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현직 검사 “상설특검, 직권남용 기소 의문… 오해면 깨 달라”

구자창,박재현 2026. 3. 5. 1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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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설특검이 '쿠팡 퇴직금 불기소 외압 의혹'의 핵심 인물인 엄희준·김동희 검사를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로 기소한 데 대해 현직 검사가 "법리적으로 죄를 구성할 수 있는지 의문"이라고 비판했다.

박철완 부산지검 중요경제범죄조사단 단장(부장검사)은 5일 검찰 내부망 이프로스에 글을 올리고 엄 검사 등에 대한 특검의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기소 처분에 대해 "앞으로 수사결과 내용의 타당성에 대해 검토해 볼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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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봉권 띠지 폐기 의혹'과 '쿠팡 퇴직금 불기소 외압 의혹'을 수사한 안권섭 특별검사가 5일 서울 서초구 특검팀 사무실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상설특검이 ‘쿠팡 퇴직금 불기소 외압 의혹’의 핵심 인물인 엄희준·김동희 검사를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로 기소한 데 대해 현직 검사가 “법리적으로 죄를 구성할 수 있는지 의문”이라고 비판했다.

박철완 부산지검 중요경제범죄조사단 단장(부장검사)은 5일 검찰 내부망 이프로스에 글을 올리고 엄 검사 등에 대한 특검의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기소 처분에 대해 “앞으로 수사결과 내용의 타당성에 대해 검토해 볼 계획”이라고 밝혔다. 박 단장은 “제 관심사항은 피의사실 중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의 점이 법리적으로 죄를 구성할 수 있는가 (여부)”라며 “그간 큰 관심을 가져 온 검찰 의사 결정 시스템에 대한 것이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엄 검사와 김 검사는 지난해 4월 인천지검 부천지청 지청장과 차장검사로 각각 근무하면서 쿠팡 퇴직금 미지급 사건의 주임검사에게 ‘대검 보고 진행 사실을 문지석 부장에게 알리지 말라’는 취지의 지시한 혐의(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로 불구속 기소됐다. 이 과정에서 주임검사에게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했다는 게 특검의 판단이다. 엄 검사 등에게는 수사 외압 의혹을 폭로한 문 검사의 이의제기권과 휘하 주임검사에 대한 지휘·감독권 행사를 방해한 혐의도 적용됐다.

박 단장은 이와 관련 “‘대검 보고 진행 사실을 문지석 부장에게 알리지 마라’는 취지로 한 지시의 상대방은 주임검사인데, 어떻게 권한행사의 상대방이 아닌 문지석 부장검사에 대한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죄가 성립할 수 있는가”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죄에 있어 범행 객체는 권리행사를 방해받거나 또는 의무없는 일을 한 사람이 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쿠팡 퇴직금 미지급 사건과 관련해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및 국회에서의 증언·감정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기소된 엄희준 검사가 27일 서울 서초구 안권섭 쿠팡·관봉권 상설특별검사팀 사무실 앞에서 기소 반박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특검의 피의사실대로면 엄 검사 등이 문 검사를 ‘패싱’(논의 과정에서 배제)하면서 문 검사에게는 별도의 직권을 행사하지 않았는데 어떻게 직권남용 피해자가 될 수 있느냐는 취지다. 박 단장은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죄의) 피의사실 구성과 관련해 제 눈에 아주 어색하게 부딪히는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박 단장은 엄 검사 등이 주임검사에게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했다’는 대목에 대해서도 “주임검사가 어떤 의무 없는 일을 했는지가 특정돼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는 “주임검사가 대검보고 진행 사실을 부장검사에게 알리지 않는 행위, 즉 부작위가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죄의 구성요건적 결과 중 하나인 ‘의무 없는 일을 하다’에 해당하는지 의문이 든다”고 했다.

박 단장은 또 “부천지청의 대검 보고 주체는 형식적으로든 실질적으로든 부천지청장이 될 듯 하다”며 “지청장 또는 지청장의 뜻에 따라 차장검사가 주임검사에게 대검과 의견 조율 과정에서 보고 과정을 부장검사 포함해 다른 이에게 말하지 말라고 지시하는 것이 부적법한 권한 행사에 해당할 수 있는지 의문”이라고 주장했다.

박 단장은 문 부장검사의 이의제기권 행사를 방해했다는 특검 판단에 대해서도 “기관장의 업무 보고 활동이 부장검사의 이의제기 대상이 될 수 있는지 의문”이라고 했다. 그는 “부장검사의 이의제기 권한은 본인이 권한을 행사할 수 있는 경우에 비로소 발생하는 것 아닌가”라며 “위 피의사실처럼 부장검사에게 아예 자신의 의견을 피력할 기회가 주어지지 않는 경우에는 구체적인 이의제기 권한이 발생했다고 볼 수 없는 것은 아닌지 의문”이라고 주장했다.

박 단장은 “이러한 저의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죄에 관한 법리 이해가 오해라면 동료들이 과감하게 제 법리오해를 깨뜨려주셨으면 한다”며 “특히 문지석 부장검사께 부탁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이 사건을 계기로 그간 이뤄진 검찰 업무 처리의 기준과 절차가 적법했는지 여부를 재점검해봤으면 한다”며 글을 마무리했다.

구자창 박재현 기자 critic@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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