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고막과 궁합이 좋네요" 갤럭시 버즈 4 프로 [체험기]

조인영 2026. 3. 10. 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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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개월 만의 귀환, 하드웨어와 AI의 황금 밸런스
사운드의 강력한 저음에 한 번, 안끊기는 지하철 통화에 두 번 놀라
'갤럭시 버즈4 프로'와 '갤럭시 버즈4'ⓒ삼성전자

삼성이 신형 무선 이어폰이 전작 이후 19개월 만에 '버즈4 프로'라는 이름으로 국내 시장에 출시됐다. 세로형 케이스였던 버즈3와 달리, 버즈4는 버즈2 당시의 콤팩트한 정사각형 케이스 디자인으로 회귀했다.

'강낭콩'형 디자인을 탈피한 '블레이드' 구조를 버즈3에 이어 버즈4에서도 그대로 계승했다. 다만 블레이드 전면에 메탈 소재를 입히면서, 전작 특유의 반짝이는 라이팅 효과는 사라졌다. 디자인과 사용성이 모두 업그레이드 된 '버즈4 프로'를 5일간 경험해봤다.

베젤리스 우퍼로 구현한 '압도적 저음'

버즈4 프로 사용 시 첫 번째 허들은 '갤럭시 기기간 연동'이었다. 사용 중인 갤럭시 S10 구형 폰과의 호환성 테스트를 무사히 통과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었다. 전작은 하단 버튼을 꾹 누르고 폰과 페어링될 때까지 같은 작업을 반복해야 했다. 반면 버즈4는 이어폰을 귀에 착용하고 기다리자 '연결 가능한 기기' 목록에 바로 나타나 연동이 수월했다.

갤럭시 S26와 페어링할 경우 과정은 더욱 편리하다. 기기를 스스로 인식해 연결까지 일사천리로 진행된다.

버즈4에서 삼성이 강조하는 것은 '뛰어난 음질'과 'ANC(액티브 노이즈 캔슬링)' 기술이다. 귀에 이어폰을 착용하는 순간, 방음 부스에 들어온 것처럼 주변 소음이 순식간에 차단된다. 소란스러운 카페에서도 이어폰을 끼고 있으면 소음 대신 사람들의 표정과 입모양만 보일 정도다.

갤럭시 버즈4 프로는 스피커의 진동 면적을 극대화하고 가장자리를 최소화한 베젤리스 우퍼(Woofer)를 최초 적용해 스피커의 유효 면적을 약 20% 확장했다. 이를 통해, 사운드의 강력한 저음 구현으로 몰입감을 한층 강화했다.

고음을 정교하게 표현하는 트위터(Tweeter)와 함께 향상된 2-way 스피커로 24bit 96kHz의 초고음질 오디오를 지원하며, 풍부한 저음과 깨끗한 고음을 구현해 원음 그대로의 하이파이 사운드를 제공한다.

백견(百見)이불여일문(一聞). 백 번 보는 것이 한 번 듣는 것만 하겠는가. 묵직한 베이스 드럼의 킥으로 시작하는 플레이리스트를 재생하자, '둥-둥' 거리는 타격감이 고막을 기분 좋게 두드렸다. 이 노래가 원래 이런 소리였나 싶을 정도로 저음 해상도가 풍부했다. 몇 번이고 처음으로 돌아가 곡을 듣고 싶을 정도였다.

버즈4 프로(왼쪽) 버즈3 프로ⓒ데일리안 조인영 기자

고저를 넘나드는 곡에서도 버즈4는 한 음 한 음을 대체로 정확하게 짚었다. 편의성도 돋보인다. 화면 상단 바를 내려 음량 조절바를 누르면 배터리 상태와 액티브 노이즈 캔슬링 강도, 세부 앱 음향 효과를 즉시 확인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사용자는 개인 취향에 맞춰 사운드를 풍성하거나 선명하게, 또는 부드럽게 실시간으로 조절할 수 있다. 외부 소음이 차단된 상태에서 사운드 품질이 높아지니 내부에서든 외부에서든 '나만의 음악실'을 구현할 수 있는 셈이다.

지하철 통화 품질과 자동 전환으로 '실사용 만족도' UP

닷새간 버즈4 프로를 경험하면서 가장 크게 체감한 변화는 '안정적인 착용감'이었다. 전작은 귀 모양에 완벽히 밀착되지 않아 종종 이어폰이 귀에서 이탈했으나, 버즈4는 그런 현상이 상대적으로 적었다.

한 발 더 나아가 삼성은 이용 편의를 위해 고개로 통화 여부를 판단할 수 있도록 기능을 탑재했다. '헤드 제스처' 기능인데 머리를 끄덕이거나 좌우로 흔들어 전화를 받거나 거절할 수 있다.

다만 사람이 많은 곳에서의 사용은 자제할 것을 권한다. 횡단보도 앞에서 무심코 허공에 고개를 흔드는 바람에 주변의 따가운 눈초리를 감수해야 했다.

갤럭시 버즈4 프로(왼쪽)와 버즈3 프로ⓒ데일리안 조인영 기자

두 번째 허들은 실사용 환경에서의 만족도였다. 그 중에서도 대중교통 이용 시 통화 품질에 주목했다.

전작은 상대방과 통화할 때 서로 잘 들리지 않아 결국 이어폰을 빼고 전화 연결을 다시 시도할 때가 많았다. 짜증은 덤이었다.

하지만 버즈4는 지하철에서 상대방에게 통화 상태를 물을 때 마다 "잘 들린다" "외부 소리가 없다"는 답변을 들었다. "잘 들리세요?"라며 전전긍긍할 일이 현저히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버즈4 에코시스템의 정점은 '버즈 자동전환'이다. 여러 기기에 등록된 버즈를 별도의 조작 없이 자유자재로 오갈 수 있다. 태블릿에서 영상을 시청하다가 스마트폰에서 전화가 걸려오면 버즈4가 즉각 스마트폰으로 연결을 전환하는 방식이다. 매번 블루투스로 연결해야 하는 번거로움을 덜어냈다.

사용자가 버즈를 착용한 상태에서 음성 호출로 빅스비(Bixby), 구글 제미나이(Google Gemini), 퍼플렉시티(Perplexity) 등 다양한 AI 에이전트를 간편하게 실행할 수 있어, 폰을 꺼내지 않고도 작업 환경에 집중할 수 있다. 여러 번 음성 호출 결과, 인식률과 연결 안정성은 빅스비, 퍼플렉시티, 구글 제미나이 순이었다.

갤럭시 유저라면 놓칠 수 없는 '안성맞춤' 선택지

고성능 AI 기능 탑재로 배터리가 빨리 소모되는 것 아닐까 우려했던 것과 달리 버즈4 프로 배터리 효율은 기대 이상이었다. 4시간 연속 사용해도 배터리 잔량은 절반 수준을 유지했다. 이르게 오전 업무를 시작하는 사용자는 점심 전까지 거뜬하게 사용한 뒤 짧은 충전만으로 오후 업무를 무리 없이 소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버즈의 태생이 갤럭시 스마트폰을 보조하는 에코시스템이기 때문에 갤럭시 외 타사 기기와의 연동에서는 한계를 보일 수 밖에 없다. 갤럭시는 빅스비, 구글 제미나이, 퍼플렉시티를 지원하나 타사 기기에서는 이들을 비서처럼 부리기 힘들다는 의미다.

장시간 이어폰 착용에 따른 피로도 증가도 마찬가지다. 몇 시간 착용 후에는 이어폰을 빼고 쉬고 싶은 생각이 든다. 장시간 착용 시 느껴지는 이같은 물리적인 무게감은 사용자에 따라 호불호가 갈릴 수 있다.

버즈4 프로 케이스ⓒ데일리안 조인영 기자

버즈4 시리즈는 커널형 '갤럭시 버즈4 프로'와, 자연스럽고 편안한 사운드 경험을 제공하는 오픈형 '갤럭시 버즈4'로 구성돼 사용자 개인의 선호에 따라 선택할 수 있다.

가격은 '갤럭시 버즈4 프로' 35만9000원, '갤럭시 버즈4' 25만9000원이다. 제품에 대한 자세한 정보는 삼성닷컴에서 확인 가능하다. 세련된 마감의 화이트와 블랙 색상으로 구성되며, 삼성닷컴 전용 색상으로 프로 모델에 한해 핑크 골드가 출시된다.

대체적으로 전작 보다 통화 음질, 재생 품질이 개선된만큼 20~30만원대 무선 이어폰을 고려하는 고객에게는 남녀노소 누구에게나 매력적인 선택지가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애플 등 타사 사용자 보다는 갤럭시 환경에 익숙한 유저에게 안성맞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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