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효 전술의 기본조건' 아직도 구현 안되는 부분은? "4월 말이면 80% 구현될 것" 예고

[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이정효 수원삼성 감독의 전술이 제대로 구현되지 않는 가운데서도 꼬박꼬박 승리를 따내는 건 고무적이다. 하지만 2경기째 반복된 '포켓에 선수가 없다'는 현상은 아직 갈길이 멀다는 걸 보여줬다.
수원은 7일 파주프런티어FC를 상대한 원정 경기에서 1-0 승리를 거뒀다. 이 감독이 부임한 뒤 K리그2에서 전승 중이다. 2전 전승을 거둔 세 팀 중 다득점에서 밀렸기 때문에 수원FC, 대구FC에 이어 3위에 올라 있다.
이 감독은 시즌 개막전에서 서울이랜드FC를 꺾었을 때, 파주를 잡았을 때도 전혀 만족하는 기색이 없었다. 경기 중에는 울그락푸르락한 얼굴로 마철준 수석코치와 개선점을 공유하는 듯한 모습이 여러 번 중계에 잡혔다. 경기 후 인터뷰에서도 전술적인 만족보다는 아쉬운 점을 밝히기 바빴다.
8일 저서 <정답은 있다>(다산북스) 출간 기념 북토크를 가진 자리에서도 "4월 말쯤 되면 완성도가 80% 정도는 될 것"이라며 아직 갈 길이 멀다고 이야기했다. 원하는 전술을 선수들이 습득하고 구현하는데 퍽 시간이 걸린다.
빠르게 나아진 부분도 있다. 이 감독은 전방에서부터 강한 압박을 주문하며 "숨 쉴 틈도 갖지 마라. 숨은 공이 나갔을 때나 쉬어라"라고 말한다. 압박의 강도가 서울이랜드전에 비해 파주전에서 확실히 개선됐다. 활동량 많은 김지현을 최전방에 기용했더니 압박의 시발점이 되는 첫 움직임을 잘 수행해 줬고, 다른 공격진도 일제히 가장 가까운 상대 수비를 견제하면서 제대로 빌드업하지 못하게 만들었다.
반면 공격 작업에서는 미흡한 점이 여전히 많다. 가볍게 경기를 보는 축구팬들 사이에서도 '광주 감독 시절만큼 공격이 잘 되지 않는다'는 말이 자주 나온다. 특히 빌드업 과정을 통해 공을 측면으로 보내고 나면, 제대로 뚫지 못해 머뭇거리다 뒤로 돌리거나 확률 낮은 돌파 시도가 실패하는 경우를 보게 된다. 부분전술로 상대를 공략하거나 반대쪽으로 재빨리 전환하는 게 아니라 답답하게 마무리한다.
이는 측면으로 공을 보내기 직전 상황에서 이 감독이 요구하는 위치선정에 따라 선수들이 서지 않았기 때문이다. 측면에 완전히 벌려 선 선수가 한 명 있으면, 측면과 중앙 사이 하프 스페이스에도 한두 명이 존재해야 한다. 이 선수는 상대 수비에게 둘러싸이는 '포켓'에 들어가는 꼴이기 때문에, 공격하는 입장에서 선뜻 진입하기 부담스럽다. 그러나 여기에 들어간 선수가 있어야 직접 공을 받고 개인기술과 팀 부분전술로 돌파해가든, 혹은 상대 선수를 유인해 윙어를 자유롭게 해주든 파생 효과가 발생한다.
그런데 수원은 포켓에 들어간 선수 없이 스트라이커와 윙어 사이가 멀리 뜬 상태에서 측면으로 공을 전개하는 장면을 자주 보였다. 이러면 윙어는 고립되고, 상대 풀백과 일대일 대치를 하다가 조금만 머뭇거리면 지원 온 두 번째 수비수에게 더블팀을 당하게 된다. 현재 수원에는 두 명을 자신있게 뚫을 정도로 확실한 드리블러는 없다.
포켓에 제때 들어가는 선수가 한 명일 필요는 없고, 두 명 이상이어도 된다. 하지만 아예 없으면 공격을 시작할 위치를 못 잡은 것이기 때문에 이 감독이 원하는 공격패턴은 아예 나오지 않는다. 상황에 따라 선수들이 점유해야 하는 위치를 정해놓는 이 감독의 '포지셔널 플레이'를 따르지 않아, 공격의 전제조건부터 틀린 상황이다.


나아가 포켓에 들어간 선수가 있으면 그 선수에게 과감하게 패스를 찔러주는 것도 필요하다. 이때 패스가 어느 방향으로 어느 강도로 전달되는지도 중요한데, 상대 압박에 쉽게 둘러싸이는 위치이므로 퍼스트 터치부터 탈압박에 쉽게 해 놓아야 하기 때문이다. 이 감독이 훈련에서 늘 강조하고 있지만 부임 후 아직까지도 선수들에게 완전히 습득되진 않았다.
원하는 완성도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수원은 연승 중이다. 센터백 홍정호의 영입과 '수비 조련만큼은 세계 어디와 비교해도 자신있다'는 이 감독의 수비전술로 안정감이 극대화됐다. 공격자원들의 개인기량과 적절한 교체카드를 통해 두 경기 연속 한 골 차 승리를 거뒀다. 이 감독이 추구하는 공격 전술까지 완성도를 높여간다면 수원은 비로소 기대에 걸맞은 'K리그2 절대 1강'이 될 수 있다.
사진= 풋볼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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