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폐만은 피하자"...에넥스, 액면병합 '몸부림'

최호경 2026. 3. 10. 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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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넥스가 상장폐지 갈림길에서 액면병합을 결정했다.

이재명 대통령의 '부실 상장사 정리' 지적 이후 금융위원회가 부실기업 퇴출을 위한 강력한 상장폐지 개혁 방안을 내놓은 지 3주 만에 나온 고육지책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정부가 액면병합을 통한 상장폐지 회피 꼼수를 차단하겠다고 공언한 데다 코스피 상장폐지 요건 역시 강화돼 전망은 여전히 불투명하다는 시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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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 대통령 "백화점서 상품 정리" 지적 이후
500→2500원 액면병합 결정에도 퇴출 위기
2027년 시총 500억 과제…실적 반등 '먹구름'

에넥스가 상장폐지 갈림길에서 액면병합을 결정했다. 이재명 대통령의 '부실 상장사 정리' 지적 이후 금융위원회가 부실기업 퇴출을 위한 강력한 상장폐지 개혁 방안을 내놓은 지 3주 만에 나온 고육지책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정부가 액면병합을 통한 상장폐지 회피 꼼수를 차단하겠다고 공언한 데다 코스피 상장폐지 요건 역시 강화돼 전망은 여전히 불투명하다는 시각이다.

1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에넥스는 지난 5일 공시를 통해 5대 1 비율의 액면병합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1주당 액면가액은 기존 500원에서 2500원으로 조정되고, 보통주 발행주식 총수는 5999만1641주에서 1199만8328주로 감소한다. 오는 26일 예정된 주주총회에서 승인되면 4월 24일부터 5월 19일까지 한 달가량 매매거래가 정지된다. 5월 20일 조정된 액면가로 거래가 재개된다. 에넥스는 주식병합의 목적이 '적정 유통주식 수 유지'라고 했다. 하지만 '동전주' 꼬리표를 떼고 지폐주로 올라서 상장폐지 위험을 회피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정부는 최근 들어 부실 상장사 퇴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 1월 이재명 대통령이 자신의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증권거래소를 백화점에 빗대며 상품 가치가 없는 상품은 확실히 정리하고 좋은 신상품을 신속히 도입해야 한다고 지적한 것이 단초가 된 분위기다. 증권시장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우량 기업 중심의 시장 구조를 만들겠다는 취지다.

이에 따라 금융위는 지난달 '부실기업 신속·엄정 퇴출을 위한 상장폐지 개혁 방안'을 발표했다. 주목할 점은 오는 7월부터 주가 1000원 미만의 동전주를 상장폐지 대상에 포함하는 '동전주 요건' 신설이다. 게다가 2027년 1월부터 적용하기로 했던 상장폐지 대상 시가총액 기준 300억원을 오는 7월로 앞당겼다. 에넥스의 주가는 9일 종가 기준 449원, 시총은 269억원이다. 주가가 최소 501원이 돼야 시총 300억원이 된다. 발등에 불이 떨어진 셈이다.

정부는 액면병합을 통한 상장폐지 회피 꼼수를 방지하기 위해 '병합 후에도 주가가 액면가 미만'인 경우도 상장폐지 요건에 포함했다. 결국 액면가가 500원에서 2500원으로 조정돼도 이를 밑돌면 여전히 상장폐지 대상인 셈이다. 아울러 정부는 일시적 주가 띄우기를 통해 상장폐지를 회피할 수 없도록 세부 적용기준과 시장감시를 강화한다는 방침도 내놨다.

문제는 건설업과 가구업 불황에 실적 반등이 쉽지 않다는 점이다. 에넥스는 2025년 연결 기준 잠정 매출 2152억원, 영업이익 5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대비 18.5%, 영업이익은 89.3% 급감했다. 여기에 최근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빌트인 가구 입찰 담합과 관련해 2024년 영업이익(51억원)을 웃도는 58억원의 과징금을 부과받은 점도 뼈아프다.

올해를 버텨내도 내년 상황은 더욱 암울하다. 2027년 1월부터 상장폐지 대상 시총 기준이 500억원으로 상향된다. 퇴출 위기를 벗어나려면 주가가 현재보다 85.7%가량 오른 834원은 돼야 한다. 에넥스는 1995년 7월 코스피 시장에 상장했다.

최호경 기자 hocanc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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