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상찮은 수도권 전세 시장 [김경민의 부동산NOW]
부동산 빅데이터 플랫폼 아실에 따르면, 지난 2월 20일 기준 서울 아파트 전세 매물이 1만 9,242건에 그쳐 전년 동기 대비 33.6% 줄었다. 경기도 전세 매물도 1만 4,807건으로 같은 기간 49% 감소했다.

전세 매물이 가장 크게 줄어든 곳은 성북구(124건)로, 1년 전(1,326건)보다 90.7% 급감했다. 이어 관악구(163건·78.2% 감소), 중랑구(96건·72.4% 감소), 동대문구(420건·72.1% 감소), 강동구(926건·69.5% 감소), 노원구(418건·68.4% 감소) 순으로 감소 폭이 컸다.
월세 매물 역시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구)와 영등포구, 강서구를 뺀 모든 자치구에서 감소했다. 성북구 아파트 월세 매물은 1년 전(603건)보다 76.7% 줄어든 141건에 그쳤고, △노원구(726건→303건) 58.3% △관악구(412건→183건) 55.6% △동대문구(914건→436건) 52.3% 순으로 감소 폭이 컸다.
서울 아파트 평균 전셋값 6억 원 육박
전세 매물이 줄어들자 전월세 가격도 뚜렷한 상승세를 보이는 중이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올해 1월 기준 서울 아파트 평균 전셋값은 5억 9,609만 원으로, 지난해 1월(5억 6,217만 원)보다 6%가량 올랐다. 같은 기간 평균 월세 가격은 134만 3,000원에서 150만 4,000원으로 약 11.9% 뛰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관악구 봉천동 ‘e편한세상서울대입구’ 전용 59㎡는 지난 2월 7일 보증금 6억 8,000만 원에 전세 계약이 체결돼 최고가 기록을 갈아치웠다. 지난해 9월 5억 7,870만 원에 신규 전세 계약이 체결된 점을 고려하면 6개월도 채 안 돼 1억 원 이상 오른 셈이다. 동작구 본동 ‘래미안트윈파크’ 전용 115㎡도 최근 보증금 13억 7,000만 원에 전세 계약을 맺었다. 지난해 5월 시세(11억 7,000만 원)과 비교하면 2억 원 오른 가격이다.
시장에선 당분간 전셋값이 상승세를 이어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정부가 다주택자들의 아파트 매도를 유도하기 위해 내놓은 조치들이 수도권 전세난을 더욱 부채질할 것이란 우려가 크다. 토지거래허가구역 내 다주택자의 ‘세 낀 집’ 매도가 허용돼 거래는 가능해졌지만, 매수자가 2년 내 실입주해야 하는 조건 때문에 거래되는 매물들은 사실상 ‘시한부 전세’이기 때문이다. 기존 세입자는 집주인의 아파트 매도로 계약 연장이 불가능해져, 전셋집을 구하기 위해 추가로 목돈을 마련하거나 다른 지역으로 밀려날 처지다.
다주택자가 가진 임대용 주택이 실거주용으로 전환돼 당분간 수도권 전세 매물 감소세는 이어질 전망이다. 정부가 보유세 인상 카드를 꺼내 들면 집주인들의 세금 전가로 세입자들의 주거비 부담이 가중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Word 김경민 기자 Photo 매경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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