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길과 껄끄러운데 김남준은 왜 계양을 고집할까

복건우 2026. 3. 6. 1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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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통령 의중 등에 업은 김남준, '당내 복심' 역할할 최측근 평가... 송영길엔 여권 내 역할론 '솔솔'

[복건우, 이승훈 기자]

6.3 지방선거와 함께 국회의원 보궐선거가 치러지는 인천 계양을이 여권의 최대 '문제 지역'으로 떠올랐다.

이재명 대통령의 지역구였던 인천 계양을을 놓고 원래 이곳에서 5선을 한 터줏대감 송영길 전 민주당 대표와 이 대통령의 최측근 김남준 전 청와대 대변인이 팽팽한 신경전을 벌이면서 당내 교통정리의 난이도가 점점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송 전 대표 측에서는 이 대통령이 대선 패배 후 야인으로 지내던 시절 국회 입성을 돕기 위해 송 전 대표가 지역구를 내준 만큼 당연히 돌려받아야 한다면서 이곳을 출마지로 점찍은 김남준 전 대변인을 향해 "양심 불량"이라고 불쾌감을 내비치고 있다.

이처럼 송 전 대표와 '부담스러운 경쟁'을 벌여야 하는 상황인데도 김 전 대변인이 계양을 출마 의지를 굽히지 않고 있다. 속사정은 뭘까.

1. 이재명 대통령의 의중
 김남준 전 청와대 대변인이 지난 2월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더불어민주당 당대표실에서 정청래 대표와 면담한 뒤 인사를 나누고 있다.
ⓒ 유성호
우선 당내에선 김 전 대변인의 계양을 출마에 이재명 대통령의 의중이 강하게 실려 있는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이 대통령의 성남시장 시절부터 함께한 '성남 라인'이자 최측근인 김 전 대변인이 최근 청와대에 사직서를 내고 이 대통령의 국회의원 당시 지역구였던 계양을 출마를 결정하기까지 대통령과 사전 교감이 있었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민주당 한 중진 의원은 <오마이뉴스>와 한 통화에서 "김 전 대변인이 (청와대에 간 지) 1년도 안 돼 선거판으로 나온다는 건 생각해 볼만 한 문제"라면서도 "여권에선 김 전 대변인을 계양을 후보로 꾸준히 빌드업을 해왔다"라고 말했다. 친이재명계로 분류되는 한 의원도 "지난해 하반기에 이미 김 전 대변인이 올해 보궐선거에서 대통령이 계셨던 계양을에 나가는 그림을 그린 게 아닌가 싶다"라고 말했다.

사석에서 만난 한 지도부 의원도 김 전 대변인의 계양을 출마와 관련해 "대통령의 의지가 큰 게 아닌가"라며 "대통령 퇴임 이후 문재인 전 대통령에게 윤건영 의원과 같은 역할로서 이 대통령에겐 김 전 대변인이 가장 적격자"라고 평했다. 문재인 정부에서 청와대 국정상황실장을 지냈던 윤 의원처럼 김 전 대변인이 계양을에서 당선해 국회에 입성한다면 이 대통령의 당내 복심 역할을 할 수 있을 거란 전망이다.

특히 김 전 대변인이 계양을 출마를 결심하고 준비를 시작한 시점에는 송 전 대표의 '무죄'와 당 복귀가 불투명했기에 이 대통령으로서도 김 전 대변인의 출마에 손을 들어주는 게 자연스러운 수순일 수 있었다.

하지만 송영길 전 대표가 전당대회 돈봉투 의혹과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재판에서 모두 무죄를 선고 받고 민주당 복귀를 선언하면서 상황이 급변했다. 송 전 대표가 "국회로 돌아가겠다"라면서 계양을 출마 가능성을 언급하자 김 전 대변인의 선택에 관심이 쏠렸는데 그의 선택은 사표 제출과 계양을 출마 선언이었다.

이때만 해도 당내에서는 송 전 대표의 상고심이 남아 있으니 김 전 대변인도 원래 계획대로 갈 수밖에 없는 것 아니냐는 말이 나왔다. 하지만 김 전 대변인이 지난달 20일 오후 사표를 제출하고, 곧바로 그날 저녁 바로 검찰의 상고 포기 결정으로 송 전 대표가 사법 족쇄에서 완전히 벗어나면서 양측 모두 물러설 수 없게 됐다.

이번에 처음 국회의원 선거에 도전하는, 사실상 정치 신인인 김 전 대변인이 과거 이 대통령에게 지역구를 넘겨준 송 전 대표를 상대로 한 공천 경쟁을 벌일 수 있는 배경을 설명할 때 이 대통령의 의중을 빼놓기는 불가능하다는 게 중론이다.

또 당내에서는 송 전 대표가 계양을 우선권을 요구해서는 안된다는 비판적 시각도 존재한다. 송 전 대표는 4년 전 이 대통령에 대한 보복 수사를 막기 위해 당시 5선을 지내며 정치적 기반을 다진 지역구인 계양을을 이 대통령에게 양보하고 서울시장에 출마했다고 하지만, 당내 일각에서는 송 전 대표가 서울시장이라는 정치적 야심을 위해 의원직을 그만둔 것일 뿐이라고 보기도 한다.

일부 의원들은 "송 전 대표가 대통령에게 지역구를 양보했다고 지금 거꾸로 포장하는 것"이라거나 "긁어 부스럼을 안 만들려고 다들 굳이 말하지 않는 것"이라며 불편한 속내를 드러내기도 했다.

2. 당선 가능성
▲ 복당한 송영길, 배웅하는 정청래 6월 지방선거와 국회의원 재·보궐선거를 앞두고 더불어민주당에 복당한 송영길 전 대표가 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를 찾아 정청래 대표와 면담한 뒤 배웅을 받고 있다.
ⓒ 남소연
당선 가능성 측면에서도 김 전 대변인이 계양을을 고집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박찬대 민주당 의원의 인천시장 출마로 공석이 될 인천 연수갑도 보궐선거가 이뤄질 것으로 보이지만, 계양을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험지다. 계양을의 안정적 승리 가능성을 고려하면 김 전 대변인에게 연수갑은 쉽지 않은 선택지다. 특히 이번 보궐선거에서 이 대통령과의 인연을 앞세워 선거운동을 할 수밖에 없는 김 대변인으로서는 이 대통령의 지역구였던 계양을이 가장 최적 지역인 것도 사실이다.

김 전 대변인과 가까운 한 의원은 "계양을은 민주당의 성지 같은 곳이지만 연수갑은 인천에서 가장 오지이다 보니 송 전 대표든 김 전 대변인이든 연수갑으로 가는 걸 좋아하겠느냐"라고 말했다.

송 전 대표 측에서도 "송영길 선배 자리를 치고 들어오는 건 도의가 아니다", "양심이 있으면 연고도 없는 계양을에 안 나와야 맞다"라며 김 전 대변인이 의원직에 대한 욕심으로 당선 가능성이 높은 계양을 출마를 고집하는 것 아니냐는 말도 흘러나온다. 한 의원은 김 전 대변인을 향해 "계양을이 제일 편하고 안전하니까 송 전 대표의 자리인데도 대통령 빽으로 가겠다는 것"이라며 불만을 표출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김 전 대변인은 "계양 주민과의 인연이 분명히 있다"라며 이 대통령의 국회의원 보좌관 생활을 계양을에서 처음 시작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김 전 대변인은 지난달 <오마이뉴스>와 한 인터뷰에서 "저 스스로 계양을이 아닌 곳에서 열매를 맺을 수 있는 존재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이 대통령과 분리해서 설명할 수 없다"라며 "대통령과의 인연 그리고 제가 느낀 감사함, 이제까지 만난 계양 주민들에 대한 감동을 바탕으로 이재명 정부의 성공을 위해 일할 수 있는 곳이 계양을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밝힌 바 있다(관련 기사: 김남준 "이 대통령에게 배운 쉬운 정치, 계양을에서 열매 맺고 싶다" https://omn.kr/2h5eb).

김남준 대통령 교감설에 여권 내 송영길 역할론

상황이 이렇다 보니 송영길 전 대표 쪽에선 속을 끓이면서도, 당내에서 송 전 대표가 계양을을 양보하고 여권 내에서 보다 큰 역할을 맡아야 한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상황과 맞물려 다른 선택지를 조심스럽게 모색하려는 움직임도 감지된다.

송 전 대표와 가까운 한 의원은 "김 전 대변인에게 대통령 뜻이 실려 있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라면서 "(그렇다면) 미래의 권력에 가까이 가고 있는 송 전 대표 같은 분이 이런 걸로 일희일비해서 되겠나"라고 말했다.

사석에서 만난 한 의원은 "송 전 대표는 대통령을 꿈꾸지 않겠나"라며 "김 전 대변인에게 계양을을 양보하고 정치적으로 불리한 연수갑에 나가는 게 어떨까"라고 제안했다. 대승적 양보와 험지 출마를 정치적 자산으로 삼아 차기 당권이나 대권 등을 노려볼 수 있다는 것이다.

앞서 언급한 지도부 의원은 "송 전 대표가 계양만 지키는 의원이 아닌데 왜 스스로 격을 낮추려 하느냐"라며 "내가 송 전 대표라면 이번 선거 이후 외교부 장관이나 국무총리를 통해 국정 경험을 쌓는 방향도 고민할 것"이라고 말했다.

송 전 대표와 김 전 대변인은 계양을 출마와 관련해 당의 결정에 따르겠다는 뜻을 반복하고 있다. 지난 5일 국회를 찾아 정청래 대표를 만난 송 전 대표는 6일 KBS 라디오 <전격시사>에서 "(정 대표에게) 이번에 국회로 들어오겠다는 말씀을 드렸다"라며 "(계양을 출마와 관련해선) 계양구 주민들의 의사가 중요한 거 아니겠나"라고 말했다. 오는 8월 전당대회 출마와 관련해선 "섣부른 이야기"라며 "당원들의 의견과 여론을 수렴해 결정하겠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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