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숙제 마친 17세 고교생 투수, WBC 등판해 애런 저지 병살 처리...브라질 유망주 콘트라레스를 아십니까 [더게이트 WBC]
-쿠바 전설 호세 콘트레라스 아들의 '폭풍 투구'
-161km 강속구로 무장한 '드래프트 대어'

[더게이트]
학교 숙제를 제때 끝내지 못했다면, '지구방위대' 미국 타선을 상대할 기회조차 없었을지 모른다. 미국 조지아주 로즈웰의 블레스드 트리니티 가톨릭 고등학교 교실에 금요일 수업 종이 울리던 시간, 이 학교 학생 조셉 콘트레라스는 교실이 아닌 야구장 마운드에 있었다. 야구 역사를 새로 쓰는, 중요한 '현장 체험 학습'을 위해서다.

'WS 우승' 아빠의 피와 벌칸 포크볼
브라질 대표팀은 메이저리그 현역 스타가 즐비한 팀은 아니지만, 레전드급 야구인의 2세 선수들이 대거 가세해 화제를 모았다. 콘트레라스 역시 그 중 한 명이다. 그의 아버지는 2005년 시카고 화이트삭스의 월드시리즈 우승을 이끌었던 쿠바의 전설적인 투수 호세 콘트레라스다. 아버지가 21년 전 우승 반지를 끼었던 바로 그 야구장에 아들이 국가대표 선수로 다시 섰다.
콘트레라스는 미국 스포츠 매체 '디 애슬레틱'과의 인터뷰에서 "아버지는 야구 이야기를 하루 27시간 동안 하실 수 있는 분"이라며 웃어 보였다. 10살 때 아버지의 전매특허인 포크볼을 전수받았고, 지금은 이를 변형한 '벌칸 포크볼'을 주무기로 삼는다. 메이저리그 통산 11시즌 동안 가을 야구에서만 49이닝을 던진 베테랑 아버지는 등판 전 아들에게 딱 한마디 조언했다고. "심호흡해라. 경기가 너를 앞질러 가게 두지 마라. 네가 가장 잘하는 것을 하고, 타자를 공격해라."
마운드에 선 소년은 거침이 없었다. 시속 156km를 넘나드는 강속구가 미트를 찢을 듯 꽂혔다. 잠시 위기가 찾아오기도 했다. 바비 위트 주니어와 브라이스 하퍼에게 볼넷을 내주며 순식간에 2사 만루 상황에 몰렸다. 타석에는 앞선 타석에서 2점 홈런을 쏘아 올린 현역 최고의 타자 애런 저지가 들어섰다. 웬만한 베테랑 투수라도 다리가 후들거릴 법한 순간이었다.
하지만 콘트레라스는 물러서지 않았다. 초구에 155km 하이 패스트볼을 던져 저지의 헛스윙을 끌어냈다. 이어 몸쪽 깊숙이 찌르는 싱커로 저지의 타이밍을 완전히 뺏었다. 거친 파열음과 함께 공은 3루수 정면으로 향했다. 5-4-3으로 이어지는 병살타. 저지를 잡아낸 17세 소년은 마운드 위에서 야수처럼 포효했다. 현역 시절 마운드를 호령하던 아버지의 모습 그 자체였다.

파티 대신 리포트...졸업 앞둔 소년의 이중생활
콘트레라스는 현재 미국 대학야구 명문 밴더빌트 대학교 진학을 앞두고 있다. 하지만 메이저리그 구단들의 높은 관심을 감안하면, 대학 진학 대신 빅리그로 직행할 가능성도 있다. '베이스볼 아메리카'는 그를 드래프트 유망주 전체 35위로 꼽았고, MLB.com도 "고교 투수 중 가장 높은 잠재력을 가졌다"고 평가했다. 이번 WBC 무대가 스카우트들에게 자신의 가치를 증명하는 거대한 쇼케이스가 된 셈이다.
화려한 스포트라이트 뒤에는 평범한 고교생의 일상이 기다리고 있다. 브라질 동료들이 2013년 이후 첫 WBC 진출을 기념하며 축배를 든 시간에, 콘트레라스는 호텔 방에서 노트북을 켰다. 디 애슬레틱과 인터뷰에서 콘트레라스는 "동료들은 파티하러 가는데 나는 숙제를 해야 한다"며 너스레를 떨었다고. 경기 전날에는 오후까지 수학 문제를 푸느라 진땀을 뺐다는 후문이다.
두 달 뒤면 고등학교 졸업이다. 세계 최고의 타자를 잡아낸 이 '괴물 고교생'의 가방 안에는 여전히 풀지 못한 문제집과 메이저리그의 꿈이 나란히 담겨 있다. 17세 소년의 야구는 이제 막 첫 번째 이닝을 마쳤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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