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대통령 "우리 국민 과소평가" 외무장관 "아이들 복수할 것"

박정길 2026. 3. 7. 11:07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트럼프는 "무조건 항복" 요구하며 차기 지도자 선출 개입 뜻… 알자지라 "최소 1,332명이 사망" 보도

[박정길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 백악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6일(현지 시각) 자신의 소셜미디어 플랫폼 트루스소셜에 올린 메시지에서 이란과의 모든 협상은 반드시 '무조건적 항복'으로 이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발언을 통해 미국의 전쟁 목표를 공개적으로 드러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과의 협상은 무조건적 항복 외에는 없을 것"이라며 "그 후 위대하고 수용 가능한 지도자가 선출되면, 우리와 용감한 동맹국 및 파트너들은 이란을 파멸 직전에서 구해내고, 경제적으로 더 크고 강하게 만들기 위해 밤낮없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이란에는 위대한 미래가 있을 것"이라며 '이란을 다시 위대하게(MIGA!)'라는 표현을 강조했다. 이는 자신의 대표적 정치 구호인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KE AMERICA GREAT AGAIN·MAGA)'를 본뜬 것이다.

이번 발언은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와 주요 지도부를 제거한 후,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 차기 지도자 선출 과정에 개입해야 한다고 요구한 지 하루 만에 나왔다. 전쟁은 주변 지역 국가들을 전투에 휘말리게 하고, 세계 경제를 교란하며, 수많은 사망자를 발생시키고 있다. 수십만 명의 여행객은 항공편 취소와 공항 피해로 고립된 상태다.

현재 이란에서는 88명으로 구성된 전문가회의(Assembly of Experts)가 차기 최고지도자를 선출 중이다. 최고지도자는 정치·군사 결정, 외교 정책, 정보 통제 등 국가의 최종 권한을 가진다. 트럼프 대통령은 <악시오스>와 한 인터뷰에서 하메네이의 아들 모지타바 하메네이 선출 가능성을 두고 "가벼운 인물(lightweight)"이라며 반대 의견을 밝혔다. 그는 "조화와 평화를 가져올 지도자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번 발언은 이란이 외교적 중재를 통해 분쟁 종결을 모색하고 있다는 사실이 확인되는 가운데 나왔다. 마수드 페제시안 이란 대통령은 일부 국가들이 전쟁 종식을 위한 중재에 참여하고 있으며, 이란은 지역 평화를 지키겠지만 필요할 경우 스스로를 방어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강조했다. 페제시안 대통령은 X(구 트위터)에 "중재는 이란 국민을 과소평가하고 이번 분쟁을 촉발한 세력을 대상으로 해야 한다"라고 밝혔다.
 페제시안 이란 대통령은 소셜미디어 성명을 통해 "중재는 이란 국민을 과소평가하고 이번 분쟁을 촉발한 세력을 대상으로 해야 한다"고 밝혔다.
ⓒ 페제시안 이란 대통령
이란 당국은 전쟁 발발 초기부터 장기전에도 대비하고 있으며, 미국이 지상군을 투입할 경우 이를 막을 준비가 되어 있다고 강조했다.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은 5일 트럼프 대통령에게 보낸 메시지에서 "미국의 신속하고 깨끗한 군사 승리 계획은 실패했다"라고 전했다. 그는 X에 "계획 B 역시 훨씬 큰 실패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아라그치 장관은 미국-이스라엘 공격으로 추정되는 사건으로 숨진 모자(母子)의 관 사진을 게시하며 "우리의 용감하고 강력한 군대는 적군에 의해 희생된 모든 이란의 어머니, 아버지, 아이들을 반드시 복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라그치 이란 외무 장관은 미국-이스라엘 공격으로 숨진 것으로 추정되는 모자(母子)의 관 사진을 게시하며 "우리의 용감하고 강력한 군대는 적군에 의해 희생된 모든 이란의 어머니, 아버지, 아이들을 반드시 복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 아라크치 이란 외무 장관
이번 갈등은 중동 전역으로 확산되며, 이란의 걸프 지역 공격과 헤즈볼라-이스라엘 간 전쟁으로 이어지면서 레바논에서는 대규모 인구 이동 사태가 발생했다. 이란은 이스라엘과 미국의 지역 내 자산을 겨냥해 미사일과 드론 공격을 하고 있으며, 걸프 국가의 에너지·민간 인프라도 공격해 아랍권과의 관계에 긴장을 초래하고 있다.

6일 <알자지라> 보도에 따르면, 유니세프는 이번 전쟁으로 최소 1,332명이 사망했으며, 그중 181명이 아동이라고 밝혔다. 가장 치명적인 사건은 전쟁 첫날 남부 미납(Minab) 시 여자 초등학교 공격으로, 약 180명의 학생과 교직원이 목숨을 잃었다.

이스라엘과 미국은 최근 며칠 동안 이란 방위 산업 시설과 미사일 생산 능력을 목표로 공격을 확대했다. 미국은 이란 해군 항구와 선박을 공격하고, 스리랑카 인근 해역에서 이란 군함을 격침했다. 이란은 탄도미사일과 공격 드론으로 보복했으며, 민간 지역에도 피해가 발생했다.

이번 전쟁은 전 세계 해상 운송을 교란하고 국제 유가를 급등시켰다. 카타르 에너지부 장관 사드 알-카비는 <파이낸셜타임스>와 한 인터뷰에서 걸프 에너지 수출국들이 며칠 내 생산을 중단하면 유가가 배럴당 150달러까지 오를 수 있다고 경고했다. 미국 백악관은 유가 안정을 위해 조치 중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인플레이션과의 싸움에서 가스 요금 안정화를 유권자들에게 강조해왔다. 또한 <타임>지 인터뷰에서 이란의 보복 공격으로 미국 내에서 미국인들이 표적이 될 가능성을 인정하며 "전쟁을 하면 일부는 죽을 수 있다"라고 말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이란에 대한 자신감과 지배력을 강조하며, 미국 관리들은 이란에 "미사일 폭격", "죽음과 파괴"를 내리겠다고 밝힌 바 있다. <워싱턴포스트> 등 보도에 따르면, 최근 트럼프 대통령은 베네수엘라 사례를 이란에도 적용하고 싶다고 반복 언급하며, 기존 정부 체제를 유지하면서 미국에 우호적인 지도자를 세우겠다는 계획을 강조했다.

5일 트럼프 대통령은 <로이터통신>과 한 인터뷰에서 이란 차기 지도자 선출 과정에 자신이 참여하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그는 차기 지도자가 종교인이어도 상관없으며, "공정하고 정의로운 지도자가 되어야 한다. 미국과 이스라엘을 잘 대하고, 중동 다른 국가들과도 좋은 관계를 유지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란 최고지도자는 반드시 시아파 종교학자여야 하며, 후계자는 88명의 선출된 전문가회의가 선정한다.

Copyright © 오마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