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만원 더 내고 경유 대신 직항" 중동전쟁에 항공권 가격 3배 급등

임혜선 2026. 3. 7. 0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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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 긴장 고조에 경유 노선 기피… 유럽 직항 수요 급증
두바이·아부다비 경유 노선 불안에 여행 일정 변경 잇따라
중동 여행 상품 취소 문의도 급증… 여행사 대응 분주

중동 정세 불안이 해외여행 시장까지 흔들고 있다. 이란을 둘러싼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면서 중동을 경유하는 항공 노선에 대한 불안이 커지자 경유 항공편 대신 직항 항공편을 찾는 수요가 늘고 있다. 두바이·아부다비 등 중동 지역 여행 상품에 대한 취소 문의도 잇따르며 여행 계획을 바꾸는 움직임이 확산하는 분위기다. 특히 신혼여행을 앞둔 예비부부들 사이에서는 "안전이 우선"이라는 인식이 퍼지면서 인기 여행지 직항 항공권 가격이 급등하는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7일 여행업계에 따르면 최근 유럽 여행을 계획했던 여행객들 사이에서 일정이나 항공편을 바꾸는 사례가 늘고 있다. 주요 해외 항공사들이 한국~유럽 노선을 운항할 때 두바이 국제공항이나 아부다비 자이드국제공항 등을 중간 기항지로 활용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중동 지역을 경유하는 노선에 대한 심리적 부담이 커지면서 직항 노선을 찾는 수요가 증가하는 모습이다.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을 찾은 여행객들로 붐비고 있다. 강진형 기자

결혼을 앞두고 유럽으로 신혼여행을 준비 중인 박 모 씨는 "중동을 경유해 유럽으로 가는 일정으로 항공권을 예약했는데 최근 상황을 보고 직항으로 바꿨다"며 "이달 카타르를 경유해 다음 달 초 돌아오는 일정으로 2인 항공권을 258만원에 끊었는데, 결국 200만원을 더 들여 국적기 직항 항공편으로 변경했다"고 말했다.

실제로 그동안 가격이 저렴해 선호되던 중동 경유 노선 대신 직항 항공편을 찾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일부 인기 노선의 경우 직항 항공권 가격이 기존 대비 세 배 이상 오르는 사례도 나타났다. 특히 신혼여행 수요가 집중되는 유럽 노선에서 변화가 두드러진다. 파리·로마·바르셀로나·취리히 등 인기 신혼여행지로 향하는 직항 항공편 가격이 오르고 있다. 파리행 왕복 항공권 가격은 기존 100만~150만원 수준에서 최근에는 350만~550만원까지 뛰었다.

예비 신혼부부들의 고민도 커지고 있다. 결혼식을 앞두고 이미 신혼여행을 예약한 경우 여행을 취소할지 그대로 진행할지 결정하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경유 노선에 대한 심리적 불안이 커진 것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두바이 공항 등 중동 주요 공항의 항공편 운항이 점차 재개되는 분위기지만 여행객들의 불안 심리는 여전히 남아 있다. 대부분 항공편이 정상 운항으로 돌아오는 추세지만 여행객들은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해 중동 경유 노선을 피하려는 분위기다.

중동 관련 여행 상품에 대한 취소 문의도 잇따르고 있다. 국내 주요 여행사들은 중동 지역 상품을 취소한 고객들에게 환불 절차를 안내하고 있다. 하나투어는 오는 10일까지 인천에서 출발하는 두바이와 아부다비 관련 상품을 전면 취소했다. 노랑풍선, 모두투어 등도 중동 경유 노선을 이용하는 상품에 대해 항공편 결항에 따른 취소 수수료를 전액 면제하고 취소를 안내하고 있다. 여행업계 관계자는 "1일부터 전날까지 수백 건의 중동 관련 상품이 취소됐다"며 "고객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대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놀유니버스는 최근 이란 공습 사태로 중동 지역에서 귀국 일정이 지연된 패키지 상품 이용 고객들에게 귀국 항공료를 비롯한 추가 체류 비용 전액을 지원하기로 했다. 현지 체류 기간 발생한 식비와 숙박비, 항공권 비용 등을 회사가 부담한다는 방침이다. 또한 중동 지역으로 출발을 앞둔 고객이 여행을 취소할 경우 취소 수수료를 전액 면제하고 100% 환불 조치하고 있다.

한편 이란 및 인접 국가 공역 통제와 항공편 운항 차질로 인해 발이 묶였던 한국인 관광객들은 조만간 귀국할 것으로 보인다. 하나투어와 모두투어는 동남아와 타이베이 경유 편을 통해 370여 명 전원의 귀국 항공편 좌석을 확보했다. 지난달 28일 기준 두바이 등 중동 지역에 체류 중이던 놀유니버스 패키지 고객은 200여 명 수준이었지만 5일 현재 60여 명 수준으로 줄었다. 이들 고객 역시 귀국 항공편 좌석을 확보해 오는 8일 전원 귀국할 예정이다.

노랑풍선도 두바이에 체류 중인 고객 70여 명 전원의 귀국 항공편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현재 3월 8일 24명, 3월 10일 46명이 순차적으로 귀국할 예정으로 체류 고객 전원의 귀국 일정이 확정된 상태다. 이들 고객은 에미레이트항공을 이용해 타이베이·방콕·홍콩 등을 경유한 뒤 대한항공 편으로 인천에 도착할 예정이다.

임혜선 기자 lhsr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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