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미국-이란 전쟁, 어디까지 갈 것인가?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이란의 하메네이 최고지도자가 제거되면서 시작된 전쟁이 벌써 열흘을 넘겼다. 양측은 여전히 공격의 고삐를 늦추지 않고 있다. 모처럼 잡은 기회인 만큼 목표 달성까지 밀어붙이겠다는 기세다.
이란의 대응은 예상 밖이다. 반격은 걸프 국가를 넘어 유럽 주변으로까지 확산되고 있다. 여기에 더해 호르무즈 해협을 사실상 봉쇄하자 국제유가는 치솟고 있다. 설마 하던 시나리오가 현실이 되고 있다. 그러나 종전의 실마리는 보이지 않는다. 전쟁은 과연 언제 끝날 것인가?
새 이란 최고지도자의 대외 관계 문제도 초미의 관심사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성직자라도 좋으니 미국과 이스라엘을 잘 상대할 인물이면 된다”고 말하며 유화적 인물이 선출되기를 희망했다. 하지만 이란 당국은 그동안 유력한 후계자로 거론됐던 아야톨라 하메네이의 차남이자 강경파인 모즈타바 하메네이를 결국 최고지도자로 선출했다. 이에 미국의 고민이 깊어질 수밖에 없다. 이란 내부 사정도 복잡하다. 마수드 페제시키안 대통령이 걸프 국가 공격에 대해 사과했지만 몇 시간 뒤 공격은 다시 시작됐다. 대통령과 이슬람혁명수비대 강경파 사이에 갈등이 있는 듯하다. 위기 상황에서는 강경파가 정국을 주도하기 쉽고, 그렇게 되면 미국과의 대립은 더욱 격화될 것이다.
지금 세계는 트럼프 대통령의 입만 주시하고 있다. 냉정하게 보면 미국도 이란도 전쟁을 무한정 끌 수는 없다. 트럼프 대통령은 국내 정치적으로도 어려운 처지다. 지지율이 흔들리고 있다. 11월 중간선거에 부담이 되지 않도록 전쟁을 관리해야 한다. 결국 출구전략이 필요하다. 이란 역시 사정이 다르지 않다. 전쟁은 국가의 존망이 걸린 문제다. 대응 수단은 미사일과 드론뿐인데 그마저 점차 소진되고 있다. 경제는 마비 상태이고, 억눌린 민중의 분노도 언제 폭발할지 모른다. 신뢰할 만한 중재자가 등장한다면 미국과 이란 모두 협상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
그렇다면 전쟁은 언제 끝날까? 미국은 4~6주를 언급한다. 종전 시기는 전쟁 목표에 달려 있다. 핵 능력 제거와 미사일 시설 파괴라면 그 기간 안에 달성 가능하다. 그러나 체제 전환까지 노린다면 지상군 투입 없이는 어렵다.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의 경험을 생각하면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쉽게 선택할 수 없는 카드다. 그래서 쿠르드 민병대의 대리 개입설이 거론된다. 그러나 이 역시 쉽지 않다. 트럼프는 처음엔 이를 공개적으로 지지했다가 곧 “전쟁이 이미 충분히 복잡하다”며 한발 물러섰다. 중동 문제는 수많은 이해관계가 얽혀 있어 단선적 해법이 통하지 않는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는 우리 경제에도 직격탄이다. 대비책 마련이 시급하다. 그러나 더 중요한 질문이 있다. 이번 전쟁이 핵무기를 가진 북한에 어떤 메시지를 주느냐는 점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친 사람들이 핵무기를 가지면 나쁜 일이 생긴다”고 경고했다. 섬뜩하다. 하지만 북한이 이를 어떻게 해석할지는 알 수 없다. 무아마르 카다피와 사담 후세인의 운명, 그리고 이번 하메네이 제거 작전을 보며 “핵무기가 없었기 때문에 당했다”고 판단할 수도 있다. 그 경우 핵무기의 대량 생산과 고도화를 더욱 서두를 것이다. 반대로 예측 불가능한 트럼프 대통령을 상대로 협상에 나서는 것이 더 안전하다고 계산할 수도 있다.
어느 쪽이든 결론은 북한 지도자 한 사람의 판단에 달려 있다. 우리로서는 두 가능성 모두에 대비해야 한다. 북·미 대화가 재개된다면 우리의 안보가 훼손되지 않도록 외교적 대응을 강화해야 한다. 만약 북한이 핵무장 고도화를 선택한다면 이는 국가 존립을 위협하는 문제다. 그 경우 플랜B까지 포함한 현실적인 전략을 검토해야 한다. 지금처럼 동맹 관계마저 흔들리는 시대에는 한 가지 교훈이 분명해진다. 결국 ‘자국의 안보는 스스로 지켜야 한다’는 사실이다.
마영삼 전 주이스라엘대사·주팔레스타인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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