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쇼크에 환율 변동성 확대…금융권, 건전성 관리 ‘진땀’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미국·이란 전쟁 여파로 원·달러 환율이 1500원대 진입을 위협하면서 금융권의 긴장감이 커지고 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만약 환율이 1500원대에 안착할 경우 CET1 비율 관리를 위해 은행권이 대출에 더욱 보수적으로 임할 수 있다"며 "신용 위험이 높은 중소기업 및 개인사업자 대출 심사부터 까다로워질 것"이라고 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미국·이란 전쟁 여파로 원·달러 환율이 1500원대 진입을 위협하면서 금융권의 긴장감이 커지고 있다. ‘밸류업’(기업가치 제고)이라는 숙제를 짊어진 주요 금융지주사의 자본관리 전략에도 적신호가 켜질 전망이다.
서울외환시장에 따르면 6일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8.3원 오른 1476.4원으로 주간거래를 마감했다. 장 초반에는 10원 넘게 급등하며 1481.1원까지 치솟았다. 지난 3일에는 한때 1500원을 넘어서는 등 변동성이 크게 확대됐다. 원·달러 환율이 ‘심리적 방어선’인 1500원을 돌파한 것은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처음이다.
고환율 장기화는 실물경제에 타격을 입힌다. 수입 의존도가 높은 에너지와 원자재 품목을 중심으로 물가 압력이 커지며 기업의 수익성을 깎아내리기 때문이다. 특히 원자재와 부품 수입 비중이 큰 중소기업·소상공인의 경우, 환율 급등이 원가 상승과 마진 축소로 이어져 경영 부담을 키운다. 해외 차입 비중이 높은 중견기업과 수출입 기업 역시 원리금 상환 부담이 늘면서 연체 위험이 높아진다.
은행권의 건전성 관리에도 적신호가 켜질 전망이다. 원·달러 환율이 오르면 보유한 외화 자산의 원화 환산액이 불어나 위험가중자산(RWA)이 확대된다. RWA란 은행이 빌려줬거나 투자한 돈을 위험도에 따라 가중치를 적용해 계산한 수치다. RWA가 늘면 보통주자본비율(CET1)은 낮아진다. CET1 비율은 금융사의 손실 흡수 능력을 나타내는 지표로, CET1 비율이 높을수록 손실 흡수 능력이 좋다는 뜻이다. 통상 금융권은 환율이 10원 오를 때 5대 금융지주(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CET1 비율이 0.01~0.03%포인트(p) 하락할 것으로 추산한다.
이에 따라 은행들은 ‘떼일 위험’이 큰 중소기업·개인사업자 대출을 후순위로 미루는 등 공급을 조절할 가능성이 크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만약 환율이 1500원대에 안착할 경우 CET1 비율 관리를 위해 은행권이 대출에 더욱 보수적으로 임할 수 있다”며 “신용 위험이 높은 중소기업 및 개인사업자 대출 심사부터 까다로워질 것”이라고 했다.
주주환원 강화에도 제동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안정적인 CET1 비율은 배당 확대 등 주주환원 정책의 전제 조건이다. 현재 4대 금융은 일제히 주주환원 강화를 예고한 상태다. 배당 성향을 끌어올리고 자사주 매입·소각 규모를 확대하면서다. 그러나 환율 급등으로 CET1 비율이 떨어질 경우 자본 확충이나 이익 유보 등 보수적 대응이 불가피해, 계획한 밸류업 추진 속도가 늦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정부와 한국은행은 외환시장 변동성 확대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한국은행은 지난 4일 이창용 총재 주재로 ‘중동상황 점검 태스크포스(TF) 회의’를 열고 원·달러 환율이 급등락한 배경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이 총재는 당초 태국과 스위스 바젤에서 열리는 국제통화기금(IMF)과 국제결제은행(BIS) 회의에 참석할 예정이었으나, 환율 변동성이 커지자 일정을 미루고 회의를 주재했다. 한국은행은 “당분간 전개 양상에 따라 환율·금리·주가 등 금융시장 주요 가격 변수의 변동성이 커지는 상황이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며 “원화 환율·금리가 경상수지 등 국내 펀더멘탈과 괴리돼 과도하게 변동하는지 살펴보겠다”고 밝혔다.
최은희 기자 joy@kukinews.com
Copyright © 쿠키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기름값 2000원 눈앞…정부 30년 만 ‘석유 최고가격제’ 검토
- 중동 뒤덮은 전운…멈추지 않는 이란·이스라엘 공세
- 오산에 있던 美수송기 잇따라 이륙…패트리엇 중동 차출 가능성
- “두쫀쿠 먹고 알레르기”…소비자원, 안전주의보 발령
- 李 대통령 “집권했다고 마음대로 해선 안돼…국민 무서움 잊지 말아야”
- 전세대출 막히자 신축 아파트 ‘월세화’…서울 입주단지 60%
- 한국, 대만에 연장 끝 4-5 패…2라운드 진출 빨간불 [WBC]
- ‘3·8 여성선언’으로 본 한국 여성운동 10년…성과와 남은 과제
- 이재명 대통령 “성평등 국가로 거듭나도록 책임 다할 것”
- 쿠웨이트, 중동 충돌에 석유 감산…‘불가항력’ 선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