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학개미라면…차이나테크주 주시하라
중국 연례 최대 정치 행사인 양회(兩會·전국인민대표대회와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를 앞두고 중국 기술주가 다시 주목받는다. 지난해 시장 관심이 형성된 시기라면 올해는 주가가 본격적으로 재평가 국면에 진입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특히 2월 춘절 기간 국영 중국중앙방송(CCTV) 갈라쇼에서 다수 휴머노이드 로봇 기업이 진화된 기술을 선보이며 시장 관심이 집중됐다. 지난해 갈라쇼 공연 후 중국 로봇 기업 유니트리는 대규모 투자를 유치하고, 중국 본토 증시 상장을 위한 예비심사를 통과했다. 올해 역시 투자자 관심이 높아진 다수 기업이 기업가치 상승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기대감을 키운다.
지난 1월 9일 홍콩 증시에 상장한 인공지능(AI) 스타트업 미니맥스 주가가 고공하고 있다는 점 또한 주목할 만하다. 미니맥스 주가는 상장 후 2월 24일까지 155% 상승했다. 월가에서도 중국 기술주를 주목한다. JP모건은 최근 발간한 보고서를 통해 “미니맥스는 가장 유망한 글로벌 AI 투자 종목 중 하나”라며 “매출이 2030년까지 연평균 138%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3월 열리는 양회에서 AI, 연산 인프라, 첨단 제조 등 전략 산업 관련 정책 방향성이 확인될 가능성이 높다. 3월 중순 이후 알리바바·바이두·텐센트 등 주요 빅테크 실적 발표와 딥시크 차세대 모델 V4 공개까지 앞두고 있어 시장 기대감은 여느 때보다 크다. 단, 미국의 수출 규제와 실적 불확실성 등은 변수로 꼽힌다. 글로벌 AI 패러다임이 미국과 중국 양대 축을 중심으로 전개되고 있다는 점에서 투자 전략 역시 특정 국가에 집중하기보다 미국과 중국을 동시에 투자 포트폴리오에 편입하는 바벨 전략이 유효한 시점이다.

밸류체인 전반 관심 확산
올해 중국 투자자가 주목할 이벤트는 주요 기업 상장 여부다. D램 분야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CXMT)와 낸드플래시 분야 양쯔메모리테크놀로지(YMTC)가 대표적이다. 중국 대표 메모리 반도체 기업으로, 이들 상장 여부가 지수 상승 촉매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이뿐만 아니다. 중국 대표 로봇 업체 유니트리를 비롯해 러쥐로봇과 딥로보틱스 등이 본토 증시 상장 준비에 돌입했다.
박주영 키움증권 애널리스트는 “중국 투자자는 주요 기업 상장 이벤트를 주목해야 한다”며 “CXMT와 YMTC를 비롯해 유니트리 등 다수 첨단 기술 기업이 상장을 추진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일정은 변동성이 존재하지만 이들 상장은 업종 전반 가격이 재평가되는 계기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국산화 역시 올해 중국 테크주 핵심 키워드다. 미중 갈등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중국은 AI 칩 국산화에 심혈을 기울이는 분위기다. 중국 AI 칩 국산화 속도는 빠른 편이다. 지난해 상반기 기준 중국 AI 칩 국산화율은 약 37% 수준으로 추정된다. 2~3년 전 20% 초반에 불과했던 점을 감안하면 의미 있는 개선이다. 올해 이 비율을 얼마나 더 끌어올릴 수 있는지가 시장의 주요 관전 포인트다.
증권가에서는 전공정 장비 대표 기업 북방화창, 화학적기계연마(CMP) 공정장비 기업 화하이칭커, 후공정(OSAT) 1위 JCET, 팹리스 반도체 업체 기가디바이스, 파운드리 기업 SMIC와 화홍반도체 등을 국산화 수혜 가능성이 높은 종목으로 꼽는다.
김민경 한국투자신탁운용 해외투자운용부 책임은 “현재 중국 기업이 글로벌과 기술 격차를 빠르게 좁히며 시장점유율을 확보하는 중”이라며 “특히 로컬 AI 반도체 팹리스, 첨단 패키징·테스트, 메모리 반도체 등 핵심 하드웨어 영역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고 말했다.
AI 가치사슬(밸류체인) 수직계열화가 완성된 기업 역시 주목할 필요가 있다. 알리바바와 바이두 등이다. 두 기업 모두 칩·클라우드·모델·플랫폼을 통합했다는 공통점을 지녔다. 알리바바는 반도체 자회사 핑터우거를 통해 AI 반도체를 내재화했다. 지난 1월 말 공개한 AI 칩 ‘전우 810E’는 엔비디아 H20과 유사한 수준의 성능을 제공하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알리 클라우드 내부 연산에 활용 중이다. 바이두 자체 AI 칩 쿤룬은 중국 AI 가속기 3세대까지 상용화에 성공했다.
백종민 유안타증권 애널리스트는 “AI 밸류체인 수직계열화 본질은 추론을 비용에서 자산으로 전환하는 것”이라며 “추론 수요 폭증 국면에서 AI 풀스택 기업으로 전환을 완성한 기업이 중장기적 수익성을 확보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적 가시성 확보 필요
가격 측면에서는 중국 본토와 홍콩 증시 차이가 뚜렷하다. ‘중국 나스닥’으로 불리는 본토 과창판STAR50지수는 부담스러운 가격 수준에 도달했다는 진단이다. KB증권에 따르면, 지난 2월 13일 기준 과창판 주가수익비율(PER)은 약 44배다. PER 약 25배인 나스닥100과 비교해 높다. 일부 AI 칩과 팹리스 기업은 PER이 50~80배에 이른다. 단기적으로 변동성 확대 가능성을 염두에 둬야 한다는 경고가 나온다.
그러나 올해 CXMT를 시작으로 실적 개선이 동반되는 기업이 줄줄이 본토 증시에 상장할 경우 얘기가 달라진다. 단순한 PER 확장이 아닌 이익 기반 상승으로 전환될 여지가 있다.
노승국 KB증권 애널리스트는 “올해 CXMT를 시작으로 양호한 이익을 나타낼 기업이 본토 증시에 연이어 상장을 앞두고 있다는 점에서 실적 기반 추가 상승 동력은 충분하다”며 “중기적 관점에서 국산화 테마와 연계성이 높은 본토 증시로 매수세가 집중될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이라고 말했다.
홍콩 증시는 아직까지 가격 부담이 크지 않은 편이다. 항셍테크지수 PER은 약 19배로, 지난 5년 평균인 22배를 밑돈다. 이는 외국인 자금 대규모 유출이 있었던 2022년 10월, 중국 정부의 게임 규제로 투심이 악화된 2023년 말과 유사한 수준이다. 그러나 현재 홍콩 증시에 상장한 테크 기업 경영 환경은 2022~2023년보다 개선됐다는 평가가 주를 이룬다. 여기에 AI 기대감까지 더해졌다. 김경환 하나증권 애널리스트는 “홍콩 증시 소외가 일단락됐다”며 “항셍테크지수는 단기 저가 매수세가 유입으로 반등을 예상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중국 테크주에 대한 관심을 지속적으로 가져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글로벌 AI 패러다임이 미국과 중국 양대 축으로 전개되는 구조에서 균형을 맞추는 ‘바벨 전략’이 핵심이다. 박수진 미래에셋증권 애널리스트는 “미국과 중국 투자 균형을 맞춰 미국을 중심으로 한 기술 리더십과 중국의 구조적 성장 잠재력을 동시에 반영하는 중장기 방향성을 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개별 종목 불확실성이 우려된다면 테마형 상장지수펀드(ETF)를 활용하는 방법도 고려할 만하다. KODEX 차이나AI테크액티브, TIGER 차이나테크TOP10, ACE 차이나AI빅테크TOP2+액티브, RISE 차이나테크TOP10위클리타겟커버드콜, SOL 차이나육성산업액티브, TIME 차이나AI테크액티브 등이 대표적이다. 한 자산운용 업계 관계자는 “테마형 ETF를 활용한 분산 투자는 산업 성장성을 확보하고 개별 종목 불확실성을 완화하는 대안이 될 것”이라며 “중국 AI 산업은 정책·기술·산업 생태계 변화 속도가 빠른 만큼 지수형보다 액티브 전략이 유효할 수 있다”고 말했다.
[문지민 기자 moon.jimin@mk.co.kr]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349호(2026.03.04~03.10일자) 기사입니다]
[Copyright (c) 매경AX.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Copyright © 매경이코노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중동발 악재에도 끄떡없다”…미래에셋, ‘이것’ 주목하라는데- 매경ECONOMY
- “지금이 매수 타이밍”…미래에셋이 삼성전자 추천한 이유는?- 매경ECONOMY
- 미국 이란 싸우는데 왜 우리가…코스피 12%·코스닥 14% 대폭락- 매경ECONOMY
- 코스닥까지 번진 ‘밸류업 공시’ 열풍…밸류업 지수 사상 최고- 매경ECONOMY
- “천당과 지옥 오갔어요”…주가 요동친 LIG넥스원 [오늘, 이 종목]- 매경ECONOMY
- ‘글로벌 실적왕’ 못 오를 나무 아니다…삼성전자 ‘영업이익 300조’ 시나리오- 매경ECONOMY
- 400억 터진 ‘리니지 클래식’, 엔씨에 ‘독이 든 성배’? [재계톡톡]- 매경ECONOMY
- 원달러 환율 1500원 넘길까…한은 “현 상황, 과거와 달라”- 매경ECONOMY
- “심약자는 못 버티는 코스피”…월가 베테랑의 ‘경고’- 매경ECONOMY
- 치솟는 기름값에 산업부도 나섰다…“유통시장 특별점검 진행”- 매경ECONOM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