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 1495.5원 마감…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7년來 최고치(종합)

이기민 2026. 3. 9.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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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달러 환율이 이란 사태로 인한 유가 급등으로 2009년 3월12일 이후 최고치인 1495원을 웃돌며 마감했다.

9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오후 3시30분 기준 전 거래일 대비 19.1원 오른 1495.5원에 거래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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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 종가 기준 2009년 3월12일 이후 최고치
李대통령·당국 구두개입에도 다시 올라

원·달러 환율이 이란 사태로 인한 유가 급등으로 2009년 3월12일 이후 최고치인 1495원을 웃돌며 마감했다.

9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오후 3시30분 기준 전 거래일 대비 19.1원 오른 1495.5원에 거래를 마쳤다. 주간거래 종가 기준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2009년 3월12일(1496.5원)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대미 관세 충격으로 환율이 크게 올랐던 지난해 4월9일(1484.1원) 종가를 넘어섰다.

당국 개입에 주춤하기도…장 마감 앞두고 반등
9일 서울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직원들이 증시와 환율 등을 모니터 하고 있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대비 16.6원 오른 1493.0원에 개장했다. 주말 사이 이란사태 장기화 가능성이 커진 데다, 유가 폭등으로 인한 스태그플레이션 우려가 확산한 영향에 급등 출발했다.

앞서 이란은 사망한 아야톨라 셰이드 알리 하메네이 최고지도자의 차남인 모즈타바 하메네이를 차기 최고지도자로 선출하면서 이란사태 장기화 우려를 키웠다. 이에 더해 호르무즈 해협이 사실상 막히고, 중동 산유국의 원유 감산이 이뤄지면서 한국 시간으로 이날 오전 7시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배럴당 107.54달러를 돌파했다.

위험회피 심리 확산하면서 이날 원·달러 환율은 장 초반 1500원 선을 위협했다. 이날 오전 10시21분께 1449.2원까지 오르면서 주간거래 장중 고가 기준으로도 금융위기(2009년 3월 12일·장중 최고 1500.0원) 이후 최고치를 나타냈다.

다만 유가 및 달러 인덱스 강세가 주춤해지고, 이재명 대통령과 외환당국의 구두개입이 잇따라 나오자 오후 2시48분께 1484.5원까지 떨어졌다. 이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중동 상황과 관련해 비상경제점검회의를 열고 "필요한 경우에는 100조원 규모로 마련돼 있는 시장 안정 프로그램을 적극적으로 확대하고, 정부와 중앙은행 차원의 추가 조치도 선제적으로 준비해야 한다"고 밝혔다. 유상대 한국은행 부총재도 이날 오전 '중동상황 점검 태스크포스(TF) 회의를 열고 "중동 지역 리스크로 인해 우리 경제의 펀더멘털과 괴리돼 과도한 변동성을 보이고 있다"며 "필요시 적절한 시장안정화 조치를 실시할 것"이라고 적극적인 개입의지를 보였다.

그러나 환율은 장 마감 50여분을 앞두고 오름폭을 재차 키운 환율은 1495원을 넘겼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이 3조2000억원 가까이 순매도한 것도 환율 상승 요인으로 작용했다.

9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 코스피와 원·달러 환율이 표시돼 있다. 연합뉴스
'글로벌 불확실성' 지속 시 정부·당국 구두개입으로는 한계

시장에서는 이날 환율 급등이 글로벌 불확실성 변수가 작용한 결과로, 이같은 불확실성이 지속될 경우 정부의 구두개입만으로는 진정세가 오래 유지되기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국내 거주자의 해외투자 확대 등으로 인한 수급 불균형 상황과 달리 이번에는 이란사태와 원유 등 공급 충격으로 인한 환율 급등이므로 구두개입으로는 한계가 명확하다는 취지다.

박형중 우리은행 이코노미스트는 "원화는 대표적인 위험통화라서 불확실성이 커져 위험이 증가하면 원화 자산을 줄이는 형태로 금융시장이 작동한다"며 "국제유가가 100달러 이상을 유지하게 되면 원유를 들여오기 위한 달러가 많이 필요하기 때문에 정부가 달러 물량으로 실물개입을 하기에도 어려운 상황이라는 것을 시장도 인지하고 있다. 구두개입에 따른 환율 안정 효과는 상당히 제약될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국제유가가 더 치솟을 경우 1500원대 고환율이 지속될 수 있다는 경고도 나온다. 박 이코노미스트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고유가는 중동 평화를 위해 지불해야 할 비용이라고 이야기했기 때문에 우리 환율도 1500원을 넘기고, 더 높은 수준으로 유지될 가능성이 커졌다"며 "환율이 오르면 경제 전반에 비용 부담이 커지게 돼 펀더멘털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이기민 기자 victor.le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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