2~3명만 가르친다는 선입견이 아직 현장에 있다. 하지만 저희 감독님은 제 경험이나 바탕이 필드 선수들에게도 도움이 될 수 있다고 판단하셨다."
"실제로 저희 아이들은 저를 골키퍼 코치가 아니라, 일반 코치님이라고 생각하고 많이 질문한다. 오히려 골키퍼 친구들보다 필드 친구들이 더 많이 물어본다. 저도 도움이 될 수 있는 한 항상 아이들한테 이야기한다. 제가 말하는 부분이 무조건 정답은 아니라고. 오늘도 아이들이 경기장에 와 있다. 경기를 보면서 정답을 찾지 말고 참고 사항을 찾으면 좋겠다고 이야기했다. 아이들이 상상하고 생각하면서 축구를 하게끔 유도하려고 한다."
"확실히 느끼는 거지만, 축구를 잘하는 거랑 잘 가르치는 거랑은 다른 영역이다. 저도 많이 배우고 있는 단계다. 하지만 전 아이들을 잘 가르칠 자신이 있다. 오히려 제가 지금까지 축구 선수를 했던 것보다 지도자를 하면서 스스로 더 빛날 수 있을 것 같다."
사진= 풋볼리스트,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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