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환 구미 콘서트 취소, 시장이 결정했냐” 질문에 침묵한 공무원들

윤준식 2026. 3. 6. 2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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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억 손배소 마지막 변론 진행, 오는 5월 1일 선고
이승환 측 “안전 위협 없었음에도 정치적 의도로 콘서트 취소”
구미 측 “콘서트 매진, 탄핵 반대 세력 예매 결과일수도” 주장도
가수 이승환. 인스타그램 화면 캡처


가수 이승환씨가 공연 2일 전 콘서트 대관을 취소한 구미시와 김장호 구미시장을 상대로 제기한 2억5000만원 규모 손해배상 소송의 변론이 6일 종결됐다. 소송의 결과는 오는 5월 1일 나온다.

마지막 변론에서 이씨 측은 구미시가 콘서트 개최로 인한 안전 상의 우려에 대해서 제대로 된 근거를 제시하지 않고 공연을 취소했다고 지적했다. 김 시장이 공연 취소를 통해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에 찬성 의견을 밝혔던 이씨의 정치적 발언을 금지하려 했다고도 주장했다. 반면 구미시 측은 대관 취소가 이씨의 의견에 반대하는 세력의 공연장 내 난동 등 안전상의 우려를 고려한 조치였다고 맞섰다.

서울중앙지법 민사913단독 박남준 부장판사는 이날 이씨와 공연 예매 관객 100명이 구미시와 김 시장을 상대로 제기한 손배소송의 마지막 변론을 열었다.

이날 소송은 구미시가 지난 2024년 12월 25일 구미시문화예술회관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이씨의 투어 콘서트를 공연 2일 전 취소하며 촉발됐다. 구미시는 12·3 비상계엄 후 이씨가 올린 탄핵 찬성 글에 대해 일부 단체가 반대 집회를 예고하자 ‘정치적 선동 및 오해 등 언행을 하지 않겠다’는 내용의 서약서 작성을 이씨 측에 요청했다. 이씨가 이를 받아들이지 않자 구미시는 “시민과 관객의 안전”을 이유로 공연을 취소했다.

"부당한 탄압" vs "안전 위한 조치"
이씨 측은 이날 구미시가 취소의 주된 사유로 들은 ‘안전 위협’의 실체가 없었다며 취소에 정치적 의도가 강하게 작용했다고 주장했다. 이씨 측은 “공연에 반대하는 집회는 두 차례 열렸는데, 참석자가 각각 10명, 40명에 불과했다”며 “공연장 내부도 입장시 검색 등을 통해 통제 가능하다”고 밝혔다. 이어 “2022~2024년 구미시에는 참가자 수천명이 넘는 집회가 5번 열렸는데. 모두 인명 피해는 전혀 존재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공연 당일 집회가 열렸더라도 경찰 등이 충분히 안전을 확보할 수 있었다는 취지다.

이씨 측은 “구미시가 이 사건에서 취한 유일한 조치는 서약서 요구다”라며 “서약서의 내용을 본다면 특정 정치적 발언을 억압하고 통제하려는 공권력의 목적이 넉넉히 인정된다”고 비판했다. 김 시장이 본인의 정치적 입지를 위해 공연을 무리하게 취소했으며 이 과정에서 구미시가 절차적 위법을 저질렀다고도 지적했다.

이씨 측은 “김 시장의 책임을 묻지 않는다면 앞으로 지방자치단체장은 자신의 정치적 입지를 위해 작은 반대 여론도 중대한 안전 문제로 둔갑시켜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려는 유혹을 느낄 수 밖에 없다”고 밝혔다.

반면 구미시 측 대리인은 대관 취소 조치가 시민 안전과 공공시설의 정치적 중립성을 지키기 위한 ‘적법한 재량권 행사’였다고 반박했다. 피고 측은 “이승환은 이 사건 공연과 관련해서 자신과 정치적 견해가 다른 사람들과 단체들을 지속적으로 조롱하기까지 했다. 이로 인해 갈등이 격화되는 양상을 보였다”고 밝혔다.

이 과정에서 구미시 측은 갈등이 불거진 이후 잔여석이 전석 매진된 점을 언급하기도 했다. 공연에 참석해 반대 의사를 표시하기 위한 소수의 예매자가 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었다는 설명이다. 김 시장이 정치적 의도를 가지고 공연을 취소했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아무런 근거 없는 억측”이라며 일축했다

구미시가 가수 이승환씨에게 작성을 요구한 서약서. 이승환씨 페이스북 캡처
재판부, "피고 측 대리인도 인정하는 마당에..."
재판부는 이날 증인으로 출석했던 구미시 공무원들의 증언 태도를 지적하기도 했다. 재판 과정에서 증인으로 출석한 구미시 문화예술과장과 문화체육관광국장은 ‘누가 콘서트와 관련해 최종 취소 결정을 내렸는지 기억나지 않는다’며 답변을 피했다. 박 부장판사는 “피고(구미시)측 대리인도 구미시장이 결정했다고 인정하는 마당에, 증인께서는 끝까지 누가 정했는지 모르겠다고 하더라”고 말했다.

박 부장판사는 “이것이 원고 이익으로 작용할지 피고 이익으로 작용할지 모르겠다”며 “입증 책임을 생각하면 원고가 (시장의 관여 여부를) 입증해야 하는 것이지만 피고(시장)의 영향력이 미쳐서 증인들이 제대로 증언을 못한다고 판단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판단하기가 참 쉽지 않은 사건이다. 증언 내용 등을 전체적으로 보고 제 판단을 하겠다”고 덧붙였다. 재판부의 선고는 오는 5월 1일 나온다.

윤준식 기자 semipr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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