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니어그룹] 도서관에서 사라진 책 두 권, 안내문이 붙었습니다

이혁진 2026. 3. 5. 17:37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오마이뉴스의 모토는 '모든 시민은 기자다'입니다.

청소 일과를 마친 후 도서관에서 잠시 책을 펼칠 수 있는 행운은 예상치 못한 선물이나 마찬가지다.

한가한 오전 시간, 내 또래는 없지만 규칙적으로 도서관을 찾아 책을 읽는 사람을 볼 수 있다.

동네 이웃이기도 한 '도서관 활동가'들이 이용객들에게 다양한 책을 골라주고 친절히 안내도 하고 있다.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일주일째 깜깜 무소식... 함께 보는 공공 도서, 얼른 회수 되길 바라며

【오마이뉴스의 모토는 '모든 시민은 기자다'입니다. 시민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사는 이야기'도 뉴스로 싣고 있습니다. 당신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이혁진 기자]

'노인일자리사업'의 일환으로 작은도서관으로 청소하러 출근한 지 한 달이 넘었다. 청소 일과를 마친 후 도서관에서 잠시 책을 펼칠 수 있는 행운은 예상치 못한 선물이나 마찬가지다. 매일 30~40분간 오붓한 독서 시간이 쌓이면 내 인생에도 적잖은 변화가 있을 것이다. 이참에 나만의 독서 기준을 정했다. 오래 전 읽었던 명작과 고전을 다시 읽기로 한 것이다. 지금은 <돈키호테>를 탐독하고 있다.
 도서관 청소를 마치고 짬을 내 고전명작인 돈키호테를 읽고 있다.
ⓒ 이혁진
한가한 오전 시간, 내 또래는 없지만 규칙적으로 도서관을 찾아 책을 읽는 사람을 볼 수 있다. 작은도서관은 시설 규모는 작아도 전국 '책이음 서비스'를 통해 전국 어디든 책을 빌려볼 수 있다. 도서관에 없는 책은 '상호대차 서비스'를 이용하면 다른 도서관의 책을 하루 이틀 내 대출받을 수도 있다.

이러한 작은도서관의 이점을 일찍 알았더라면 자주 이용했을 것 같다. 동네 이웃이기도 한 '도서관 활동가'들이 이용객들에게 다양한 책을 골라주고 친절히 안내도 하고 있다. 그런데 가장 중요한 도서관 이용 규칙이 있다. 작은도서관 등 공공도서관은 대출 프로그램을 통해서만 책을 빌려갈 수 있으며 임의로 읽고 싶은 책을 가져가거나 반출할 수 없다는 것이다. 서울 금천구만 해도 작은도서관이 20여 개가 있어 동네 주민들이 책을 가까이할 수 있는 혜택과 재미를 만끽하고 있다.

그러나 여기에 불미스러운 소식도 들린다. 얼마 전 근무하는 작은도서관에서 프랭크 허버트 SF소설 <듄> 시리즈 6권 중 1권과 2권이 사라졌다. 최근 서가를 정리하다 뒤늦게 발견한 것인데, 도난을 당한 것이다.

대출한 책이 지정한 날짜에 반납 되지 않는 경우는 더러 있지만 이처럼 도서관에서 도서가 분실되는 경우는 드물다고 한다. 누군가 도서관에서 특별한 절차 없이 책을 볼 수 있는 틈을 타 가져간 것으로 보인다. 이런 일에 도서관 사서와 활동가들의 표정은 어둡기만 하다. 혹시 잃어버린 책을 찾거나 대출을 요청할 때를 생각하면 죄송하고 안타깝다고 한다. <듄>이 자리한 서가의 빈 공간은 유난히 더 크게 보였다.

CCTV로 추적하기에는 시간이 경과돼 확인이 불가능했다. 설령 CCTV 등 보안 감시 체계가 있어도 도난과 분실을 원천적으로 막기에는 한계가 있을 것이다. 대안으로 도서관은 책을 가져간 사람의 양심에 호소하는 방법을 선택했다. "대출을 원하는 사람에게 불편을 주고 있어 반납을 호소하고 따로 책임을 묻지 않겠다"는 내용의 안내문을 도서관 안팎에 붙인 것. 하지만 일주일째 깜깜무소식, 직원들은 속이 타들어가고 있다.
 작은도서관의 도서반납함
ⓒ 이혁진
옛날이야기지만 책이 귀하던 시절, 나는 책을 빌려주는 미덕을 자랑으로 여겼다. 간혹 빌려간 책이 행방불명되기도 했지만 빌려간 사람이 책을 주면서 건네는 감사 인사에서 느꼈던 뿌듯한 자부심이 새삼스럽다.

도서관에서 함께 볼 수 있는 도서를 슬쩍 가져가는 일은 없어야 한다. 여러 주민들이 책을 대출하는데 불편이 없도록 없어진 책이 빨리 회수 됐으면 좋겠다. 무엇보다 도서관 책을 소중히 다루고 아끼는 '시민의식'이 선행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 group 》 시니어그룹 : https://omn.kr/group/senior_2024
60대 이상 시민기자들의 사는이야기

Copyright © 오마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