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가 환대 공동체로 나아가는 관점·해법 제시해 주길”

국민일보 자문위원회(위원장 김병삼 목사)는 4~6일 강원도 속초에서 수련회를 열고 올해 연중기획 ‘새로고침(F5) 환대의 공동체로’를 집중 논의했다. 한국교회의 현재를 진단하고 미래를 모색한 회의는 2시간 넘게 이어졌다. 자문위원들은 “신뢰 회복과 리더십 재편 등 현실을 직시하며 한국교회가 의미 있는 환대의 공동체로 나아가는 다양한 관점과 해법을 국민일보가 제안해 달라”고 당부했다. 또 인공지능(AI)에 대한 신학적 분별과 활용, 방향성에 대한 제언도 덧붙였다.
국명호 여의도침례교회 목사
김근영 수원제일교회 목사
김병삼 만나교회 목사
김하나 명성교회 목사
안광복 청주상당교회 목사
이웅천 둔산성광교회 목사
임병선 용인제일교회 목사
전창희 종교교회 목사
천영태 정동제일교회 목사
최병락 강남중앙침례교회 목사
허요환 안산제일교회 목사
조민제 국민일보 회장
강주화 국민일보 종교국장
(가나다 순)


이날 자문위원회는 1·2월 ‘좋은 기사상’ 수상작을 선정했다. 종교국 종교부 이현성 손동준 기자의 ‘디지털 주보·다회용품·새활용 쓰레기 제로, 깃발 든 교회’(2026년 1월 19일자 33면)와 편집국 국제부 조승현 기자의 ‘인스타·틱톡·페북·유튜브, 애들은 사용 금지’(1월 31일자 5면)가 1월 수상작으로 채택됐다. 심사를 맡은 황선욱 여의도순복음분당교회 목사는 “SNS 규제 필요성에 대한 사고의 전환을 끌어냈고, 한국교회가 실천할 수 있는 구체적인 ESG 사례를 제시한 점이 훌륭했다”고 평했다. 2월에는 편집국 이슈탐사팀의 ‘유해 정보 쏟아내는데…AI 기업들 이용 약관으로 책임 회피’(2월 11일자 1·10면)와 종교국 미션탐사부의 ‘논쟁보다 배려, 자기 자랑은 피하자’(2월 14일자 7면)가 수상작으로 꼽혔다. 김요한 광주 월광교회 목사는 “AI 시대 주체적이고 건강한 관점을 세우는 데 도움을 줬고, 명절 기간 가족 관계 속에서 복음의 가치를 구체적으로 어떻게 전할지 고민하게 했다”고 설명했다.


옵서버로 참여한 국민문화재단 이사 김하나 명성교회 목사도 함께했다. 다음은 자문위 주요 발언.
△강주화 국장=국민일보는 올해 ‘새로고침(F5) 환대의 공동체로’라는 큰 틀 안에서 영적 지도력, 재정, 교회 구조 등을 주제로 환대 공동체를 모색하는 방안을 조명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교인과 가나안 성도 등 1000여명을 대상으로 의식 조사를 의뢰했다. 각자의 목회 현장에서 경험한 환대의 실천과 고민을 나눠 주면 좋겠다.
△김근영 목사=최근 한국교회 신뢰도가 최저라는 설문 결과를 접하고 큰 충격을 받았다. 또 놀랐던 것은 얼마 전 수원역 전도 현장에서 만난 한 노숙인의 질문이었다. ‘나 같은 사람도 교회에 나가도 됩니까’라고 묻는데 소외된 이들에게 교회는 어떤 곳인가를 자문하게 됐다.
△천영태 목사=코로나 이전까지 우리 교회 식당에서는 노숙인들과 교인들이 함께 식사했다.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오랫동안 밥을 나누며 교제했다. 그러나 코로나 이후 상황이 달라졌고, 분리된 형태로 이어지는 환대가 과연 진정한 환대라 할 수 있을까 고민하게 한다. 우리가 생각하는 환대의 범위를 넘어 보이지 않는 곳에 있는 사회적 약자를 향한 환대를 짚어볼 필요가 있다.
△안광복 목사=환대라는 주제가 이상적인 담론에 머물러선 안 된다. 그것이 실제 삶의 변화를 끌어내려면 성도들이 각자의 자리에서 실천할 수 있는 목회적 가이드라인이 필요하다. 교회 역시 환대라는 쉽지 않은 주제를 어떻게 현실 목회에 적용하고 있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사례들도 함께 나눌 수 있길 바란다.
△허요환 목사=신약학자 조슈아 지프는 환대를 ‘외인을 위한 공간을 만드는 과정’이라 정의했다. 이는 물리적 장소를 넘어 낯선 이를 기꺼이 수용하는 정서적·영적 공간을 마련하는 일이다. 전통 교회와 신생 교회의 환대 방식은 다를 수 있지만 그 복음적 본질은 같다. 국민일보가 시대에 필요한 환대의 의미를 기사로 명확히 정립해 주길 기대한다.
△김병삼 목사=환대를 베푸는 입장과 환대를 받는 입장을 구분할 필요가 있다. 30년 전 ‘예수 믿지 않는 사람들의 눈에 비친 교회’를 저술하며 비신자들이 진정 원하는 교회의 모습이 무엇인지 연구했고 이를 목회의 근간으로 삼아 왔다. 30년이 지난 지금 다시금 환대 공동체를 논의하면서 우리가 베푸는 호의가 받는 이들에게도 진정한 환대로 다가가고 있는지 본질적인 질문을 던져야 한다.
△임병선 목사=성신여대 건축학과와 협업해 교회 건축 프로젝트를 진행한 적이 있다. 실제 건축 과정에서 주차장 개방 등 기존 교회 개념을 뒤집는 시도가 큰 영감을 줬다. 무엇보다 진정한 환대 공동체가 되기 위해서 기존 성도들이 기득권을 내려놓는 결단이 필요하다. 그 과정에서 성도들이 느낄 수 있는 소외감과 상실감을 어루만지는 일도 중요하다. 국민일보가 이 문제를 균형 있게 다뤄 주길 바란다.
△국명호 목사=은퇴 여건이 마련되지 않아 세대교체가 어려운 작은교회들의 현실도 엄중하다. 은퇴 사각지대에 놓인 교회의 문제를 각자의 짐으로만 치부할 것이 아니라 한국교회 전체가 머리를 맞대고 ‘상생을 위한 환대’의 관점에서 정책적 대안과 구체적인 예우 방안을 고민해 봐야 할 시점이다.
△이웅천 목사=환대의 갈등을 넘어 이제는 창의적이고 미래지향적인 기독 사상가들이 발굴돼야 한다. 지성인들이 자유롭게 의견을 나누고 공동체가 이를 성숙하게 수용할 때 한국교회는 한 단계 더 도약할 수 있다. 오늘날 한국교회가 김교신 선생 같은 인재를 배출하지 못하는 현실이 안타깝다. 국민일보가 잠든 의식을 깨우고 깊은 통찰을 전하는 ‘지성적 담론의 산실’이 돼 시대의 기독 사상가들을 길러내는 통로가 되어주길 기대한다.
△최병락 목사=“오른손이 하는 것을 왼손이 모르게 하라”(마 6:3)는 성경적 가르침에 따라 많은 교회는 구제 사역을 드러내는 일을 조심스러워한다. 자칫 ‘어제의 구제’에 대한 기억이 ‘오늘의 구제’를 실천할 기회를 박탈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교회가 겸손히 침묵하더라도 국민일보가 숨은 미담을 적극 발굴해 세상에 드러내는 빛이 돼 주길 바란다.
△전창희 목사=최근 일부 교회가 청빙 조건으로 ‘챗GPT 설교 금지’를 내세울 만큼 기술의 파고가 목회 현장을 파고들고 있다. 변화가 급격할수록 맹목적 수용이나 무조건적 거부라는 양극단에 빠지기 쉽다. 이제 AI를 단순한 찬반 논리로 대하기보다 기술 문명 속에서 교회가 지켜야 할 영적 정체성과 지혜로운 대응 방안을 선도적으로 제시해야 한다.
△조민제 회장=오늘 제안해준 ‘환대의 본질’에 대한 깊은 성찰과 현장의 목소리를 귀 기울여 듣겠다. 특히 AI를 목회에 어떻게 접목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은 이 시대 교회가 반드시 풀어야 할 과제다. 한국교회가 기술 문명 속에서도 영적 본질을 잃지 않도록 실질적인 가이드를 제시하겠다.
△김하나 목사=목회 현장에서 AI 찬반 목소리가 공존한다. 그 경계에서 국민일보가 다양한 입장과 날카로운 성찰을 균형 있게 담아내 주길 바란다. 종교국의 선명한 정체성이 국민일보를 든든히 지탱하는 힘이라 믿는다. 이 귀한 가치를 끝까지 지켜내는 것이 곧 한국교회의 큰 복이다. 앞으로도 시대의 빛과 소금의 사명을 다해주길 기대한다.
정리=속초 글·사진 박효진 기자 imher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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