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현을 왜 바꿨나? 김영규 리스크는 왜 대처하지 않았나 [WBC 포커스]

한국 벤치가 가장 중요한 수비에서 안일한 선택을 했다.
8-6으로 패했다. 6회까지 5-5 팽팽한 승부를 펼쳤지만, 7회 마운드에 오른 불펜 투수가 무너졌다. 한국은 2015년 11월 프리미어12 준결승전 4-3 승리 뒤 일본전 12경기 연속 무승, 11연패를 당했다.
한국은 8일 정오 토너먼트 진출 분수령인 대만전을 앞두고 있다. 일본전에서 불펜 총력전을 하면 지장이 생길 수도 있다. 하지만 타선이 일본에 밀리지 않는 화력을 뿜어냈고, 벤치는 필승조를 연달아 투입했다. 그런 면에서 박영현을 선택한 건 최선이었다.
박영현은 선두 타자 마키 슈고에게 볼넷을 내주고, 후속 겐다 소스케에게 희생번트를 허용하며 등 뒤에 주자를 뒀다. 이 상황에서 2025시즌 일본프로야구(NPB)에서 40홈런을 친 사토 데루아키를 1루 땅볼 처리했다.
후속 타자는 앞서 홈런과 안타를 친 일본 간판타자 오타니 쇼헤이. 벤치는 오타니를 고의4구로 내보냈다. 이 선택 역시 오타니의 현재 타격감과 기량을 고려하면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류지현 감독은 후속 타자 곤도 겐스케 타석에서 좌완 김영규를 투입했다. 좌타자 상대 좌투수 투입. 김영규가 대표팀 캠프와 평가전에서 배포 있는 투구를 보여준 점도 염두에 둔 것 같다.
하지만 실패였다. WBC 출전이 처음인 김영규는 공을 스트라이크존에 넣지도 못하고 볼넷을 내줬다. 후속 타자는 우타자이자 이날 고영표를 상대로 홈런 2개를 때려낸 메이저리거 스즈키 세이야. 김영규는 스즈키를 상대로도 볼 3개를 연속으로 던진 뒤 억지로 스트라이크 1개를 잡아내고 5구째 공으로 볼넷을 내주며 밀어내기 실점했다.

한국 투수는 이미 표정은 전의를 잃었다. 후속 타자는 좌타자이자 앞선 3회 조병현 상대 솔로홈런을 친 메이저리거 요시다 마사타카. 김영규의 높은 코스 공은 그대로 통타 당해 가운데 외야로 향했고 주자 2명이 모두 홈을 밟았다. 승부가 이 상황에서 갈렸다.
최근 한국의 일본전 완패는 경기 전반이 아닌 중반 이후 불펜 싸움에서 갈렸다. KBO리그에서 검증된 투수들이 한일전만 나서면 얼어붙었다.벤치는 이런 상황을 고려했어야 했다. 박영현이 데루아키를 범타 처리하며 상승세에 있었던 점, 어차피 오타니를 고의4구로 내보낸다면, 겐스케에게 출루를 허용해 다시 우타자 스즈키를 상대해야 하는 점이 투수 교체에 반영됐어야 했다. WBC는 한 번 마운드에 오른 투수가 최소 3타자를 상대해야 한다.
그렇기에 박영현을 대신 김영규를 투입한 게 첫 번째 오판이다. 그 김영규가 제 공을 던지지 못할 상황에 대비해 일단 오타니 타석에 바로 투입해 고의4구를 가장한 투구를 지시, 3타자 의무 승부 규정에 대처할 수 있도록 하지 못한 게 두 번째 오판이다. 6회까지 한일전 연패 탈출 기대감이 커졌지만, 이번에도 불펜이 무너졌다. 벤치 운영도 미숙했다.
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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