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르메스, 구찌...명품 구입에 1억여원 쓴 수상한 한국양계농협
[구영식, 이은영 기자]
|
|
| ▲ 서울 중랑구 사가정로에 위치한 한국양계농협 본점. |
| ⓒ 오마이뉴스 구영식 |
하지만 정성진 조합장은 "관례적으로 임원들 생일 등을 챙겼던 것이고 저와 가족이 사용한 것은 없다"라며 "수사와 감사를 받고 있는데 수사결과가 나오면 알게 될 것이다"라고 관련 의혹을 일축했다.
현재 한국양계농협은 금융감독원의 고발에 의해 서울북부지검에서 법인카드 사적 이용 의혹을 비롯한 여러 가지 비위 혐의에 대해 수사받고 있다. 피의자에는 정성진 조합장과 박아무개 상임이사, 박아무개 관리상무, 김아무개 총무팀장, 박아무개 총무과장 등이 포함돼 있다. 이와 별도로 한국양계농협은 '골드바 지급' 서울 중앙농협 등과 함께 범정부 합동감사 대상에 올라 지난 2월 23일부터 27일까지 합동감사를 받았다.
|
|
| ▲ 현대백화점 천호점에 입정해 있는 독일 명품 도자기 브랜드 '빌레로이 앤 보흐'. 한국양계농협은 지난 1년 10개월 동안 '왕실의 식기'라는 명성을 얻은 빌레로이 앤 보흐 구입(찻잔세트)에만 약 3792만 원을 썼다. 이 회사는 지난 1748년에 창립됐다. |
| ⓒ 오마이뉴스 구영식 |
한국양계농협이 법인카드로 구입한 목록에는 '글로벌 명품'으로 평가받는 에르메스(프랑스, 넥타이)와 페라가모(이탈리아, 신발과 넥타이), 구찌(이탈리아, 운동화), 몽블랑(프랑스, 벨트)뿐만 아니라 고가 제품인 에스티로더(미국, 화장품), 다우닝(한국, 가구), 투미(미국, 여행용 가방), 제이린드버그(스웨덴, 골프웨어), 마크앤로나(일본, 골프웨어)가 포함돼 있다.
|
|
| ▲ 현대백화점 천호점에 입점해 있는 명품 골프웨어 브랜드 제이린드버그(위)와 마크 앤 로나. 힌국양계농협은 1년 10개월 동안 이들 브랜드를 포함해 2461만 원어치의 골프웨어를 구입했다. |
| ⓒ 오마이뉴스 구영식 |
세 번째로 많이 구입한 품목은 전자제품으로, 고가품인 LG전자의 에어컨과 벽걸이TV, 미국의 청소기·주방기기 브랜드인 샤크 닌자(Shark NINJA)의 에어프라이기 등을 구입하는 데 총 1526만 2000원을 썼다. 샤크 닌자는 지난 1994년에 설립된 미국의 주방가전 브랜드(청소기, 주방기기 등)다.
|
|
| ▲ 현대백화점 천호점에 입점해 있는 '글로벌 명품' 브랜드 페라가모와 몽블랑. 한국양계농협은 1년 10개월 동안 페라가모(신발, 넥타이)와 몽블랑(벨트), 구찌(신발), 에르메스(넥타이) 등 글로벌 명품 브랜드를 구입하는 데 총 759만 원을 썼다. |
| ⓒ 오마이뉴스 구영식 |
그밖에도 올해 창립 46년인 한국의 가구브랜드인 다우닝(Douning) 소파 구입에 300만 원, 투미(Tumi, 미국) 등 고가의 여행용 가방 구입에 180만 원, 고가의 신발 브랜드인 캠퍼(CAMPER, 스페인)와 아이더(EIDER, 미국), 나이키(NIKE, 미국) 구입에도 137만 1700원을 사용했다. 프리미엄 유럽 주방기기 등을 수입하는 한국 브랜드 알리페즈에서도 반상기 등을 100만 9400원어치 구입했다.
이러한 명품과 고가품은 대부분 현대백화점 천호점(서울시 강동구 천호대로)과 현대프리미엄아울렛 스페이스원(경기도 남양주시 다산순환로)에서 구입했다. 지난 1997년 8월에 정식 개점한 현대백화점 천호점은 지난 2019년 증축 완료를 통해 영업면적을 1만6000평(5만2893㎡) 규모로 늘렸다. 이후 페라가모, 몽블랑, 엠포리오 아르마니(Emporio Armani, 이탈리아), 막스 마라(Max Mara, 이탈리아), 태그 호이어(TAG Heuer, 스위스) 등 해외 명품을 입점시키며 경쟁력을 높였다고 평가받는다. 현대프리미엄아울렛 스페이스원은 국내 최대 규모의 프리미엄 아울렛 단지다.
신세계백화점 강남점과 하남점, 현대백화점 대구점과 판교점, 롯데쇼핑 에비뉴엘 월드타워점(잠실점) 등도 구매 장소 목록에 올랐다. 에비뉴엘 월드타워점은 에르메스, 샤넬(CHANEL, 프랑스), 루이비통(LOUIS VUITTON, 프랑스), 버버리(BURBERRY, 영국), 보테가베네타(BOTTEGA VENETA, 이탈리아) 등 글로벌 명품들이 입점한 국내 최대 규모의 명품관으로 평가받는다. 한국양계농협은 이곳에서 남성용 구찌 신발을 두 차례 구입했다(총 241만 원). 한국양계농협의 한 관계자는 "김아무개 총무팀장, 박아무개 과장의 자택이 경기도 하남이어서 주로 서울 성동구와 경기도 하남시 인근에서 명품 등을 법인카드로 구입했다"라고 전했다.
|
|
| ▲ 한국양계농협이 지난 2025년 9월 작성한 '법인카드 사용기준 및 지급회의서 작성요령 안내' 공문을 보면 "개인적 용도로 사용할 수 없다"라는 '법인카드 사용기준'를 상기시킨 뒤 '사적사용 의심거래' 사례를 제시했다. |
| ⓒ 오마이뉴스 |
법인카드는 법인 명의로 발급된 카드로 업무추진비나 영업활동비 등 기업 업무와 관련된 경비를 지출할 때 사용하는 결제수단이다. 그래서 반드시 기업 업무와 관련된 지출이어야 한다. 통상 주류, 의류, 화장품, 귀금속, 악기, 스포츠용품, 상품권 등을 구입하는 것은 기업 업무와의 관련성을 입증하기 어렵고, 주말이나 공휴일, 심야시간대의 지출은 기업 업무와의 관련성에서 의심받을 수 있다.
전국 지역농축협에 공통으로 적용되는 '법인카드 사용기준'(2022년 12월 26일 개정)에 따르면, 심야시간대(23시 이후)나 휴일 거래 등 업무와 무관한 시간에 사적 사용으로 의심될 수 있는 지출을 자제하도록 규정돼 있다. 그러면서 "개인적 용도로 사용할 수 없다"라고 적시돼 있다. '농협경리실무'에도 심야시간대, 휴일거래, 백화점, 의류, 택시비, 모텔, 편의점, 커피점 등에서 지출하는 것은 '사적 사용 의심거래'로 규정돼 있다. 이를 어길 경우 지역농축협의 자체 감사뿐만 아니라 농협중앙회 차원에서도 감사가 진행되고, 이후 인사위원회와 변상위원회가 각각 징계와 변상 조치를 내릴 수 있다.

한국양계농협의 한 관계자는 "정성진 조합장은 항상 몽블랑 벨트와 에르메스 벨트를 번갈아가며 착용하고 출근하고, 페라가모(신발과 넥타이)는 주로 정성진 조합장과 부인이 착용하고 행사에 참석했다"라며 "정성진 조합장은 구찌 신발을 즐겨 착용하고, 듀퐁과 레노마, 닥스 와이셔츠를 입고 출근한다"라고 전했다.
|
|
| ▲ 정성진 한국양계농협 조합장이 조합원 간담회, 시상식 등에서 에르메스 벨트(사진 위)와 구찌 신발(사진 아래)을 착용했다는 목격담들이 나왔다. |
| ⓒ 오마이뉴스 |
|
|
| ▲ 정성진 한국양계농협 조합장이 한 내부행사에서 명품 골프웨어 '타이틀리스트'를 입고 있다. |
| ⓒ 오마이뉴스 |
또한 두 번째로 많은 구입금액을 기록한 명품 골프웨어(제이린드버그, 마크 앤 로나, 지포어 등)의 경우 정성진 조합장 본인뿐만 아니라 한국양계농협 이사회 이사와 감사, 본점 관리상무나 신용상무 등 주요보직 임원 등에게도 전달됐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이와 함께 페라가모 신발, 일부 골프웨어와 닥스 여성의류, 투미 등 고가의 여행용 가방, 캠퍼와 아이더 등 고가의 신발, 알리페즈에서 구입한 반상기, 스팀다리미 등을 사용한 이로는 정성진 조합장의 부인이 의심받고 있다. 심지어 구입목록에 오른 '아가방'의 아기의류는 정 조합장 며느리에게 전달된 손자 출산 물품으로 추정된다.
|
|
| ▲ 한국양계농협이 명품 등을 구입한 곳 중 하나인 현대백화점 천호점 |
| ⓒ 오마이뉴스 구영식 |
박아무개 상임이사도 같은 날 전화통화에서 "(조합장 등) 특정인을 위한 구입은 아니고, 필요해서 예산 범위 내에서 업무추진비로 여러 가지를 샀다"라며 "조합장과 배우자 등이 사용했다는 것은 사실무근이다"라고 일축했다. 이어 "단순하게 100만 원 이상이면 명품이라고 하는데 (조합에서 구입한 명품 등은) 브랜드가 명품이지 실제 가격은 50만 원 이내다"라며 "50만 원짜리 명품이 어디 있겠나?"라고 억울함을 토로했다.
특히 독일 도자기 브랜드 빌레로이 앤 보흐 찻잔 세트를 여러 차례 구입한 것에 대해서는 "거래처나 (조합에) 내방하는 손님들한테 관례상 드리는 영업용이다"라며 "비싼 고가품이 아니다, 비싼 게 17만 원 정도로 20만 원 이내 가격이어서 크게 고가품이나 명품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법인카드 사용의 핵심 실무자 중 한 명인 박아무개 과장은 "공식적으로 드릴 얘기가 없다"라고만 말했다.
|
|
| ▲ 정성진 한국양계농협 조합장. |
| ⓒ 한국양계농협 홈페이지 |
양계품목 전문 농협인 한국양계농협은 지난 2003년 11월 서울경기양계와 광주전남양계, 대구경북양계가 합병해 '한국양계축산업협동조합'을 설립했다. 현재 수도권과 동남권, 서남권 지역에 HACCP(위해요소중점관리기준) 인증을 받은 계란유통센터 4개소, 공판장 1개소, 축산물판매장 2개, 전국에 신용사업장 12개소를 운영하고 있다.
지난 2023년 10월 상호금융자산 3조 원, 2024년 3월 상호금융예수금 1조 7000억 원을 달성했다. 농협중앙회의 종합업적 평가에서 2011년도와 2021년도, 2022년도 우수조합, 2023년도와 2024년도 최우수조합, 2025년도 우수조합에 선정됐고, 2024년에는 '총화상'을 수상했다. 농협 총화상은 농협중앙회에서 전국 농축협 중 우수 농축협에 수여하는 최고 권위의 상이다.
[관련기사]
- 금배지, 금열쇠, 금두꺼비...금 15돈 내걸고 당선된 농협조합장 https://omn.kr/2cvkh
- [단독] '골드바 지급' 서울 중앙농협, 범정부 합동감사 받는다 https://omn.kr/2gtt7
Copyright © 오마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국민들은 '세련된 극우'에 표 줄 준비...이 나라가 위험해진 이유
- 이 대통령 "빈대 잡자고 초가삼간 태우면 안돼... 검찰개혁도 같다"
- '법왜곡죄' 1호 대상 나왔다
- '어머니는 거지입니다'... 일본 왕족의 예상 밖 한국 생활
- 오세훈 '충격요법'에 당황한 국힘... "TK 자민련 쪼그라들 것"
- 코끼리가 많이 먹어서 지구를 살린다고? 놀라운 진실
- [오마이포토2026] 오세훈 미등록, 나경원·신동욱 불출마... 속타는 장동혁
- 김대중 묘소 참배한 정원오 "오세훈 시정 끝낼 필승카드"
- 한동훈 "부산은 역전승의 상징... 조국은 부산 스타일 아냐"
- 동굴 속 같은 시간을 함께 지나오지 않았다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