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경기 악몽 때려부순 홈런 4방...'문보경 만루포+위트컴 연타석포' 한국, 체코에 대승 [더게이트 WBC]
-소형준 3이닝 무실점 쾌투로 계획 완수
-위트컴·존스 활약에 우타자 갈증 해소

[더게이트=도쿄돔]
그동안 한국 야구에게 WBC 첫 경기는 악몽이었다. 2013년 네덜란드, 2017년 이스라엘, 2023년 호주까지. 세 대회 연속 첫판을 잡지 못하면서 본선행 꿈이 좌절되곤 했다. 그래서 더 중요했던 체코전. 그 경기에서 한국이 홈런 4방을 퍼부으며 대승을 거두고, 지긋지긋한 악몽에서 깨어났다.

문보경, 1회부터 포성을 울리다
경기 초반부터 최상의 시나리오가 전개됐다. 선발 소형준(KT)이 1회 초를 공 11개만 던지고 무실점으로 넘긴 뒤, 1회 말 타선이 폭발했다. 김도영 볼넷, 이정후 안타, 안현민 볼넷으로 1사 만루. 타석에 들어선 문보경은 체코 선발 다니엘 파디삭의 한가운데 슬라이더 실투를 정확하게 걷어 올렸다. 우중간 담장을 넘어가는 만루홈런으로 파디삭을 0.1이닝 만에 마운드에서 끌어내렸다.
문보경의 타구가 담장을 넘어가는 순간 2루에 있던 이정후는 두 팔을 번쩍 들었고, 선수들은 더그아웃에서 비행기 세리머니로 하나가 됐다. 류 감독도 얼굴 가득 미소를 지으며 문보경을 맞았다. 한국의 WBC 통산 네 번째 만루홈런이자, 미국을 제치고 WBC 역대 최다 만루홈런 팀으로 올라서는 순간이기도 했다.

위트컴, 연타석 홈런으로 흐름을 되돌리다
계획에서 잠시 이탈한 순간도 있었다. 5회초, 류지현 감독이 2이닝 이상을 기대한 정우주가 등판했지만 제구가 흔들리면서 주자 두 명을 내보냈고, 3번 타자 테린 바브라에게 3점 홈런을 허용했다. 6대 3. 넉넉했던 리드가 세 점 차로 좁혀지면서 도쿄돔에 묘한 긴장감이 흘렀다. 정우주는 23구를 던지고 마운드를 내줬다.
여기서 한국 타선이 다시 힘을 냈다. 5회 말 공격에서 타석에 나온 위트컴은 체코 투수 미할 코발라의 바깥쪽 변화구를 당겨 좌중간 담장 너머로 보냈다. 3회에 이은 연타석 홈런. 체코 마운드에서 가장 위력적인 투수의 공을 너무나 손쉽게 홈런으로 연결해버렸다. 점수는 8대 3으로 다시 벌어졌고, 흐름은 한국 쪽으로 완전히 넘어왔다.
여유를 되찾은 한국은 6회부터 박영현, 조병현, 김영규, 유영찬을 차례로 올려 체코의 추격을 차단했다. 8회에는 존스까지 솔로홈런을 추가하며 이날 홈런을 4방으로 늘렸고, 경기는 11대 4 한국의 대승으로 마무리됐다. 이날 등판한 불펜 투수들은 모두 30구 이하를 던졌다. 6일이 휴식일인 만큼 7일 일본전 기용에도 차질이 없다. 결과적으로 계획에서 크게 벗어난 건 없다.
경기 후 류지현 감독은 "상대를 떠나 첫 경기 긴장감이 있었는데, 1회 만루홈런이 나오면서 좀 더 편안하게 경기를 이어갈 수 있었다. 긍정적인 신호가 오는 것 같다. 오키나와에서 좋은 과정을 거쳐 오사카로 왔고, 도쿄까지 이어지는 흐름이 기대를 갖게 한다"고 소감을 말했다.
이날 타이완이 호주에 0대 3으로 패하면서 C조 판도가 크게 출렁였지만, 한국은 초반부터 순조롭게 경기를 풀어가며 첫 단추를 잘 꿰었다. 17년 만에 첫판을 이긴 한국은 6일 하루 숨을 고른 뒤 7일 '디펜딩 챔피언' 일본과 상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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