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타니 만루포+2회 10득점' 일본, 강한 줄은 알았지만 이렇게 강할 줄이야...타이완에 7회 콜드승 [더게이트 WBC]

배지헌 기자 2026. 3. 6. 2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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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타니 쇼헤이, 2회 1사 만루서 선제 그랜드슬램…WBC 한 이닝 최다 10득점 신기록
-야마모토 요시노부 최고 158.5㎞ 위력투…프리미어12 챔피언 타이완 7회 콜드게임
-디펜딩 챔피언 일본, 7일 한국과 C조 2차전 격돌
오타니와 무라카미(사진=더게이트 배지헌 기자)

[더게이트=도쿄돔]

타이완은 결코 약한 팀이 아니다. 2024 프리미어12에서 일본을 꺾고 우승한 챔피언이고, 이번 WBC C조에서 일본의 아성에 도전할 강력한 후보로 꼽혔다. 그러나 타이완과 일본의 경기가 끝났을 때, 도쿄돔 대형 전광판에는 13과 0이라는 충격적인 숫자가 찍혀 있었다. 

이바타 히로카즈 감독이 이끄는 일본 대표팀은 6일 도쿄돔에서 열린 2026 WBC 1라운드 C조 첫 경기에서 타이완(대만)에 13대 0, 7회 콜드게임 승리를 거뒀다. WBC 사상 한 이닝 최다 득점(10점)이라는 신기록도 함께 세웠다. 일본의 WBC 콜드게임은 2013년 대회 2라운드 네덜란드전 이후 무려 13년 만이다. 단 1안타에 그친 타이완으로선 5회 콜드게임과 노히트 패배를 면한 게 그나마 다행일 정도로 일방적인 경기가 펼쳐졌다. 
이바타 일본 감독(사진=더게이트 배지헌 기자)

오타니, 도쿄돔의 공기를 바꾸다

이날 경기는 오타니 쇼헤이라고 쓰고 야구의 신으로 불리는 존재를 위한 무대였다. 오타니의 존재감은 경기전 프리 배팅 때부터 압도적이었다. 오타니가 그라운드에 등장한 순간 4만여 관중의 시선이 한 곳으로 집중됐고, 오타니가 배팅 케이지에 들어서자 도쿄돔 안의 공기가 다른 흐름을 타기 시작했다.

오타니가 치는 공마다 족족 도쿄돔 외야 관중석 상단에 가서 꽂히는 초대형 타구가 됐고, 관중석에서는 경외감과 공포감이 뒤섞인 탄성이 울려퍼졌다. 이 15분간의 프리배팅 형식을 띈 홈런더비는 이날 펼쳐질 '오타니 쇼'의 예고편이었다.

1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한 오타니는 1회 첫 타석 초구부터 바로 배트를 휘둘렀다. 타이완 선발 정하오춘이 던진 첫 공을 걷어내 우익 선상에 떨어뜨렸다. 타구속도 188km/h짜리 초강력 라인드라이브 2루타. 오타니는 성큼성큼 달려 2루에 안착했다.

2회에는 더 경이로운 장면이 펼쳐졌다. 1사 만루 찬스, 볼카운트 2-1에서 들어온 바깥쪽 커브에 오타니의 배트가 돌았다. 순간적으로 자세가 무너지는가 했지만, 오타니는 왼손을 살짝 놓으면서 오른손만으로 배트를 돌려 타구를 날려보냈다. 우측 관중석에 꽂히는 만루홈런. 타구 속도 165km/h에 비거리 112m짜리 타구가 측정됐다. 일본야구 대표팀의 WBC 통산 두 번째 만루홈런이 오타니의 배트에서 나왔다.

경기후 이바타 감독은 기자회견에서 "연습경기 때보다 스윙이 훨씬 날카로워졌다. 만루홈런이라는 최선의 결과를 만들어냈다"며 혀를 내둘렀다. 이어 이바타 감독은 "오타니 같은 선수가 팀에 있다는 것만으로도 감독으로서 운영이 편해진다"며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선발투수 야마모토 요시노부도 "팀 동료로서 정말 든든한 한 방이었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오타니의 방망이가 도화선에 불을 댕기자, 일본 타선이 일제히 폭발했다. 요시나 마사타카의 적시타, 무라카미 무네타카의 안타가 터졌고 하위타선의 겐다 소스케, 와카츠키 겐야마저 잇따른 안타를 날렸다. 2사 1, 3루에서 이닝 두번째 타석에 나온 오타니는 1, 2루간을 가르는 우전 적시타로 2회 팀의 10번째 득점을 만들었다. 

10득점은 WBC 사상 한 이닝 최다 득점 기록이다. 종전 기록은 2009년 쿠바가 멕시코전에서, 2023년 미국이 캐나다전에서 각각 세운 9점이었다. 오타니는 2회 한 이닝에서만 혼자 5타점을 쓸어 담았다. 역시 WBC 역대 한 이닝 개인 최다 타점 기록이다. 2이닝만에 2루타-홈런-안타를 차례로 기록한 오타니는 네 번째 타석에서 사이클링 히트에도 도전했지만, 잘 맞은 타구가 1루수 직선타로 잡혀 이날 첫 아웃을 기록했다. 
2.2이닝 무실점 피칭의 야마모토(사진=더게이트 배지헌 기자)

1피안타 무실점, 마운드도 완벽 계투

타선의 폭발적인 지원에 마운드도 호투로 화답했다. 선발로 나선 야마모토 요시노부(LA 다저스)는 2회까지 타자 6명을 퍼펙트로 막아내며 출발했다. 최고 구속은 158.5km/h까지 나왔다. 경기후 야마모토는 "이틀 전 불펜 때부터 구속이 잘 나왔다. 현재 컨디션이 올라오고 있는 상태"라면서 만족감을 보였다. 

3이닝만 던지기로 정해놓고 등판한 야마모토는 3회 들어 잠시 흔들렸다. 피치클락 위반에 연속 볼넷이 겹치며 2사 만루 위기를 자초했고, 결국 아웃 하나를 남겨놓고 마운드에서 내려왔다. 야마모토는 "볼넷이 많아 반성할 점이 있다"면서도 "팀이 이겼기에 결과적으로는 좋았다고 본다"고 했다. 이바타 감독은 "초반 속구 위력이 매우 좋았다. 전반적으로 훌륭한 피칭이었다"고 등을 두들겼다. 

위기를 넘겨받은 후지히라 쇼마는 만루 상황을 무실점으로 수습했다. 이후 등판한 미야기 히로야가 2이닝 무안타 무실점, 키타야마 고키와 소타니 류헤이까지 모든 투수가 타이완의 공격을 끝까지 틀어막았다. 타이완 상대로 단 1개의 안타만 내준 일본은 13대 0의 스코어로 7회 콜드게임으로 경기를 마쳤다. 

첫 경기를 완벽한 승리로 장식한 일본은 7일 오후 7시, 도쿄돔에서 한국과 C조 2차전을 벌인다. 체코를 11대 4로 제압하며 17년 만의 WBC 첫판 승리를 손에 넣은 한국과, 프리미어12 챔피언 타이완을 초토화하며 대회 2연패 시동을 건 일본의 맞대결이다. 일본 선발로는 기쿠치 유세이가, 한국 선발로는 고영표가 각각 등판한다.

이바타 감독은 한국 타선에 대해 "실투 하나가 장타로 연결될 수 있는 타자가 많아 경계가 필요하다"고 경계심을 드러냈다. 오타니는 현지 매체와 인터뷰에서 "빨리 집에 가서 많이 자고 내일에 대비하고 싶다. 정말 힘든 싸움이 계속될 것 같지만 구장 전체가 함께 달아올라주면 힘이 된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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