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B 오너家 김남호, 돌연 입장문 내고 '경영권 분쟁' 일축한 까닭
불필요한 오해 없애고자 '본인 등판'…스스로 몸 낮춰
DB아이엔씨·DB손해보험 최대주주…우호지분 더하면 김준기 우위
(서울=연합인포맥스) 유수진 기자 = DB그룹 오너가의 김남호 명예회장이 돌연 부친 김준기 창업회장과의 '경영권 다툼'을 일축하는 입장문을 내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사실관계가 명확히 확인되지 않은 '설(說)'에 오너가 구성원이 직접 입장을 밝힌 건 상당히 이례적이다.
재계에서는 그동안 DB그룹 오너일가 간 갈등설이 끊이지 않으며 정확하지 않은 정보가 확산했던 만큼, 당사자인 김 명예회장이 '본인 등판'을 결정한 것으로 해석했다. 직접 오해의 소지를 끊어내는 동시에, 상대방인 아버지에게 진의를 전달하기 위해서다.
![김남호 DB그룹 명예회장[출처: DB그룹]](https://img4.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3/09/552842-MG6mj39/20260309175104595jepc.jpg)
◇가족간 갈등설 다시 고개 들자…이례적 직접 대응
9일 DB[012030]그룹에 따르면, 김준기 창업회장의 장남 김남호 명예회장은 이날 입장문을 내고 "회사 경영과 관련해 부친과 일부 이견이 있었던 적은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창업자이신 부친께 맞설 생각을 한 적은 없다"며 "앞으로도 그럴 일은 없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이어 "최근 저와 부친의 관계에 대해 잘못 알려지거나 과장된 이야기들로 인해 많은 분께 심려를 끼쳐드렸다"며 "회사에 대한 불필요한 오해가 발생한 것은 모두 제 탓이라고 생각하며 이 점 깊이 반성하고 있다"고 사과했다.
해당 입장문은 이날 오전 김 명예회장이 직접 작성해 배포를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다시 DB그룹 오너일가 간 갈등설이 고개를 들자, 더 이상 두 손 놓고 있어선 안 된다고 판단한 것이다.
◇'장남'이 최대주주…경영권 분쟁설 끊이지 않은 이유
그간 DB그룹은 부자간(김준기-김남호), 남매간(김주원-김남호) 경영권 다툼 가능성이 종종 보도돼 왔다.
![[출처: 연합인포맥스 인포그래픽]](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3/09/552842-MG6mj39/20260309175105886ykma.jpg)
가장 큰 원인은 '지분율'이었다. 현재 DB그룹의 비금융 계열 지주사격 회사인 DB아이엔씨(DB Inc.)의 최대주주는 김남호 명예회장(16.83%)으로, 부친 김준기 창업회장(15.91%)을 약간 앞선다.
김남호 명예회장의 누나이자 김준기 창업회장의 장녀 김주원 부회장의 지분율은 9.87%(3대주주)다.
하지만 DB그룹 측은 현실적으로 경영권 다툼 가능성이 '제로'라고 강조해왔다. 여전히 김준기 창업회장이 건재한 데다, 가족들 사이에선 김 명예회장이 회사를 물려받는 게 오래전부터 당연시돼왔기 때문이다.
실제로 김남호 명예회장은 2004년 김준기 창업회장이 주식을 증여하면서 최대주주 지위를 확보했다. 당시 김 창업회장은 DB아이엔씨 주식 84만주(21%)를 아들 김남호 명예회장에게, 44만8천412주(11.21%)를 딸 김주원 부회장에게 넘겼다.
![김준기 회장, 두 자녀에 DB아이엔씨 지분 증여 [출처: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3/09/552842-MG6mj39/20260309175107178qzfq.jpg)
이를 계기로 김 창업회장 지분율이 14%로 줄었다. 이전까진 46.21%로 최대주주였다. 사실상 이때 후계 구도를 명확히 했다고 볼 수 있다.
이후 DB아이엔씨가 유증과 합병 등을 진행하며 대주주 지분율에도 변동이 생겼지만, 순위가 바뀌진 않았다. 여전히 최대주주는 김남호 명예회장이고, 2대·3대주주가 김준기 창업회장과 김주원 부회장이다.
◇절대적이지 않은 지분율…여전히 건재한 김준기
하지만 지분율이 경영권을 의미하진 않는다. 오너일가간 지분율 차이가 크지 않아 언제든 상황이 뒤바뀔 수 있다. 애초에 특정인 간 경영권 분쟁이 불가능한 구조다.
예컨대 부자 갈등 시 김주원 부회장이 캐스팅보트가 되고, 남매 갈등 시 아버지 김준기 창업회장이 한쪽에 힘을 실어줄 수 있다. 심지어 회사 지분을 보유한 임원 대다수는 여전히 김준기 창업회장 측 인사들이다. 지분율과 무관하게 아버지의 힘이 제일 세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배경이다.
또한 김주원 부회장은 DB하이텍 미주법인장을 거쳐 DB그룹 부회장이 됐지만, 그룹 경영권에는 크게 관심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는 회사 경영에만 집중하고 있다.
물론 동생(김남호)과의 사이도 나쁘지 않다. 2021년 6월 김준기 창업회장의 아내인 김정희 여사가 별세한 후 미국에 거주하던 누나를 설득해 한국으로 들어오도록 한 게 김남호 명예회장이란 후문이다.
금융 계열사인 DB손해보험도 사정이 비슷하다. 김남호 명예회장이 최대주주(9.01%)로 있고, 김준기 창업회장(5.94%)과 김주원 부회장(3.15%)이 뒤를 잇는 구조다.
마찬가지로 장남이 최대주주지만 DB김준기문화재단(5%) 등 우호 지분을 더하면 아버지 몫이 더 크다. 만약 부자간 갈등이 생긴다면 누나(김주원 부회장)가 가만히 있지 않을 것도 불 보듯 뻔하다.
김남호 명예회장은 이날 "대주주 가문의 일원으로 앞으로도 그룹 발전을 위해 제 역할을 다할 것"이라며 "저와 DB그룹을 향한 불필요한 오해가 종식되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sjy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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