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빈집 활용·공유 숙박 제도화"…에어비앤비, 韓 상생 본격화

[디지털데일리 채성오기자] "2026년에 에어비앤비가 무엇을 하고 싶냐는 질문을 주실 것 같은데요. 저희는 올해 한국에서 한국 사람들과 함께 살아나가는 브랜드가 되고 싶습니다. 즉 망설임 없이 지역을 살리는 일에 동참하고 싶다고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아요."
5일 서가연 에어비앤비 코리아 컨트리 매니저는 제주 서귀포시에서 '대한민국 방방곡곡: 지역에 머물게 하는 공간·콘텐츠·사람'을 주제로 진행한 비전포럼에서 이와 같이 말했다.
올해 에어비앤비 코리아는 한국 사회의 '기업 시민'으로서 지역 경제를 살리고 국내 관광 패러다임을 바꾸기 위한 세 가지 로드맵을 실현시킨다는 계획이다.
에어비앤비가 내건 올해 첫 번째 목표는 지역 특색을 담은 숙소와 체험 콘텐츠의 발굴 및 홍보다. 지난해 한국관광공사와 협업하며 가능성을 확인한 에어비앤비는 올해 이를 더욱 확대해 '방방곡곡 원정대' 프로젝트를 가동한다. 참여형 소셜 캠페인을 통해 그간 잘 알려지지 않았던 지역 여행의 매력을 알리고, 단순히 잠만 자는 곳이 아닌 지역 문화를 온전히 경험할 수 있는 거점을 늘린다는 계획이다.
두 번째 전략은 '빈집 활용'을 통한 지역 상생이다. 인구 감소로 방치된 지역의 빈집이나 노후 주택을 리모델링해 매력적인 숙소로 재탄생시킴으로써 실질적인 관광 수요를 창출하겠다는 구상이다. 서 매니저는 정부가 최근 발표한 빈집 활용 민박 제도화 정책에 발맞춰 빈집이 환경 개선을 넘어 지역 경제를 지탱하는 새로운 관광 동력이 될 수 있도록 다양한 모델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처럼 에어비앤비가 지역 재생에 집중하는 배경에는 국내 여행 시장의 극심한 '획일화' 문제가 자리 잡고 있다. 에어비앤비가 국내 지역 여행 경험자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데이터에 따르면 한국인의 여행은 특정 지역과 목적에만 치우쳐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자의 60%가 '미식'을 위해 여행을 떠난다고 답했으며 숙박 시설 역시 호텔과 리조트 이용률이 70%에 달했다.
방문지 또한 강원, 부산, 제주 등에만 집중되어 울산이나 세종 같은 지역은 방문 경험이 2% 미만에 불과했다. 특히 응답자의 92%는 숙박 예약 과정에서 시설 대비 비싼 요금과 객실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토로했다. 이런 '숙박 병목 현상'은 여행객들이 당일치기로 일정을 축소하거나 아예 여행을 포기하게 만드는 원인이 되어 지역 경제 활성화를 가로막는 요소로 지적됐다.
서 매니저는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할 열쇠로 '앵커 콘텐츠'와 '유연한 공간'을 꼽았다. 대표적인 예로 대전의 성심당을 들었다. 대전은 전 연령대에서 선호도가 낮았지만 '빵지순례'라는 확실한 콘텐츠 덕분에 20대 사이에서는 부산과 강원에 이어 상위권 목적지로 꼽혔다. 이는 강력한 로컬 콘텐츠가 있다면 이른바 '노잼 시티'라도 충분히 수요를 이끌어낼 수 있음을 증명한다.
발표를 마무리하며 서 매니저는 "공간과 콘텐츠, 그리고 그곳을 채우는 사람이라는 세 가지 핵심 요소가 어우러질 때 지역에 머물러야 할 이유가 생긴다"며 "지난해 모든 숙소의 영업신고증 의무화라는 어려운 결정을 내린 것 역시 한국 사회에서 신뢰받는 브랜드로 거듭나기 위한 노력이었다"고 강조했다.
한편 에어비앤비는 봄 시즌을 맞아 제주 숙소 예약 시 현지 체험 서비스를 최대 50% 할인하는 프로모션을 준비하는 등 '머무는 여행'의 확산을 위한 실질적인 지원책도 병행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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