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100달러 돌파] 한은, 더 강한 '동결 매파' 되나
(서울=연합인포맥스) 손지현 기자 =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으로 국제유가가 급등하면서 글로벌 인플레이션 우려가 심화하는 가운데 한국은행이 향후 통화정책을 운영하는 과정에서 보다 더 강경한 '동결 매파' 스탠스를 보일지에 시장의 관심이 크다.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훌쩍 넘기면서, 원유 100% 수입국인 우리나라의 경제 전반에 인플레이션 압력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확대된 탓이다.
2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첫 공개된 'K점도표'에서 금리 인상보다 인하에 더 많은 점이 찍혔으나, 이같은 전망이 크게 흔들릴 수밖에 없는 상황에 직면했다.
9일 채권시장에 따르면 이날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장내에서 21.6bp 급등한 3.438%를 나타냈다.
국고채 3년물 금리에는 통상 통화정책에 대한 전망이 녹아있다고 알려져 있는데, 현 기준금리(2.5%) 대비 100bp 가까이 벌어지면서 과도한 수준까지 치솟았다.
미국-이란 전쟁이 장기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팽배해지는 가운데 호르무즈 해협 봉쇄 여파로 걸프 지역 산유국들의 원유 감산 움직임이 이어지자, 국제유가가 예상보다 더 빠르게 급등한 탓이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 거래일 대비 17.34% 뛴 배럴당 107.99달러를 기록했다. 배럴당 100달러를 넘긴 건 지난 2022년 7월 이후 처음이다.
국제유가는 지난주 한주 간 35% 넘게 뛰면서 집계가 시작된 1983년 이후 역대 최대 수준의 상승폭을 나타냈다.
이는 지난 2월 경제전망에서의 한은의 국제유가 전제를 훌쩍 뛰어넘는 수준이다.
당시 한은은 올해 국제유가를 브렌트유 기준(배럴당)으로 상반기 65달러, 하반기 63달러 등 연간 64달러 수준으로 전제한 바 있다.
현재 미국과 이란 간의 전쟁이 완화될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으면서, 이보다 더 국제유가 수준이 더 높아질 가능성이 농후하다.
그렇다면 필연적으로 비용 측면의 인플레이션 우려가 확대될 수밖에 없다. 유가 상승은 석유류 가격을 통해 즉각적으로 소비자물가에 상승 압력을 가하곤 한다.
국제유가의 상승에 더해 달러-원 환율도 뛰고 있는 점도 물가에 더욱 부담을 주고 있는 상황이다.
달러-원 환율은 지난 3일 야간 거래에서 1,500원을 상회한 이후, 이날도 1,490원대에서 등락하면서 1,500선을 위협하고 있다.
원화 가치 하락은 수입물가 상승을 통해 소비자물가에 상방 압력으로 작용한다.
이처럼 국제유가 상승으로 물가 우려는 가중되고, 원화 변동성 확대로 금융안정 불안도 확대되는 등 '이중고'에 휩싸이면서 한은의 통화정책은 보다 더 매파적인 스탠스를 띨 수밖에 없는 여건이 조성되고 있다.
우선 한달 후 열릴 4월 금융통화위원회를 앞두고 4월 초에 공개될 3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에도 주목도가 높을 것으로 보인다.
전쟁의 전개 과정에 따라 좌우되겠지만 3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에 국제유가 상승의 여파가 완전히 반영되지 않는다 하더라도, 한은의 보수적인 스탠스를 늦추지는 못할 것으로 보인다.
조용구 신영증권 연구원은 "한은의 동결기조가 장기화되겠으나 유가 상승압력이 강해질수록 긴축 전환 경계도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조 연구원은 연평균 배럴당 80달러를 국제유가 기본 시나리오로 전제하고, 이 경우 물가상승률에는 0.4%p 상방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분석했다.
앞으로 시장의 관심은 5월 경제전망에서의 한은의 물가상승률 전망치 상향 조정폭으로 쏠릴 것으로 보인다.
이에 더해 5월 K점도표에서 금통위원들의 6개월 후 금리 전망이 어느 수준에 찍힐지도 관건이다. 2월 K점도표에서 2.5%에 16개 점이 찍혔고, 2.25%에 4개, 2.75%에 1개의 점이 찍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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