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는 “무조건 항복” 이란은 ‘광인 전략’…출구 없이 흘러가는 이란 전쟁
이란, 바레인 카타르 등 친미 걸프 국가 공격 계속
이란 “전쟁 범위, 시간 확대할 것” 광인 전략

미국과 이스라엘이 지난달 28일(현지시간) 이란을 전격 공습한 지 일주일이 지났지만 전쟁 양상은 출구 없이 확산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란에 ‘무조건적 항복’을 요구하며 7일에도 협상 없이 당분간 전쟁을 이어가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란도 주변 친미 걸프 국가들을 공격해 미국의 전쟁 부담을 높이는 ‘광인 전략’으로 버티기에 돌입한 모양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대통령 전용기에서 기자들에게 “우리는 그들의 전체 ‘악의 제국’을 완전히 파괴했다”며 미군이 전쟁을 압도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언제까지 전쟁이 이어갈 것이냐는 질문에는 “모르겠다. 필요한 만큼 계속될 것”이라면서도 “하지만 그들의 군대는 거의 존재하지 않는다. 우리는 그들의 군 자체를 매우 강하게 타격했다. 우리가 추가로 할 수도 있고 하지 않을 수도 있다. 아직 결정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트럼프는 이란과의 협상과 관련해서는 “우리는 많은 협상 지렛대를 가지고 있다. 아마도 최대 수준일 것”이라면서도 “하지만 우리는 타협을 원하지 않는다. 그들은 타협을 원하지만, 우리는 타협을 원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란의 차기 리더십과 관련해 “이란을 전쟁으로 이끌지 않을 대통령을 뽑아야 한다”고 밝혔다. 트럼프는 전날 이란에 “무조건적 항복”을 요구한 바 있다.

이란도 바레인, 아랍에미리트(UAE), 카타르 등 걸프국가들을 연이어 공격했다. 앞서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이 걸프 국가들에 사과하고 공격을 중단하겠다고 밝혔음에도 공격은 계속됐다.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는 바레인 내 주파이르 미군기지를 공격했다고 밝혔다. 이란은 걸프국을 겨냥한 것이 아니라 미군 기지 등을 공격한 것이라는 입장을 고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바스 아라그치 외무장관은 엑스에 올린 성명에서 “이웃 국가의 영토가 이란 공격에 사용되지 않는다는 것을 전제로 페제시키안 대통령이 역내 긴장 완화에 열린 자세를 보였음에도 이 같은 제안이 우리의 역량과 결의, 의도를 잘못 이해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의해 즉시 묵살당했다”고 밝혔다. 걸프국가 공격 책임이 미국에 있다는 점을 강조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이번 전쟁이 출구를 찾기 어려운 것은 미국의 전쟁 목적이 시시각각 바뀌고 있기 때문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트럼프는 이번 전쟁 목적에 대해 이란의 핵 개발·탄도미사일 저지, 해군 무력화 등을 일차적으로 제시하면서도 이란 정권 교체까지 노린다는 입장을 반복했다. 트럼프는 전쟁 초기 이란 국민의 봉기를 촉구하며 신정 체제 전복이 전쟁 목표라는 점을 시사했다. 하지만 트럼프의 요청에도 이란에서는 아직 반정부 시위가 일어나지 않았다.
트럼프는 미군과 이스라엘군의 폭격으로 사망한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의 후계자로 차남 모즈타바 하메네이가 유력하게 거론되자 “지도자가 되고 싶어 하는 것처럼 보이는 모든 사람은 결국 죽음을 맞는다”며 이란 지도부에도 개입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하지만 이슬람 성직자들과 군부 등 강경한 이란 지도부도 여전히 건재한 상황이다.
이란 정부는 주변 걸프 국가들을 공격하며 미국과 이스라엘의 전쟁 부담을 높이는 방향으로 버티기에 나섰다. 뉴욕타임스는 이날 “이란 당국자들은 정부가 현재의 대규모 공격을 견뎌낼 수 있다고 확신하고 있으며, 시간이 지나면 미국과 이스라엘이 전쟁을 계속할 의지를 잃게 될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며 “그들은 미국과 이스라엘이 먼저 물러서도록 만들기 위해 전쟁의 비용을 높이는 전략에 ‘광인 작전(Operation Madman)’이라는 암호명을 붙였다”고 전했다.
하메네이가 지난해 6월 미국의 폭격 이후 수립한 것으로 알려진 광인 작전은 이스라엘과 미국뿐 아니라 친미 아랍 국가들의 경제와 에너지 운송 등에 타격을 입혀 미국을 압박하는 전략이다. 이란이 세계 원유 유통의 길목인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하고 사우디아라비아와 카타르, 바레인 등의 석유·가스 시설을 공격한 것이 대표적이다.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의회 의장은 소셜미디어에 “역내 미군 기지가 계속 존재하는 한 이들 국가는 평화를 누릴 수 없을 것”이라고 적었다. 마흐디 모하마디 이란 의회 의장 고문도 “우리의 계획은 전쟁의 범위와 시간을 확대하는 것”이라며 “이는 트럼프에게 가할 수 있는 가장 큰 타격이며, 우리에게는 다른 선택지가 없다”고 했다.
워싱턴=임성수 특파원 joylss@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Copyright © 국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이란 대통령 공격 중단 발언에도 걸프국 곳곳 폭발음
- ‘처녀 수입’ 막말로 제명 당한 김희수…·민주당 홈피엔 ‘진도군수’
- 이란 “종전 중재 시도”… 트럼프 “무조건 항복 외 합의 없다”
- 확전 치닫는 중동… 유가 쇼크 닥쳤다
- 항공편 취소 3500명 전세기로 데려온다… UAE 원유 긴급 도입
- 7년 간 6.2조 가격 담합… 전분당 4개사 제재 절차
- 중동전쟁, 컨테이너 운임마저 올렸다… 중동노선서 72.3%↑
- 도박빚 비관해 ‘자녀 살해·자살 시도’ 남성, 징역 3년 확정
- 민주당 의원 1명 후원금 2억3천…국힘보다 5천 많아
- ‘치킨집 메뉴 22개 주문’… 모텔 연쇄살인, 기이한 행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