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 텃밭 TK에 몰린 국민의힘, 수도권·험지 ‘후보난’ 심각

전재훈 2026. 3. 10. 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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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9명·경북 6명 지원…‘광주·전남’엔 지원자 없어
서울·경기, 당내 유력 후보군 전부 ‘불출마’ 선언
국힘 공관위 “필요한 경우 추가 공천 접수 진행할 것”
국민의힘 중앙당사. 쿠키뉴스 자료사진

국민의힘이 지방선거를 앞두고 지역별 후보 편중 현상으로 인해 선거 전략 수립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보수 텃밭으로 평가받는 대구·경북(TK)에는 후보들이 몰려든 반면, 수도권을 비롯한 일부 지역은 중량급 당내 인사들이 줄줄이 출마를 고사하면서 지방선거 참패 가능성이 현실로 다가왔다는 우려가 나온다.

10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공관위)는 광역단체장·기초단체장 공천 접수 현황을 공개했다. 보수 강세 지역인 대구시장, 경북도지사 등에는 다수의 후보가 공천 접수를 신청했다. 우선 대구시장에는 현역 국회의원인 주호영·추경호·윤재옥·유영하·최은석 의원과 함께 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 홍석준 전 의원, 이재만 전 대구 동구청장 등 9명이 후보로 이름을 올렸다.

경북도지사에는 이철우 경북도지사를 비롯해 임이자 의원, 김재원 최고위원, 최경환 전 경제부총리, 이강덕 전 포항시장 등 6명이 공천을 신청했다. 광역단체장 후보로 공천을 신청한 38명 중 무려 15명이 TK 지역에 몰린 셈이다. 특히 대구시장에는 대구를 지역구로 둔 5명의 현역 의원들이 뛰어들어 가장 치열한 경쟁이 펼쳐질 것으로 예상된다.

현역 단체장이 그대로 공천을 신청한 지역들이 대부분이었다. 또 다른 보수 강세 지역인 부산의 경우 박형준 시장이 3선 도전을 공식화했다. 하지만 당내 경선 후보로 부산 해운대구갑 현역 의원인 주진우 의원이 대항마로 나서면서 양강 구도가 형성됐다.

울산에는 김두겸 울산시장과 박맹우 전 의원, 강원에는 김진태 강원도지사와 염동열 전 의원, 안재윤 전 가온복지센터 대표가 맞붙는다. 충북은 김영환 충북도지사에 맞서 윤갑근 전 충북도당 위원장, 윤희근 전 경찰청장, 조길현 전 충주시장이 출마를 선언했다. 

경남은 박완수 경남도지사와 조해진 전 의원이 경선을 치를 예정이며, 이외 유정복 인천시장, 이장우 대전시장, 최민호 세종시장은 단수 후보로 공천을 신청했다. 충남은 김태흠 충남도지사가 공천 신청을 하지 않아 후보자가 없는 상황이다.

반면 일부 험지 지역은 후보난이 심각한 상황이다. 제주와 전북은 각각 문성유 전 기획재정부 기획관리실장과 김광종 전 전주을 국회의원 후보가 단독으로 신청했고, 통합 선거가 치러질 광주·전남의 경우는 후보 희망자가 아예 나오지 않았다.

특히 서울과 경기 등 수도권 일부 지역은 당내에서 거론되던 유력 후보군들이 출마를 포기하면서, 선거 흥행과 더불어 지방선거 경쟁력 확보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경기도는 김문수 전 장관과 김은혜 의원, 유승민 전 의원 등이 일찌감치 불출마를 선언한 상황에서 양향자 최고위원과 함진규 전 의원이 후보 등록을 마쳤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9일 서울 동대문구 휘경동 일대에서 공인중개사, 1인 청년 가구와 함께 전월세 주거난 관련 현장 점검을 마치고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남동균 기자

지방선거 최대 격전지 중 한 곳인 서울시장 선거도 마찬가지다. 한때 서울시장 출마를 고민하는 것으로 알려졌던 나경원·신동욱·안철수 의원은 이번 지방선거에서 ‘백의종군’하겠다며 불출마 의사를 밝혔다. 현재까지 윤희숙 전 의원과 이상규 서울 성북을 당협위원장, 이승현 인팩코리아 대표가 서울시장 후보 공천을 신청한 상황이다. 

당내 유력 후보인 오세훈 서울시장조차 윤어게인(윤석열 전 대통령 강성 지지층) 세력과의 절연 등 지도부의 ‘노선 변화’를 요구하며 후보 등록을 하지 않은 점도 당내 위기감을 키우고 있다. 오 시장 측은 지난 7일 언론 공지를 통해 “공천 접수를 미루더라도 당 의원들이 한 자리에 모여 치열한 ‘끝장토론’을 진행해야 한다”면서 “당대표로서 막중한 책무를 직시하라. 절박한 심정으로 당의 변화를 기다리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장동혁 대표를 비롯한 지도부가 별다른 입장을 밝히지 않자, 오 시장은 지난 8일까지 진행된 서울시장 후보자 등록 신청을 하지 않았다. 현역 서울시장이 공천 접수를 미루는 이례적인 상황이 발생하자, 정치권에서는 오 시장이 지도부의 노선 변화를 공개적으로 압박하기 위해 사실상 배수진을 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그러자 오 시장을 향해 날을 세우던 이정현 공천관리위원장도 한발 물러선 모습을 보였다. 이 위원장은 전날 기자간담회를 통해 “공관위는 특정인을 위해 규정을 만들거나 배려하는 기구가 아니다”라면서도 “필요에 따라 공관위에서 심의·의결을 통해 추가 접수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며 여지를 남겼다.

이어 “오 시장은 당을 넘어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정치인 중 한명이다. 그분의 고민을 충분히 이해하고 있다”며 “여러 지역에 대한 심사를 통해 필요하다고 판단될 경우, 논의를 거쳐 추가 접수를 받을 예정”이라고 언급했다.

한편 국민의힘 공관위는 오늘부터 이틀간 전 지역 광역단체장 공천 심사에 필요한 여론조사를 실시할 계획이다. 아울러 인구 50만명이 넘는 지역의 출마를 희망한 기초단체장 후보들에 대한 면접 심사도 이날부터 진행할 방침이다.


전재훈 기자 jjhoon@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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